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되지 않은 폭로
"A 씨는 누구?"
'마녀사냥' 피해자 속출
[TEN피플] '갑질·불륜' 오지호→제니, 'A씨'라는 이니셜 뒤에 숨은 피해자
‘이니셜 폭로’로 연예계에 억울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한 남자 배우가 성관계 요구 및 갑질을 했다는 허이재의 폭로에 마녀사냥의 피해자가 된 오지호부터 익명의 커뮤니티 발 폭로 글에 ‘상간녀’로 지목된 가비앤제이 제니까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방적인 폭로 속 무분별한 추측은 억울함을 낳고 있다.

지난 9월 허이재가 뱉은 한 마디는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유튜브 채널 '웨이랜드'에 출연해 과거 활동 당시 한 남자 배우로부터 성관계 요구와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해당 배우가 현재 유부남이며, 활발히 활동 중이라고 고백해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일부 네티즌은 ‘갑질 배우’를 밝혀내는 데 혈안이 됐다. 이들은 현재 기혼이라는 점과 입봉 감독 작품에 함께 출연했다는 허이재의 증언을 토대로 오지호를 특정했다. 이에 오지호 팬들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무분별한 억측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허이재는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는 “저로 인해서 억울하게 거론된 배우분께는 전화를 드려서 죄송하다는 사과를 전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소송 문제를 이유로 실명은 밝힐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그룹 가비앤제이의 제니는 '1988년생 3인조 걸그룹 출신'이라는 이유로 ‘상간녀’로 지목됐다. 지난 5일 한 온라인 게시판에는 ‘남편이 연예인이랑 바람나서 낙태까지 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88년생 3인조 걸그룹 출신 A 씨와 자신의 남편이 불륜을 저질렀으며, A 씨는 임신 후 낙태비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얼마 뒤 삭제됐다.

이에 누리꾼들 사이에선 88년생 3인조 걸그룹에 대한 추측이 쏟아졌다. 일부 누리꾼과 유튜버는 88년생이자 3인조 걸그룹인 가비앤제이 멤버인 제니를 상간녀로 지목했다. 제니와 함께 같은 그룹인 서린도 루머의 피해자가 됐다.

제니는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심경을 전했다. 그는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기사에 제가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 너무 황당하다”며 “사실이 아니기에 별다른 대응 없이 시간을 보냈지만, 제 이름을 거론하는 분들은 더 많이 생겨나더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처럼 피해를 주장하는 자로 인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고 있다. '익명'으로 대신하는 폭로는 해결이 어려운 상황에 놓인 피해자를 돕는 순기능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확하지 않은 정보나 악의적 소문으로 제2의 피해자가 생겨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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