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수상 축하한 조영남 '뭇매'
'언니네 이발관' 이석원, 공개 비판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는 눈치 있어야"
배우 윤여정(왼쪽), 가수 조영남/ 사진=텐아시아DB
배우 윤여정(왼쪽), 가수 조영남/ 사진=텐아시아DB
배우 윤여정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을 축하한 가수 조영남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윤여정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한국 배우 최초의 오스카 수상이자, 아시아 배우로서는 두 번째 수상자가 됐다.

연예계를 비롯한 각계각층에서 축하 목소리가 쏟아졌고, 일부 매체는 윤여정의 전 남편인 조영남의 인터뷰를 실어날랐다.

조영남은 "내 일처럼 기쁜 소식이고 축하할 일"이라며 "바람 피우는 남자들에 대한 최고의 멋진 한 방, 복수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바람 피운 당사자인 나는 앞으로 더 조심(자중)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선 싸늘한 반응이 나왔다. 조영남의 발언이 윤여정을 축하하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취지에서다.

그룹 언니네 이발관 보컬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이석원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공개적으로 조영남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드디어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며 "윤여정 선생님이 한국 배우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타셨는데 기자들이 무려 34년전 이혼한 전 남편에게 소감을 물었다"고 적었다.

이어 "묻는 기자들도 이해가 안 가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냉큼 말을 얹는 사람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며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낄 때 끼고 빠질 땐 빠지는 최소한의 눈치라도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언니네 이발관 보컬 이석원/ 사진=블로그 캡처
언니네 이발관 보컬 이석원/ 사진=블로그 캡처
그러면서 조영남을 향해 "머릿속에 오로지 자기 자신 밖엔 없어서 온 세상 만사를 자기와 연결짓지 않으면 생각이란 걸 아예 하지 못하는 사람 같다"며 "너무 당연하게도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은 수십년전 무책임하고도 부도덕하게 가정을 버린 남자에 대한 한 방의 의미는 없다. 그런 의미가 되어서도 안 되고 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석원은 "복수란 상대가 내 안에서 여전히 의미라는 게 손톱만큼이나마 있을 때의 얘기"라며 "지금 윤여정에게 조영남이란 한여름에 무심코 손으로 눌러 죽이는 못생기고 해로운 벌레 한 마리보다 못한 존재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현재 2300여 명의 누리꾼의 '공감'을 받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조영남은 그간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서 윤여정을 언급해왔다. 최근 KBS1 '아침마당'에서는 윤여정과의 이혼에 대해 "내가 바람피워서 이혼했다. 그때의 내가 이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못한 일을 묻자 "아이들을 집에 두고 나온 것"이라며 "머리가 나쁜 거다. 지금은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털어놨다.

다음은 이원석의 블로그 게시글 전문.

드디어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

윤여정 선생님이 한국 배우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타셨는데 기자들이 무려 34년전 이혼한 전남편에게 소감을 물은 것이다.

묻는 기자들도 이해가 안가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냉큼 말을 얹는 사람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낄때 끼고 빠질땐 빠지는 최소한의 눈치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나마 했다는 말도 기가 막힌게 윤여정의 아카데미상 수상이 자기처럼 바람핀 사람에게 최고의 한방이라니 이 사람의 이 태평양보다 더 큰 자아를 어쩌면 좋을까.

이 사람 머릿속에는 오로지 자기 자신 밖엔 없어서 온 세상 만사를 자기와 연결짓지 않으면 생각이란 걸 아예 하지 못하는 사람 같다.

너무 당연하게도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은 수십년전 무책임하고도 부도덕하게 가정을 버린 남자에 대한 한방의 의미는 없다. 그런 의미가 되어서도 안되고 될 수도 없다.

복수란 상대가 내 안에서 여전히 의미라는 게 손톱만큼이나마 있을 때의 얘기다. 그런데 지금 윤여정에게 조영남이란 한여름에 무심코 손으로 눌러 죽이는 못생기고 해로운 벌레 한마리보다 못한 존재일 것인데 무슨 얼어죽을 한방 어쩌구 쿨한 척인지

왜 이 나이먹은 남자의 한심한 자아를 이 좋은날 대중들이 견뎌야 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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