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홍철
노홍철


≪우빈의 연중일기≫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금요일, 연예인의 일기를 다시 씁니다. 상자 속에 간직했던 일기장을 꺼내 읽듯 그날을 되짚고 오늘의 이야기를 더해 최근의 기록으로 남깁니다.

구화지문(口禍之門). 입은 재앙의 문이라 말을 함부로 하면 화를 부른다는 뜻이다. 입으로 흥한자 입으로 망할 수 있다는 선조들의 경고.

쉽게 다물어지지 않는 입과 모터를 단 듯 지치지 않는 수다, 정신없이 떠들어 혼을 빼놓는 입담은 그를 단숨에 인기 예능인의 자리에 올려놨다.

남들과 다른 그의 화법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치솟는 인기 만큼이나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남을 깎아내리는 특유의 화법은 늘 아슬아슬했다. 그는 센스나 재치로 승부를 보기보다는 상대방을 힐난하며 인기를 구축했다.

편집이 가능한 방송에선 '돌+I'로 포장돼 개릭터로 소비됐다. 막말이 '돌+I'로 소비되니 스스로 센스 있는 방송인이라 여긴 모양이다. 그는 17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변함없이 경솔하다.

"연예인들 이혼 사례가 나오는데, 비는 이혼하지 않을 것 같다. 만약 이혼한다면 그쪽(김태희)이 문제가 있는 거다. 여행하면서 비를 겪어 보니 정말 최고다. 비가 정말 깨끗해서 잘 맞았다. 놀라운 자기 관리력을 가진 친구다. 상대방이 부담 안 갖게 하는 모습이 단연코 최고였다"
'먹보와 털보' 비, 노홍철./사진제공=넷플릭스
'먹보와 털보' 비, 노홍철./사진제공=넷플릭스
지난 8일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시리즈 '먹보와 털보' 제작발표회에서 노홍철이 한 말이다. 비를 치켜세우기 위한 의도였다면 '비는 깔끔하다'고 칭찬만 하면 됐다. 노홍철은 왜 관계도 없는 김태희에게 왜 무례하게 굴었을까. 활동 17년 차, 43세 노홍철은 아직도 사리분별을 못하는 것일까. 아님 고도의 노림수였을까.

노홍철이 무례한 진행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노홍철은 2016년 '런드리데이' 진행 당시 박하선이 게스트로 나온 회차에서 "매니저가 박하선 씨를 좋아한다. 왜 좋아하냐고 물어봤더니 평범함이 좋다고 했다. 저 여자는 내가 대시를 해도 받아줄 것 같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보니까 너무 미인이네. 너무 미인이야"라고 분위기를 수습하려 했다.

박하선은 의연하게 대응했다. 박하선은 "제가 꿈꾸는 배우상은 그런 거였긴 했다. 그냥 이웃집에 있는 누나 동생 같고 어느 때 보면 그냥 한번씩은 예뻐 보이는 배우가 꿈이었는데 막상 들으니까 별로 좋지는 않네요"라고 정리했다.
노홍철, 17년간 못고친 경망한 언행과 구설[TEN스타필드]
같은 프로그램에서 노홍철이 직접 밝힌 에피소드 역시 그의 경솔함을 대표한다. 노홍철은 "공효진, 손예진 씨와 테이블 합석했다. 손예진 씨가 '전에 봤는데 왜 아는 척 안해주셨어요'라고 물어왔다. 공효진은 세보이고 손예진은 만만해보여서 '손예진 씨는 옷을 더럽게 못 입네요. 이거 본인 옷이에요?'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홍철은 "공효진 씨가 '할 말이 없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라고 했다"며 자랑스러운 에피소드 중 하나로 언급해 논란을 자처했다.

노홍철이 유명해지기 전에 했던 발언들은 더욱 가관이다. 그는 언론사와 한 인터뷰에서 언급한 '빨간 마후라'(불법촬영 음란물) 유통 사건과 한 매거진에 기고한 ''범'하기 위한 칵테일'로 인해 구설에 휘말린 바있다.
노홍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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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범'하고 싶었던 고등학생 때,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술, 수면제, 돼지발정제 세 가지 방법이 있었다. (중략) 그녀를 불러낸 뒤 술을 먹였다. 살며시 내 어깨에 기대오길 바랐는데 한순간에 토하기 시작했다. 결국 아무 소득도 없이 그녀를 집에 데려다줄수밖에."(2004년 노홍철의 기고글 中 )

돼지발정제 언급이 논란이 되자 당시 노홍철의 소속사 DY엔터는 "화끈한 술자리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해서 농담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노홍철이 쓴 글도 아니고, 이야기를 들은 기자가 재미있게 각색해서 쓴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노홍철은 당시 수줍어서 관련 글에 나온 여성과 술만 함께 마셨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무한도전'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덕에 선을 넘나들어도 살아남았던 노홍철. 김태호 PD라는 울타리를 지키기 위해선 성숙해야 되지 않을까.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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