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문턱 낮추기 위해 17년만에 대중가요 도전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인 김정민 명창이 트롯 앨범 ‘한많은 비빔밥’을 발매하고 대중음악 가수로의 파격적인 변신을 꾀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국악에 입문한 김정민은 송홍록-송만갑-김정문-박록주-박송희의 소리계보를 잇고 있는 동편제 여류 명창이자 故 박송희 명창의 제자다.

국악계에 남긴 김정민의 족적은 가볍지 않다. 최고의 판소리 대회인 ‘송만갑 판소리 고수대회’에서 명창부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2019년에는 세계적 명성의 오페라하우스 이태리 바를라시나 벨로니(Antonio Belloni)극장 초청으로 이태리-韓수교 13주년 기념 ‘흥보가’ 3시간 완창 최초 단독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뉴욕카네기홀과 호주 오페라하우스에서도 공연을 하며 ‘오페라식 1인 전통 판소리’의 독보적 존재로 평가받고 있다.

국악을 대중에 알리기 위한 시도도 꾸준했다. 대학 때 체코슬로바키아 세계연극제에서 모노드라마 대상을 수상했으며 1994년에는 이일목 감독의 영화 ‘휘모리’로 제32회 대종상영화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현재도 MBC, KBS, EBS 등의 매체와 대기업, 국회 등에서 우리소리에 대한 강연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17년 만에 대중가요에 도전하는 김정민의 앨범에는 각기 다른 색깔의 2곡이 담겨 있다. 첫 번째 곡 ‘한 많은 비빔밥’은 듣는 것만으로 스트레스가 풀리는 ‘흥’의 정서가 돋보이는 댄스트롯이다. ‘섞어 섞어 섞어 비벼 비벼 비벼 먹어 먹어 먹어 날려 날려 날려’의 단순하면서 반복적인 가사가 중독성 있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피처링에 힘을 보탠 국악 명인 김덕수의 꽹과리와 추임새가 흥을 고조시켜 국악과 대중가요 콜라보의 묘미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발라드 트롯곡 ‘하늘이 땅되어’는 ‘한’의 정서로 승부수를 건다.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연꽃’에 담아 강물에 띄우는 인도의 풍습을 여인의 애틋한 사랑으로 풀어냈다. 힘을 뺀 김정민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보컬을 리얼 스트링사운드가 풍부하게 감싸며 인도의 전통악기 ‘시타 (sitar)’ 사운드가 이국적인 느낌을 고취시킨다.

김정민의 앨범에는 드럼 신석철, 베이스 신현권, 코러스 김현아, 기타 이성렬, 스트링 융스트링 등 최고의 세션맨들이 참여했다.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킨 국내 최고의 작곡가팀 ‘알고보니 혼수상태’가 프로듀싱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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