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돈 1000만원 빌리고 "안 빌렸다"
'계정값' 이라더니…'다른이에게 판매 완료'
변호사 선임하자 변제…'300만원은 빼고'
사진=아프리카 TV, 유튜브 캡처
사진=아프리카 TV, 유튜브 캡처


≪서예진의 BJ통신≫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BJ, 유튜버, SNS스타 등 인플루언서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최근 방송과 유튜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연예인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전반적인 온라인 스타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아프리카TV BJ 엔틱보스가 시청자와 법적 다툼을 시작했다. 빌려간 돈 300만원을 갚지 않는다는 시청자의 주장에 엔틱보스는 돈을 빌린 적이 없다며 맞불을 놓은 모양새다.

19일 텐아시아 취재 결과, 아프리카 TV BJ이자 유튜버 엔틱보스가 사기죄로 고소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 그는 자신의 팬인 A 씨에게 1000만 원의 돈을 빌린 뒤 여러 변명으로 변제를 차일피일 미뤄왔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조금씩 돈을 보내긴 했지만 1000만 원을 갚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다.

엔틱보스는 2017년 아프리카 TV 방송 신인상을 받은 유명 BJ다. 게임 스트리밍 방송이 주 콘텐츠다.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는 고액의 과금을 하는 '큰손'으로 유명하다. 그는 현재 2만 명이 넘는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다.

엔틱보스와 A 씨의 관계는 BJ와 시청자. A 씨는 엔틱보스와 우연히 친분을 맺게 됐고, 따로 연락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친한 사이일수록 돈거래는 멀리하라고 했던가. 엔틱보스는 친분을 근거로 해 A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1월 20일. A 씨는 엔틱보스에게 돈을 빌려줬다. A 씨 측에 따르면 엔틱보스는 자신이 고급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며, 상가 건물 2채를 보유하고 있다거나, BJ 관련 사업으로 월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의 수익을 올린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돈을 빌려주기까지 A 씨는 엔틱보스를 한 번도 실제로 만난 적이 없으며, 그의 재산을 확인한 바도 없다.

유명인인 엔틱보스를 철석같이 믿었던 A 씨는 별도의 약정이자와 변제기를 정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A 씨는 지금까지도 빌려준 돈의 일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엔틱보스가 1년여 동안 갚은 돈은 250만 원. 이마저도 '빚쟁이'같이 독촉해서야 100만 원씩, 50만 원씩 겨우 받아낸 돈이다. 최근 A 씨가 변호사를 선임하자 450만원을 추가로 갚았다. 남은 채무액은 300만원.

A 씨 측은 결국 법적 대응에 나섰다. 나머지 300만 원을 변제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 더군다나 좋은 마음으로 돈을 빌려줬음에도 갖은 핑계로 변제를 피하는 엔틱보스를 향한 '괘씸죄'를 묻고 싶었던 것.

A 씨의 법적 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온의 신홍명 변호사는 "최근 들어 유튜브 등 인터넷방송이 활성화되면서, 이와 관련된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인플루언서들이 명예훼손, 지식재산권 침해 등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역으로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피해자가 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A 씨는 지난 10일 엔틱보스를 상대로 민사 소장을 접수했다. 이후 지난 15일 형사상 사기죄로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 신 변호사는 해당 사례에 대해 "유명 방송인이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고, 기일 내에 변제를 하지 않은 경우 사기죄 성립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틱보스는 돈을 빌린적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엔틱보스는 텐아시아에 "1000만원을 빌린 적이 없다"며 "당시 3-4000만원 상당의 제 게임 계정을 사기 위해 A 씨가 보증금 명목으로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잔금을 치르기 전에 함께 계정을 운영하기 위해 상대 동의를 얻은 뒤 1000만 원을 해당 계정에 모두 과금했다"며 "한달 뒤 A 씨가 마음을 바꿔서 계정을 사지 않겠다고 1000만 원을 돌려달라고 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A가 갑자기 말을 바꾼 것이기에 돈을 돌려주지 않으려고 했지만, 사정이 좋지 않다고 해 할 수 없이 돌려준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A 씨와 엔틱보스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사진=A 씨와 엔틱보스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하지만 텐아시아가 입수한 A 씨와 엔틱보스가 나눈 메시지 내용을 살펴보면, 엔틱보스는 A 씨에게 판매하기로 했다고 주장한 계정을 돈을 빌린 시점에서 보름 후 타인에게 1800만 원을 받고 팔았다.

A 씨는 "엔틱보스의 말은 거짓"이라며 "1000만 원을 빌려준 것이 사실이고, 계정을 함께 운영하자는 제안을 하긴 했지만, 분명히 거절했다"며 "정 힘들면 500만 원씩 나눠 갚으라고 배려했지만 여러 핑계로 미뤘다"고 전했다. 이어 "못 받은 300만 원 때문이 아닌, 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언젠가 될지는 모르나 조만간 나머지를 변제한다고 연락이 왔으니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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