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디찬 맹골수도의 바다 속에서 조용히 한 척의 배를 건져 올리는 이들. 촛불로 주변을 밝히며, 담담함의 무표정하지만 그래서 더욱 절박한 아픔으로 가슴 먹먹하게 한다. 날카로운 풍자와 함께 세상을 향한 따스한 시선을 화폭에 담아온 시사만화가이자 사진작가인 손문상 화백이 2014년 선보인 작품 ‘희망-촛불’이다. 해당 작품은 그해 전국시사만화협회 ‘올해의 시사만화상’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NFT 오픈마켓 플레이스 ‘NFT 매니아’가 손문상 화백의 시사만화를 11월 5일부터 6일까지 ‘NFT BUSAN 2021’에서 NFT(대체불가토큰)로 ‘세상 하나뿐인 디지털 콘텐츠’를 선보인다.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한 토큰)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콘텐츠에 복제가 불가능한 고유의 인식값을 부여해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세상 하나뿐인 콘텐츠 자산’이다.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손문상 화백은 <한국일보>, <동아일보>, <부산일보>, <프레시안> 그리고 <녹색평론> 등을 통해 많은 독자를 확보하며 이름을 알려온 국내 대표적인 시사만화가이다. 정밀한 필치로 사실적이면서도 해학과 풍자 가득한 이야기를 만평 등에 담아냈다.

이 가운데 그의 작품세계를 고스란히 담아낸 명작이 NFT로 다시 세상에 나온다. ‘희망-촛불’은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 인근 맹골수도의 바다 속으로 속절없이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와 그 속에 탑승한 희생자들의 아픔을 드러낸다. 제주 수학여행길에 올랐던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희생자들의 유족들이 담담한 표정으로 오로지 촛불 하나에 기대 새로운 희망을 길어 올리듯 세월호를 건져 내는 모습을 그렸다.

전국시사만화협회 ‘올해의 시사만화상’ 심사위원단은 “담담한 톤으로 회화적 느낌을 자아내는 작품”이라면서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 이들의 안타까움과 슬픔, 무기력, 분노, 희망 등의 복잡다단한 심경을 먹먹하게 담아냈다”고 평하며 만장일치로 대상 수상작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2009넌 가수 정태춘·박은옥의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40여 명의 미술작가들이 참여한 트리뷰트(헌정) 미술전 ‘다시, 건너간다’에서 소개한 ‘한여름밤’도 의미가 깊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은 번개 속에 빗방울이 쏟아지는 여름밤, 어느 도시의 풍경을 담아냈다.

교회 첨탑 위 십자가가 유난히 빛을 발하지만, 도시의 건물들은 마치 허물어질 듯 빗줄기 속에 위태롭게 서 있다. 힘겨운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수많은 서민들은 잠시의 위안을 찾아 각기 집으로 스며들어갔지만,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이들의 일상은 아슬아슬하기만 보여 서글픈 듯 분위기를 자아낸다.

해당 작품 외에도 손문상 화백은 <부산일보>에 연재했던 ‘그림 만인보’와 2008년 KBS 2TV ‘시사투나잇’에서 선보인 영상 만평 등 감각적이면서도 새로운 시도와 창작 활동으로 호평 받아왔다.

김순신 텐아시아 기자 soonsin2@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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