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연중일기≫
김선호, 본질 잃은 사생활 논란
반감만 커지는 일부 극성 팬덤의 인성 영업
김선호 복귀 가능성 낮은 듯
김선호, 본질 잃은 사생활 논란
반감만 커지는 일부 극성 팬덤의 인성 영업
김선호 복귀 가능성 낮은 듯

≪우빈의 연중일기≫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금요일, 연예인의 일기를 다시 씁니다. 상자 속에 간직했던 일기장을 꺼내 읽듯 그날을 되짚고 오늘의 이야기를 더해 최근의 기록으로 남깁니다.
김선호가 대세긴 대세였던 모양이다. 월드스타도 하기 힘든 기사 도배를 2주 가까이 하고 있으니.
김선호는 전 여자친구에게 낙태를 종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본인이 인정하고 피해자가 사과를 받았으니 끝났을 일. 하지만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불똥은 그의 지인이라고 나서는 사람들이 나오며 이상한 방향으로 튀였다.
드라마 갯마을차차차의 스태프의 증언이 나오고 대학 동기가 등장했다. 그에 대한 비난이 나오면 어김없이 반박이 이어졌다. 여자친구의 행실에 대한 폭로와 미역국이 등장했고, 김선호를 옹호하는 쪽은 하나같이 그의 인성을 들먹이며 미담을 꺼냈다.
수많은 노이즈 속에 양측이 공유한 전제는 하나다. 그가 전 여자친구에게 낙태를 종용했다는 것. 설사 인성이 좋았단 주장이 사실일 지라도 그의 행동에 면죄부를 주기에 개연성이 떨어진다.
"저는 그의 전 여자친구입니다. 그냥 그의 인성만 쓰레기라면, 시간 아깝게 이런 폭로도 하지 않을 거예요. 소중한 아기를 지우게 하고, 혼인을 빙자해 작품 할 때 예민하다는 이유로, 스타가 되었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했던 그의 행동들로 정신적, 신체적인 트라우마가 심한 상태입니다." (2021년 10월 17일 김선호 전 여자친구 폭로글 中)
"저는 그분과 좋은 감정으로 만났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의 불찰과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그분에게 상처를 주었습니다. 그분과 직접 만나서 사과를 먼저 하고 싶었으나 지금은 제대로 된 사과를 전하지 못하고 그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우선 이 글을 통해서라도 그분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습니다." (2021년 10월 20일 김선호 입장)
전 여자친구 최 씨의 폭로, 김선호의 인정과 사과. 이것만으로 김선호의 사생활 논란은 끝났어야 했다. 출연 중인 예능 '1박 2일'에서 하차했고 그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던 브랜드는 김선호를 지웠다.
"형은 처음에는 '잘된 일'이라고 축하해 줬습니다. 그런데 사실 겁이 났던 것 같아요.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서로 안타깝지만 보내주자고 합의했습니다. 수술 당일 (최 씨는 중절 수술에 대한 말을 바꿨고 두 사람의 대화는 길어졌다) 두 사람 모두 눈이 퉁퉁 부어서 내려왔어요. 이런 결정이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제가 누나와 병원에 간 동안, 형은 미역국 재료를 사러 다녔어요. 요리 자체를 못 하는 사람인데..." (2021년 10월 26일 디스패치와 인터뷰한 김선호 지인 B씨)

이혼녀와 사랑에 빠진 순정남? 임신과 낙태를 시켰지만 미역국을 끓여준 사랑꾼? 어떤 타이틀을 원했는지는 모르겠다. 김선호의 팬덤은 미역국을 끓여줬다는 걸 강조하며 여론을 뒤집고 싶어했지만 대중의 반감만 샀다. 김선호는 여자친구에게 낙태를 요구했고,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이란 이유로 병원도 같이 가지 않은 무책임한 전 남자친구라는 것이 더 확실해졌다.
미역국은 인성 세일즈의 시작에 불과했다. 확인되지 않은 지인, 드라마 스태프, 대학 동기 등 익명의 알파벳 뒤에 숨은 지인들이 등장해 김선호 사수에 나섰다. 그가 바른 청년이며 착실하게 살았다는 증언이 등장했다.
미담으로 포장된 그들의 이야기는 사실 조금 옹색했다. '취객과의 싸움을 말렸다', '교수에게 혼난 동기를 불러 위로해줬다'나 입짧은햇님이 지난해 방송에서 말한 '대기실에 와서 인사를 먼저 했다' 같은 미담으로 포장한 기본적인 대인 관계에 대한 이야기였다.

대중이 '김선호 OUT'을 외치는 이유는 그의 인성 탓이 아니다. 전 여자친구에게 낙태를 강요했기 때문. 죽을 죄는 아니어도 K-정서에 맞지 않은 그의 사생활은 너그럽게 넘어가기 어려운 파렴치한 일이었다. 파렴치한으로 찍힌 김선호에게 미역국, 남에겐 친절했던 사람으로 영업한 결과는 '김불호' '김미역' '갯차반' 같은 별명만 생기게 했다.

김선호를 모델로 썼던 마스크 업체는 삭제했던 김선호의 광고를 부활시켰다. 광고의 부활이 김선호의 재기를 뜻하지 않는다. 김선호 광고를 찍었던 대기업들이 여전히 그를 외면하는 이유다. 김선호의 재기 가능성은 '김불호' '김미역' '갯차반' 같은 별명을 뗄 수 있을 때 가능해지지 않을까.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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