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허버' 남혐 단어 논란
'애니멀봐' 자막 등장하자 갑론을박
카카오, '허버허버' 사용된 이모티콘 판매 중단
"허버허버가 왜 남혐?" 반박도
/사진=SBS '동물농장' 유튜브 채널 '애니멀봐' 영상 캡처
/사진=SBS '동물농장' 유튜브 채널 '애니멀봐' 영상 캡처


'허버허버'로 유튜브도, 카카오톡도 난리다.

18일 SBS '동물농장'의 유튜브 채널 '애니멀봐'에서는 '다시 버려질까봐 두려웠던 고양이가 집착한 것'이라는 타이틀로 식탐 고양이 레오의 사연을 공개했다. 길에서 배고픔을 견디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를 먹었던 레오는 주인 A 씨를 만난 후에도 '식탐'을 부려 고민이라는 내용이었다.

이어 레오가 사료를 먹는 장면에서 영어 자막으로는 '냠냠'이라고 쓰고, 한글로는 '허버허버'라는 자막이 달렸다. 레오가 급하게 식사를 하는 모습을 묘사한 것.

하지만 이를 보고 몇몇 네티즌들이 "'허버허버'는 '남혐' 단어가 아니냐"면서 불쾌감을 토로했다. 아픈 고양이의 사연이 아닌 '허버허버' 자막이 논란이 된 것.
/사진=SBS '동물농장' 유튜브 채널 '애니멀봐' 영상 캡처
/사진=SBS '동물농장' 유튜브 채널 '애니멀봐' 영상 캡처
결국 '애니멀바'는 논란이 됐던 자막을 '냠'으로 교체해 재업로드했다.

'허버허버'는 음식을 급하게 먹는 모습을 표현한 신조어다. 하지만 일부 남성 네티즌들은 '남자들이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는 걸 비꼬는 '남혐 단어'라는 주장을 펼쳤다."페미니스트들이 쓰는 '남혐' 단어"라는 것.

'애니멀바'에 앞서 인기 유튜버 '고기남자'도 '허버허버'라는 단어를 사용한 후 거센 비난의 목소리가 일었다. 결국 고기남자는 "허겁지겁 먹는 걸 나름 위트있게 표현한다고 순간적으로 머리에 떠오른 단어를 쓴 것"이라며 "그게 그런 용어로 쓰인다는 건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전 페미니스트가 아니다"면서 고개숙이기도 했다.

하지만 비난의 소리가 이어졌고, 고기남자의 유튜브 구독자수는 99만 명에서 87만4000만 명까지 떨어졌다.
/사진=MBC '나 혼자 산다' 영상 캡처
/사진=MBC '나 혼자 산다' 영상 캡처
지난 2월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웹툰 작가 기안84가 직접 요리를 한 후 먹는 모습을 보고 "앗 뜨거, 허버허버"라는 자막이 사용된 후에도 "자막을 단 사람이 페미니스트냐", "남혐 단어를 왜 쓰냐" 등의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사진=카카오톡
/사진=카카오톡
카카오에서는 웹툰 작가들이 만든 이모티콘 중 '허버허버'라는 표현이 쓴 상품의 판매를 중지하기도 했다. 카카오 측은 지난 15일 "해당 작품의 작가로부터 말씀 주신 의도가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면서도 "언어의 시대상을 반영해 작가 혹은 제작사와의 협의를 통해 해당 상품의 판매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체를 알 수 없는 신조어를 놓고 과한 반감이 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이전까지 성별과 상관 없이 온라인에서 다양하게 사용됐던 단어인 만큼 지금의 '남혐' 논란은 과열됐다는 것.

이에 칼럼리스트 위근우는 "근거가 명확하지도 않은 남성들의 주장을 굴지의 IT 기업이 바로 주워먹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김소연 기자 kims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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