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복학왕' 청약대회 편
현 부동산 정책 '풍자'
네티즌 "현실과 똑같아, 웃을 수 없고 슬퍼"
/사진=기안84 웹툰 '복학왕'
/사진=기안84 웹툰 '복학왕'
웹툰 작가 기안84(본명 김희민·36)가 연재 중인 웹툰 '복학왕'을 통해 또 다시 부동산 정책에 대해 일침했다.

지난 12일 네이버 웹툰에 공개된 '복학왕' 326화에는 주인공들이 1084세대만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에 들어가기 위해 '청약 대회'에 참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주인공 두치는 아파트 청약을 받기 위해 사다리를 타고 1층부터 옥상까지 아파트를 기어올라야 하는 촌극을 벌였다.

사다리를 오를수록 기권자는 늘어나고 두치는 "좋은 집 살고 싶은 게 죽을 짓이라도 한 거냐"며 토로했다.

한 인물은 "착하다고 해서 누가 집을 주지 않는다. 인생은 동화책이 아니다. 세상은 원래 전쟁, 땅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 땅 때문에 목숨까지 걸어가면서 싸워온 것"이라고 했다.

두치는 행복주택, 임대주택이라고 쓰여진 집에 대해 "선의로 포장만 돼 있을 뿐, 난 싫다"며 "그런 집은 늬들이나 실컷 살라구. 나는 내 땅을 차지하고 말겠어"라고 일갈했다.

사다리의 마지막까지 올랐지만, 도착지점은 사다리 없이 올라가야 했다. 신발을 벗고 건물에 매달리기로 한 남정. "평생일 한다고 해도 월급보다 빨리 오르는 이런 집을 살 수 있겠냐"며 "기회는 한 번 뿐. 점프해서 잡던지, 실패하면 그 뒤는 생각하지 말자"고 했다.
/사진=기안84 웹툰 '복학왕'
/사진=기안84 웹툰 '복학왕'
또 남정은 "한 발자국만 더 가면 7억, 분양만 받아도 피가 7억. 니가 그 돈을 모을 수 있을 것 같아? 평생 월세나 살다 죽을 셈이냐"라고 말했다.

두치는 결국 "집 없는 노예로 사느니 죽더라도 귀족으로 살아보자"라며 도착지점에 올랐다. 하지만 옆에서 함께 뛰어 올랐던 남정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기안84는 '청약대회' 시리즈를 통해 청약 열풍, 급등한 집값,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풍자한 것으로 해석된다.

네티즌들은 "만화인데도 웃을 수 없는 이유는 현실은 이거보다 가혹하기 때문", "두치와 비슷한 입장에 놓여있어 치솟는 집값에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파트만 하염없이 바라본 적이 있다", "집이 대체 무엇이길래 월급을 모아도 불가능할까. 기안 덕에 신기하고 슬프다", "13평 임대아파트 둘러보고 '4인 가족이서 살기 좋은 집'이라고 한 정치인이 생각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3평 짜리 임대아파트에 방문해 '4인 가족도 충분히 사시겠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많은 서민들의 공분을 일으켰다.

문 대통령은 2021년 신년사를 통해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 마련에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예랑 기자 norang@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