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건의 까까오톡≫
정창욱, 작년 5월 벌금형
적발 이후 올린 영상만 25편
7개월간 숨긴 뒤 유튜브 활동
셰프 정창욱이 소주를 마시는 모습/ 사진=유튜브 '정창욱의 오늘의 요리' 캡처
셰프 정창욱이 소주를 마시는 모습/ 사진=유튜브 '정창욱의 오늘의 요리' 캡처
≪정태건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유명 셰프 겸 유튜버 정창욱이 두 번째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이 확인되기 전까지 그는 유튜브를 통해 '술 먹방(먹는 방송)'을 해왔던 터라 더욱 큰 충격을 안긴다. 많은 누리꾼과 구독자가 실망감을 표출했지만 정창욱은 아무런 답이 없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 신세아 판사는 지난해 6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약식 기소된 정창욱에게 벌금 1천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정창욱이 정식 재판을 청구하지 않아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됐다.

정창욱은 지난해 5월 9일 새벽 서울 중구의 한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가 적발됐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67%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넘은 상태였다.

최근에야 이러한 사실이 뒤늦게 대중에게 알려졌다. 정창욱은 2009년에도 같은 혐의로 적발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더 큰 충격을 더했다.

재일교포 4세인 정창욱은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SBS플러스 '셰프끼리', '맛있는 이야기 음담패썰', KBS2 '인간의 조건-도시농부' 등으로 시청자들을 만나왔다.

서울 중구 소재 식당 '금산제면소'를 운영 중인 그는 압구정에 2호점을 낼 만큼 소위 '잘 나가는' 셰프다. 그의 식당은 미쉐린 가이드가 '빕 구르망'으로 선정할 정도로 인기다.

정창욱은 현재 유튜브 채널 '정창욱의 오늘의 요리'도 운영하고 있다. 구독자 13만여명을 보유할 정도로 유튜브 활동도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그는 대부분의 영상에서 직접 만든 요리와 함께 술을 마시는 모습을 담았다.

하지만 정창욱은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벌금형을 확정 받은 이후에도 유튜브 활동을 이어오고 있었던 게 드러나 실망감을 안겼다. 심지어는 음주 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된지 4일 뒤 올린 영상에서도 지인들과 술 마시는 영상을 올렸다. 음주 운전 적발 이후 유튜브 채널에 게재한 영상만 25편에 달하는데 대부분 '술 먹방'이었다.

지난 11월 올린 가장 최근 영상에서도 정창욱은 돼지고기 요리를 완성한 뒤 웃음을 지으며 카메라를 향해 "건배"를 외쳤다. 해당 영상에서 그는 소주 2병을 홀로 마셨다.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 당시 정창욱/ 사진=JTBC 제공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 당시 정창욱/ 사진=JTBC 제공
그가 애주가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음주운전 이슈는 더욱 뼈 아팠다. 그의 유튜브 채널에는 "5월 9일에 걸렸는데 그 이후로도 계속 술방 찍은 게 레전드", "걸린 거는 이미 꽤 지난 거 같던데 당당하게 영상 올렸던 거네", "왜 영상 안 올라오는지 이제야 알겠다", "술을 즐기는 게 아니라 중독이었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일부 누리꾼 사이에선 "술을 그렇게 마시는데 음주운전으로 걸린 것만 두 번이지 실제로는 더 될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정창욱은 며칠째 아무런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사고를 친 유명인들이 통상 내놓는 흔한 사과문조차 없다. 이는 그에게 응원을 보내왔던 13만명의 구독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나 다름 없다.

정창욱의 음주운전 관련 보도가 나간 뒤 지난 4일, 5일 '정창욱의 오늘의 요리' 구독자 수는 1000여 명씩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눈에 띄는 수치 변화가 나타나지 않아서일까. 그의 입은 아직까지도 굳게 닫혀있다.

정창욱은 평범한 요리사가 아니다. 과거 방송 활동으로 얻은 인지도를 등에 업은 그는 유튜브 활동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가게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적어도 그가 소통해왔던 이들을 생각했다면 사과든 변명이든 자신의 입장을 내놨어야 했다.

현재까지도 많은 셰프들은 방송에 출연하며 개인은 물론 식당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애써 외면할수록 정창욱에게 더 크고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그 어둠은 주변 동료들에게도 뻗칠 수 있다. 자신의 과오에 대한 정창욱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동업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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