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면 하루 3500만원 꼴 돈벌어
프로그램 비난 피하기 구조 만들기 급급
육지담 비난 DM 쇄도
BJ파이는 악플러 고소 나서
사진=유튜브 채널 '진용진' '머니게임'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진용진' '머니게임' 영상 캡처.
서예진의 BJ통신≫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BJ, 유튜버, SNS스타 인플루언서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최근 방송과 유튜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연예인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전반적인 온라인 스타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머니게임'은 유튜버 진용진이 주최한 웹 예능 형식의 영상 콘텐츠다. 배진수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한다. 게임의 규칙은 8명의 참가자가 14일간 밀폐된 공간에서 생활하며 극한의 상황을 버티면 총상금 4억 8000여 만원을 나눠가질 수 있다. 게임이 시작되면 기본 복장과 룰북을 제외한 어떠한 것도 제공되지 않는다. 참가자들은 음식과 생필품을 직접 사야 한다. 단, 물건 구입 시 100배의 물가가 적용된다. 이때 발생한 비용은 총상금에서 제외된다.

카지노에는 시계, 거울, 창문이 없다. 탐욕에 찌들어 초췌하게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머니게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카지노에서는 식사와 주류, 잠자리 등 인간의 기본적 욕구는 충분히 충족된다. 이처럼 '머니게임'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의 생존기를 그렸다.
사진=유튜브 채널 '진용진' '머니게임'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진용진' '머니게임' 영상 캡처.
참가자들이 지내는 '세트장'은 각자의 방이 있고, 주문 물품을 전달받는 작은 구멍이 있다. 이는 수용소에서 배식을 받을 때 이용하는 그것과 비슷한 모양새다. 통행 가능한 시간도 정해져 있다. 이를 어길 시 잔여 상금의 10%가 차감된다는 설정. 또 배수 기능은 있지만 수도가 나오지 않는 샤워 시설이 갖춰져 있다.

'버티면 하루 3500만 원, 당신은 버틸 수 있습니까?' '머니게임' 첫 화의 제목이다. 과거 "100일만 버티면 슈퍼스타로 만들어 주겠다"며 한 개그맨을 유리로 만든 집에 살게 했던 관찰 예능이 떠오른다. 예나 지금이나 자극적인 소재가 끌리는 것은 변함이 없다. 이후 한 인터뷰에서 그 개그맨은 "당시 우울증까지 겪었다"고 말했다. 결국, 이 프로그램은 인권유린 논란이 일자 폐지됐다.

'머니게임'은 참가자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다. 언제든지 게임을 포기할 수 있고, 감기에 걸리거나 열이 나는 등 위급 상황에는 강제 퇴소된다. 웹 예능임에도 완성도 높은 짜임과 진행, 흥미로운 주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한 번 실패했던 관찰 예능에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들을 제외한 최신버전인 셈.

진용진은 프로그램 자체에 문제가 될 만한 사항에는 철저한 안전장치를 걸어놨다. 그러나 시청자들에게 비난을 받을만한 상황이 오면 그 책임은 오롯이 참가자들의 몫이 된다. 흥미로운 상황을 던져만 놓고 욕 먹는 건 출연자가 감내해야 할 부분인 것.

'머니게임'은 관찰 예능을 표방한다. 그러다 보니 전문적인 연기자가 아닌 참가자들의 평소 생활 습관이나 태도가 그대로 드러난다. 또한 생필품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100배의 물가로 구매를 해야 하는 룰 탓에 상대적으로 지출이 많은 사람이 비난을 받기도 한다.
가수 육지담./사진=유튜브 채널 '진용진' '머니게임' 영상 캡처.
가수 육지담./사진=유튜브 채널 '진용진' '머니게임' 영상 캡처.
'머니게임' 2화에서는 육지담이 추운 실내의 냉기를 견디기 위해 전기 난방 기구 위에 이불을 덮어 사용한다. 이 장면에는 '영상에 나오는 난방 기구의 사용법은 화재의 위험이 있을 수 있음으로 절대 따라 하지 마십시오'라는 자막이 나온다.

하지만 자막이 나온 이후에도 육지담은 계속해서 이와 같은 방법으로 난방 기구를 사용한다. 즉, 영상에 띄워진 자막은 오직 프로그램 자체의 안전 장치로만 사용되는 셈이다. 참가자의 실수에도 편집자는 자신들의 잘못이 아님을 설명하기에만 급급하다.

3회 영상에서는 육지담이 이야기 중간에 참가자들의 말을 자르고 무시하는 행동이 노출됐다. 논란이 일자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심경글을 올렸다.

그는 "3회에서 출연진들 말을 계속 자른 것도 그게 무의식중에 나와버린 것 같다"며 "저도 모니터 하면서 다른 분들한테 하는 행동이나 말이 잘못됐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육지담은 "방영 중에 이런 변명 같은 글 정말 안 올리려고 다짐했는데, 며칠 제 자신이 너무 무너지고 위태롭다는 걸 깨달았고 머니게임이 끝나기도 전에 더 피해를 줄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올린다"며 "부탁드린다. 저한테 DM으로 죽어버리라는 말은 제발 그만해달라"고 호소했다.
육지담이 올린 심경글./사진=육지담 인스타그램.
육지담이 올린 심경글./사진=육지담 인스타그램.
BJ파이./사진=유튜브 채널 '진용진' '머니게임' 영상 캡처.
BJ파이./사진=유튜브 채널 '진용진' '머니게임' 영상 캡처.
함께 출연한 BJ파이는 악플러 고소에 나섰다. '머니게임'에서 파이는 술에 취한 나머지 유튜버 공혁준에게 들은 비밀 정보를 래퍼 가오가이와 육지담에게 전했다. 또한 45만 원짜리 화투를 충동 구입하거나, 동료들에게 거친 언행을 쓰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도를 넘는 악플을 퍼부었고, 수위가 높아지자 법적 대응을 나선 것으로 보인다.

'머니게임'의 자극적 소재는 시청자들의 관음증적 욕구를 자극한다. 인기 유튜버가 제작하고 인플루언서들이 대거 참여하기 떄문에 더 많은 관심이 모였다. 하지만 출연자들이 원색적인 비난과 인신공격으로 인해 고통 받는다면 이 부분은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육지담의 모든 행동이 옳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은 그가 가지고 있는 개인의 인성, 평소 행실일 뿐. 웃고 즐기자고 보는 예능인데 "죽어버려라"는 말까지 나올 이유는 없다.

머니게임의 조회수는 에피소드에 따라 300만회에서 400만회 넘고 있다. 에피소드의 길이와 조회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천만원의 돈을 제작자인 진용진이 벌고 있는 셈이다. 진용진은 '그것을 알려드림'이라는 의문 해소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은 유튜버다. 이 게임이 하루 3500만원을 건 참가자들의 게임인지, 아니면 진용진이 돈을 벌기 위한 게임인지 '그것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혼자만의 생각일까.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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