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진·큐브 학폭 논란 침묵 2달째
돌연 '학폭드라마' 제작
'철면피와 기만의 물타기'
그룹 여자아이들 수진(위)와 큐브 엔터/ 사진=텐아시아DB, 큐브
그룹 여자아이들 수진(위)와 큐브 엔터/ 사진=텐아시아DB, 큐브


≪정태건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일요일 화제가 되는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철면피와 기만의 끝'…수진 의혹 침묵하더니 돌연 학폭 드라마 만든다고?

걸그룹 (여자)아이들 수진의 학교폭력(학폭) 가해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소속사가 학폭 관련 드라마를 제작한다. 배우 서신애의 폭로 이후 침묵을 지킨지 두 달 만에 이같은 소식을 알려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카카오페이지 인기 웹툰 '러브 앤 위시'를 드라마로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러브 앤 위시'는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는 여자주인공과 학교 폭력에 연루돼 고뇌하는 남자주인공을 통해 사춘기 고등학생들의 풋풋한 사랑과 우정, 성장통을 그린다.

문제는 큐브가 학폭 문제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수진의 학폭 의혹에 답을 내놓지 않은채 돌연 학폭 드라마 제작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자체적으로 파악한 사실을 드라마에 녹이겠다는 것인가. 두 달이면 사람들이 모든 걸 까먹는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앞서 수진은 지난 2월 학창시절 학교 폭력 가해자였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폭로자는 "수진이 화장실에서 내 동생의 뺨을 때리고, 동생 친구들을 불러다가 서로 뺨을 때리게 했다"며 "단체 문자로 '000 왕따'라는 내용을 보내 왕따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수진의 '학폭' 증언이 쏟아졌고, 피해자 중 한 명이 배우 서신애로 지목돼 논란은 더욱 커졌다.
그룹 여자아이들 / 사진=텐아시아DB
그룹 여자아이들 / 사진=텐아시아DB
이에 소속사 큐브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수진도 직접 팬카페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학창 시절 눈에 띄는 아이였고 늘 나쁜 소문이 따라다녔다. 학생의 본분에 맞지 않는 옷차림을 하고 호기심에 담배를 몇 번 핀 적은 있다"면서도 "단 한 번도 그 친구에게 폭행을 가한 적이 없고, 오토바이를 탄 적도 없으며, 왕따를 주도하는 단체 문자를 보낸 적도 없다. 교복을 뺏은 적도 물건을 훔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수진은 모든 활동을 중단했고, (여자)아이들은 5인 체제로 활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여자)아이들의 팬덤은 수진의 탈퇴를 요구하는 등 거센 반발이 일었다. 수진의 꺼낸 반박 카드는 법적 대응. 그는 한 달 만에 폭로자를 고소했다. 이어 "나는 떳떳하기에 이 부분에 대해 서신애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주길 강력히 요청한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이같은 결기는 퇴로가 막히는 악수로 이어졌다. 굳게 닫혀 있던 서신애의 입이 열린 것. 그는 "나를 거론한 그분은 2년 동안 등굣길, 쉬는 시간 복도, 급식실, 매일 같이 어디에서나 무리와 함께 불쾌한 욕설과 낄낄거리는 웃음, 꾸준한 근거 없는 비난과 인신공격을 했다. 나에게는 마음속 깊이 상처가 된 말들로 지금까지 남아있다"고 털어놨다.

서신애는 "본인은 기억이 나지 않고 나와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 하는데 맞다. 일방적인 모욕이었을 뿐"이라며 "그분의 선택적 기억이 내가 얘기하는 모든 일을 덮을 수 있는 진실한 것들인지 묻고 싶다"고도 했다.

퇴로가 막히자 수진과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침묵에 빠졌다. "떳떳하다"며 "입장을 밝혀달라"던 그들은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못한채 숨었다. (여자)아이들이 지난달 발매한 'Last Dance' 음원과 관련 화보, 메이킹 등에는 수진이 빠진 5인 체제로 이뤄졌다.
아이들 수진(왼쪽)과 서신애/ 사진=텐아시아DB
아이들 수진(왼쪽)과 서신애/ 사진=텐아시아DB
두 달이면 '학폭' 이슈가 묻히기에 충분하다고 느낀 것일까. '수진 지키기'에 나선 큐브엔터테인먼트는 '학폭 드라마' 제작 사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수진의 의혹에 대해선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소속사의 아티스트 보호 의무가 무조건적인 방패가 될 수는 없다. 만일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고 잘못을 바로 잡고 있다면,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상황을 설명해줘야 한다.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약속은 사과의 기본이다.

드라마 제작과 의혹 해소 중 무엇이 우선인지 경중을 가릴 줄 아는 혜안이 필요하다. 승승장구하던 아이들의 인기는 학폭 논란 이후 눈 녹듯 사라지고 있다. 수진을 지키기 위한 소속사의 침묵을 판들과 다른 멤버들도 동의할 지는 미지수다.

얼마 전 키이스트는 드라마 '달이 뜨는 강' 제작사와 본격적인 소송이 시작되자 배우 지수와 갈라섰다. 큐브의 행동에 과거 한 교육부 공무원이 말했던 '민중은 개 돼지'라는 말이 떠오르는 건 우연이 아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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