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진, 재재 발언 사과에도 후폭풍
KBS '연예가중계' 하차 청원 쏟아져
"김태진 보호해달라" 반대 청원도
남녀 갈등의 장으로 변질된 권익센터
방송인 김태진(왼쪽)과 재재/ 사진=텐아시아DB
방송인 김태진(왼쪽)과 재재/ 사진=텐아시아DB


방송인 김태진이 SBS 웹예능 '문명특급' MC 재재를 향한 날선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그의 KBS '연예가중계' 하차를 두고 때아닌 젠더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김태진은 지난 18일 팟캐스트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재재와 '연예가중계' 제작진을 겨냥한 발언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는 "'연예가중계'를 누가 보냐"며 "나도 '문명특급'같이 나한테 1시간짜리를 통으로 주면 진짜로 잘 할 수 있다. 그런데 나에게 '재재만큼만 인터뷰하라'는 댓글이 달린다. 나는 인터뷰를 준비할 때 관련된 자료 10페이지를 다 보고 외워 가는 사람이다. 그런데 방송에서 이상한 것만 편집돼서 나가니까 내가 병X 같이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분(재재)에 대한 악감정은 없는데 사람들이 자꾸 걔한테 배우라고 한다"며 "걔보다 한참 선배"라고 말했다. 그는 재재를 언급하는 동안 "웃자고 한 이야기다", "재재를 존중하고 존경한다", "그분의 트렌디함을 배우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러한 김태진의 발언에 많은 누리꾼은 "경솔했다"며 비판을 보냈다. 일부 누리꾼들은 "전형적인 꼰대 같다"며 "자신보다 경력 짧은 사람이 더 잘 나가니 배가 아픈 것 같다"고 꾸짖었다.
'매불쇼' 김태진/ 사진=유튜브 캡처
'매불쇼' 김태진/ 사진=유튜브 캡처
논란이 커지자 김태진은 19일 소속사 에이치제이필름을 통해 사과했다. 그는 "변명의 여지없이 어떤 이유에서라도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하고 경솔한 행동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소속사도 "다시 한번 재재와 KBS와 관련된 모든 분들께 그리고 팬분들께 신중치 못한 말로 마음을 상하게 해서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KBS 시청자권익센터, '연예가중계' 시청자 게시판 등에는 김태진 하차를 요청하는 청원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KBS 제작진이 자길 X신으로 만들었다는 김태진 하차 요구한다", "김태진의 '연중라이브'와 '라디오쇼' 하차를 원한다" 등의 글을 올렸다. 그 중 가장 많은 동의수를 얻은 청원은 2만 7천여명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자 일부 누리꾼들은 '여성들의 단체행동으로부터 KBS는 김태진 리포터를 지켜주세요', '김태진 님을 보호해주세요', '김태진 리포터를 하차시키지 말아주세요' 등의 청원문을 게재했다. 이들은 "툭하면 젠더갈등으로 이슈화해서 사이버폭력을 일삼는 여성들의 요구를 들어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후 '일부 남성들의 단체행동에 굴복하지 마세요'라는 청원문도 올라오면서 젠더 갈등이 일어났다.

김태진에 대한 누리꾼들의 분노가 큰 상황에서 그의 처분에 대한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 하지만 남녀로 나뉘어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는 현 사태는 안타깝다. 지나치게 과열된 양측의 반응은 김태진과 재재 모두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다. 둘 중 한 명을 응원하는 마음이라면 김태진에게는 반성할 시간을, 재재에게는 상처를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이 합리적이다.

더군다나 김태진의 하차를 결정하는 건 오롯이 '연예가중계' 제작진의 몫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갈 수 있듯 더 이상의 청원은 오히려 제작진의 판단을 흐리게 할 가능성이 크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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