'고스트 닥터' 속 고승탁, 김범
애정 가득 담긴 종영 소감
사진= 킹콩 by 스타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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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범이 반짝반짝 빛나던 '고스트 닥터' 고승찬을 돌아봤다.

24일 tvN ‘고스트 닥터’(연출 부성철/ 극본 김선수)의 배우 김범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김범은 흉부외과 레지던트 '고승탁' 역으로 분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승탁으로서 존재감을 빛내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고스트 닥터’는 신들린 의술을 가졌지만, 오만한 천재 의사 차영민(정지훈 분)과 의사로서의 사명감이라곤 하나도 없는 황금 수저 레지던트 고승탁(김범 분)이 서로의 보디를 공유하며 벌어지는 메디컬 스토리를 그린 작품. 김범과 정지훈의 극과 극 케미로 화제를 이끌며 최고 9.7%의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범이 연기한 고승탁은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의 캐릭터. 그는 이 만화 같은 캐릭터를 접한 즉시 마음이 움직였다. 부성철 감독과 김선수 작가의 응원에 힘을 얻어 ‘고스트 닥터’에 합류하게 됐다.

“처음 승탁이를 만났을 때를 생각해보면 굉장히 반짝반짝 빛난다고 생각했다. 허구적이고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된 드라마 안에서 만화 같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가볍고 밝고 반짝이는 캐릭터를 표현해보고 싶어서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사진= 킹콩 by 스타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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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고승탁과 차영민은 빙의를 오가며 색다른 연출을 선보였다. 김범은 혼자 차영민이 됐다가 고승탁이 됐다가 하기도 하고, 두 배우가 한 장면에 연기하기도 한다. 더욱이 빙의되어야 하기 때문에 정지훈의 행동이나 말투를 김범이 그대로 표현하는 게 큰 포인트다.

“빙의가 된 승탁의 고스트 버전 캐릭터까지 연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초반에 한 두 달 동안은 현장에 촬영이 없을 때도 지훈이 형을 지켜봤던 것 같다. 겉으로 표현할 수 있는 특징들. 걸음걸이나 평상시 서 있을 때 모습이나 말투, 손의 제스처들을 관찰하며 혼자 메모를 했다.”

김범의 디테일한 관찰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차영민의 영혼이 몸에 들어간 고승탁을 연기하기 위해선 정지훈과 호흡은 필수였을 것.

“소통 자체가 너무 잘 되는 선배고 형이라서 촬영하는데 수월하고 재미있었다. 1인 2역이 아니라 형과 2인 1역인 것 같다고도 느꼈다. 둘이서 만들어낸 캐릭터인 것 같아서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형한테 가서 물어보기도 하고 제 대사를 형에게 한번 읽어봐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코미디를 너무 잘하시는 배우라서 많이 배웠고 웃으면서 촬영했다.”

정지훈에 대해 김범은 “굉장히 섬세한 감정을 가지고 계신다”며 “현장에서 장난도 많이 치시고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심과 동시에 형이 울어야 하는 신이나 차교수의 아픈 부분을 연기해야 되는 신에서는 짧은 시간에 큰 집중력을 내는 걸 보고 멋진 배우라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는 모습이 너무 슬프다고 생각했다”고도 덧붙였다.
사진= 킹콩 by 스타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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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은 ‘고스트 닥터’를 통해 의학 드라마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범이 연기한 고승탁은 철이 없고 의사로서 사명감도 없는 인물. 차영민과 인연을 계기로 작품 속 가장 큰 성장을 이룬 ‘황금 수저’ 레지던트인 만큼 어려운 의학 용어를 다뤄야 했다.

“의학 드라마를 처음 해봐서 수술하는 신이나 의학용어들을 잘 표현해보고 싶어서 욕심을 낸 부분이 있었다. 수술 장면이나 이런 것들을 실제로 제가 대역 없이 하고 싶었는데, 의학 드라마를 하면서 흉내조차 내지 못하겠다는 느낌을 처음 받아봤다 .한두 달 만에 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실제 의료진분들의 힘을 빌렸다. 요즘 코로나 시국이다 보니, 제가 자유롭게 병원을 방문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서 그런 부부들이 아쉬웠다.”

전작에서 사시 2차 합격생인 로스쿨 학생 한준휘 역을 맡았던 김범. 이번엔 의학 드라마다. 연달아 전문적인 공부가 필요한 작품에 참여하면서 대사적인 부분에서 부딪혔을 어려운 과정이 그려진다.

“둘 다 너무 어려웠다. 지금 생각해도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머리가 아플 지경의 대사가 많았다. 법률용어는 한자나 한문이 많았고 고스트닥터는 영어가 많았다는 차이점이 있다. 100% 이해하지 못하고 대사를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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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은 2020년 '구미호뎐', 2021년 '로스쿨', 2022년 '고스트 닥터'까지 제대 후 매년 작품에 임하고 있다. 법정물과 의학 물, 판타지물까지 연달아 소화한 그의 도전 정신과 훌륭한 캐릭터 소화력은 작품을 흥행으로 이끌었다.

“저 스스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일까’ 라는 고민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그 외에 장르적인 특성이나 상대 배우와의 호흡, 감독, 작가 등 만드시는 분들과의 호흡 등 많은 것들을 생각한다. 그래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요소 중 하나는 제 캐릭터를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다.”

‘고스트 닥터’는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5%를 넘은 뒤 지속해서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해 왔다. 22일 방송된 최종회에서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8%를 달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시청률이 눈에 보이는 지표긴 하지만 더 와닿았던 부분이 있다. 병원 촬영지에서 지나가는 시민분들이 ‘우와 고스트 닥터다, 앞으로 어떻게 돼요?’ 등의 반응을 보여주셨다. 저는 이런 것들이 더 표면적으로 와닿았다. 오랜만에 그런 감정을 느껴봤던 것 같다. 어린 친구들이 편하게 다가와서 말을 걸고, 사인을 받는 모습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

“이번에 촬영하면서 코미디를 오랜만에 해봤다. 사람들이 편하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가벼운 매력이 있지 않았나 싶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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