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수빈은 '미쓰백'을 통해 인생곡 '사인'으로 활동중이다./사진제공=이미지나인컴즈
가수 수빈은 '미쓰백'을 통해 인생곡 '사인'으로 활동중이다./사진제공=이미지나인컴즈


"'사인'이요? 말 그대로 인생곡이죠."

가수 달수빈이 인생곡을 만났다. 지난 26일 종방한 MBN '미쓰백'을 통해 공개된 곡인 '사인'이다. 가수 10년 차를 맞은 수빈은 달샤벳 활동 이후 자신만의 색깔을 강하게 녹여낸 음악을 선보여왔다. 스스로 작사-작곡하며 직접 경험한 일들, 일상에서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곡 작업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빈에게 특별하지 않은 노래는 없다. 그의 곡은 말 그대로 수빈 자신, 그 자체인 것이다. 하지만 직접 만든 곡이 아닌 빅싼초에게 받은 곡이 인생곡이 된 이유는 자기 자신이 본 모습이 아닌, 타인이 본 자신의 모습이 드러난 곡이기 때문이다.

"'제 색깔을 찾느라 너무 우물 안에 빠져 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에게 잘 맞는 걸 누군가 봐주고 만들어 줬다는 사실이 새로워요.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내가 다르다는 걸 느끼며 요즘 재미있게 활동 중이에요. '사인'은 그런 의미에서 말 그대로 인생곡이에요. 내 안에서 내 모습을 꺼내는것 보다 남이 나를 보고 만들어준 곡이 어쩌면 저랑 좀 더 가까울것 같아요. 다수가 바라보는 모습이니까요. '사인' 무대를 하면서 노래가 제일 잘 어울린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온전히 제 노래로서 처음 하는 경험이라 너무 소중해요."
모든 무대에 "뼈를 갈아 넣는다"는 수빈./사진제공=이미지나인컴즈
모든 무대에 "뼈를 갈아 넣는다"는 수빈./사진제공=이미지나인컴즈
"수빈은 1등을 완벽하게 서포트한 2등이었다" '미쓰백'의 멘토인 백지영이 이렇게 말했다. '미쓰백'은 인생곡을 걸고 무대 경연을 통해 경쟁하는 프로그램이다. 각 경연에서 1위를 차지해야 인생곡을 가져갈 수 있다. 모든 무대에 "뼈를 갈아 넣었다"고 밝힌 수빈은 연출부터 의상, 안무까지 완벽한 무대를 선보였다. 하지만 항상 아쉽게도 2위에 머물렀고, 열심히 준비했던 네 번째 인생곡 '탄타라' 경연은 교통사고로 인해 참여하지 못 하는 일도 벌어졌다. 마지막까지 결국 인생곡을 받지 못한 수빈에게 프로듀서 빅싼초는 '사인'을 선물하기로 했고, 수빈의 인생곡이 되었다.

"멘붕이 왔죠. '미쓰백'을 통해 인생곡을 찾아야 되는데 결국 찾지 못했다는 생각에 우울했어요. 하지만 기적적으로 마지막에 빅싼초 프로듀서님이 곡을 선물해주셔서 눈물나게 기뻤어요. '미쓰백'을 통틀어서 저랑 제일 잘 어울리는 곡을 받은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미쓰백'은 인간 수빈이로서의 과도기를 잘 정리해준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저에 대한 고민도 충분히 했고, 시청자분들한테도 솔직해질 수 있었던 프로그램이죠. 10년 차 되는 이 시기에 만난 게 행운이고 감사해요. '미쓰백'을 통해서 저도 몰랐던 제 모습들도 많이 찾았어요. 앞으로도 그런 모습들을 더 보여줄 계획입니다."

수빈에게 곡을 선물한 빅싼초는 '미쓰백'에서 자신의 무대를 스스로 연출하는 수빈의 모습을 보고 노래를 선물하기로 마음먹었다. 특히 '사인'은 남녀 사이에 사랑을 시작하기 전, '썸'을 탈 때 주고받는 신호들에 관한 이야기다. 일방적인 신호가 아닌 관계 속에서 주고받는 신호들이다. 수빈은 결정권을 가진 사람이 서류에 '사인'을 하듯이 '이 관계를 결정짓는 건 결국 나'라는 자신감을 더해 곡을 자신만의 방식대로 풀어냈다. 수빈의 무대에는 빅싼초가 인생곡을 선물한 이유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항상 2등에 머물렀던 수빈이지만 빅싼초 뿐만 아니라 백지영과 윤일상 등 멘토들도 그의 특별함을 알아보고 응원했다. 경연 대회지만, 등수는 무의미했다. 마지막에 결국 인생곡을 받아낸 수빈은 진정한 1등이었다.
수빈은 여러 멘토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받았다./사진제공=이미지나인컴즈
수빈은 여러 멘토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받았다./사진제공=이미지나인컴즈
"빅싼초 프로듀서님이 처음에는 저에게 관심이 없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무척 슬펐어요. 하지만 '사인'이라는 곡을 선물 해 주시면서 계속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주셨어요. 정말 감사하고 소중한 말씀이었어요. 또 윤일상 선배님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속으론 거의 무너져 내릴 뻔한 저에게 따로 찾아와서 위로해주셨어요. 그 짧은 순간이 너무 큰 힘이 됐고 감사한 마음이 컸어요. 또 한번은 겨울 특집에서 제 투표지에 '넌 내 아이야'라고 적힌 메모를 봤어요. 따로 이름이 적혀져 있지는 않았지만 누가 말하지 않아도 그게 백지영 선배님의 메시지인걸 알아요. 촬영 초창기 때 저희를 보고 '내 아이들'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때부터 한결같이 응원해주신다고 생각하니 정말 가족같이 느껴졌어요."

수빈은 가수 10년 차를 맞아 더 단단해졌다. 자신의 모토대로 살아가는 수빈은 '쇠'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계속해서 두드릴수록 더 단단해지는 '쇠'. 닳아질 마음으로 굴리다 보면 더 단단해지고 광택이 나는 것처럼 수빈은 가수로 지내온 10년만큼이나 더 단단해졌다. "사주에도 금이 맞다"라며 수빈은 지금도 자신을 두드리며 나아가는 중이다. 음악이 자신의 숙명이라고 말하는 수빈의 행복한 마음이 잔잔하게 전해져 왔다.
'쇠'처럼 단단해지고 싶은 수빈./사진제공=이미지나인컴즈
'쇠'처럼 단단해지고 싶은 수빈./사진제공=이미지나인컴즈
"권태기를 매일 느껴요. 이 직업에 대한 걱정도 많고요. 저의 본모습과 맞지 않은 부분들이 많거든요. 사실 많은 분들이 저의 모습과 비슷하게 살아가는 것 같아요. 하고싶은 걸 하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할 부분이 있고, 공과 열을 들이는데 힘들 순 있겠죠. 하지만 하고 싶은걸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좋고, 그래서 이 직업을 계속하고 있어요. 요즘은 보람을 많이 느껴요. 10년간 음악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요. 너무 대견스러워요."

서예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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