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닷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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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연예계를 흔들었던 '빚투' 사건에 중심에 있는 래퍼 마이크로닷이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거액의 사기 혐의로 실형을 살았고 마이크로닷은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하며 불법 녹취가 적발돼 논란에 휘말렸다.

마이크로닷은 지난 14일 자신이 베트남에 프로듀서로 일하는 중이라며 근황을 알렸다. 그는 "사건 이후 2021년 6월까지 한국에서 가족 관련 일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여 최선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베트남에 와서 IF Entertainment 대표 프로듀서의 자리를 맡으며 베트남에서 아티스트를 데뷔 시키는 목표를 삼아 지난 몇 개월을 열심히 일하며 행복을 삶의 의미를 되찾아 보내왔다"며 프로듀싱한 가수가 데뷔를 앞두고 있다고 했다.

특히 마이크로닷은 "짧은 미래에 한국에 갈 계획이며, 좋은 소식과 좋은 모습을 꼭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20여년 전인 1998년 충북 제천에서 젖소 농장을 운영하며 친인척, 이웃들에 총 4억 원을 빌린 뒤 뉴질랜드로 도주했다. 처음 사실이 알려졌을 때 마이크로닷과 그의 형 산체스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부모가 사기혐의로 피소됐던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인퍼폴에 적색 수배 공조 요청을 하는 등 이들에 대한 수사를 재개했다. 마이크로닷은 피해자들과 접촉해 합의를 시도했으나 불법 녹취를 했다는 피해자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또 마이크로닷 측이 원금 상환 의지만을 피력했지 사과도 없었다고 폭로에 논란을 야기했다.
마이크로닷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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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닷의 부모는 피해자에게 할 말이 있냐는 질문에 "IMF가 터져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해 분통을 터트렸다. 재판부는 사기, 배임 등 혐의를 받은 마이크로닷 부친에게 징역 3년, 모친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두 사람은 출소 후 뉴질랜드로 추방됐다.

마이크로닷은 부모의 실형 선고 후 "앞으로의 삶에 있어서도 음악적으로도 더 성장하고 성실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마이크로닷의 음악을 원하지 않는다. 오직 피해자들에게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는 것이 성실한 모습이다.

사기꾼 혹은 경제 사범의 자녀들을 '훔친 수저'라고들 한다. 말 그대로 남의 것을 훔쳐 안정된 삶을 누리기 때문. 마이크로닷도 훔친 수저다. 부모가 사기 친 돈으로 뉴질랜드에서 걱정 없는 삶을 살아왔다. 피해 가족들은 고통과 가난에서 살았다는 인터뷰들과 대조되는 인생.

일각에서는 부모의 죄가 자식에게 영향을 주는 건 '현대판 연좌제'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부모가 한 일'이라고 선을 긋기엔 누릴 건 다 누리지 않았나.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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