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욱, 인스타그램 개설로 '시끌'
9년 만에 소통하겠다며 글 업로드
미성년자 성폭행으로 교도소 수감 및 전자발찌 착용 이력
가수 고영욱/ 사진= 고영욱 인스타그램
가수 고영욱/ 사진= 고영욱 인스타그램
황당하다. 미성년자 3명을 4차례에 걸쳐 성폭행 및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 수감된 이후 전자발찌까지 부착했던 그룹 룰라 출신의 고영욱이 인스타그램을 개설하며 연예계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고영욱은 세상과 소통하겠다고 하지만, 아동 성범죄자와의 소통을 그 누가 원할까.

12일 오후 고영욱의 이름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그가 직접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조심스레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자한다"며 인스타그램 개설 소식을 알렸기 때문이다.

고영욱은 룰라 시절 사진과 함께 신정환이 찍어준 고영욱 모친의 사진을 첫 게시글로 올리며 "9년 가까이 단절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살아있는 한 계속 이렇게 지낼수는 없기에 이젠 조심스레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자 한다"고 밝혔다.

고영욱은 9년 동안 세상과 단절됐다. 미성년자 성범죄을 저질러 교도소에 수감됐고, 출소한 이후에는 전자발찌를 부착하면서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됐다. 죽은 듯 조용히 살았던 고영욱이 왜 하필 지금 세상과 소통하겠다고 한걸까. '살아있는 한'이라는 말로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포장해서.

고영욱은 2010년 7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서울 자신의 오피스텔과 승용차 등에서 미성년자 3명을 총 4차례에 걸쳐 성폭행 및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고영욱은 2015년 7월 만기 출소했다.

법원은 고영욱에게 신상정보 5년 공개·고지와 3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고영욱은 2018년 7월까지 전자발찌을 차고 생활했다. 이 기간 동안 그의 위치 및 이동 경로는 실시간으로 법무부 중앙관제센터에 기록됐다.

전자발찌를 푼다고 해서 그가 미성년자 성폭행범이 아닌 건 아니다. 장치는 풀었지만 그의 신상정보는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서 공개됐다. 하지만 이 마저도 2020년 7월부로 만료됐다.

전자발찌를 풀면서 위치추적을 받지 않게 됐고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 기간도 만료되면서 고영욱은 자유의 몸이 됐다. 고영욱이 세상과 소통하겠다며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수 신정환/ 사진=고영욱 인스타그램
가수 신정환/ 사진=고영욱 인스타그램
고영욱의 인스타그램 첫 게시물은 반성문과 신정환의 사진. 그의 절친인 신정환도 원정 도박 후 뎅기열에 걸렸다는 거짓말로 대중을 기만하면서 방송가에서 퇴출당했다.

7년이 넘는 자숙 끝에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신정환. 은근슬쩍 컴백하려는 신정환을 옆에서 봐왔기 때문일까. 고영욱 역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얼굴을 들이민다. 하지만 댓글창을 모두 닫아놓았다. 복귀는 하고 싶은데 과거를 들추긴 싫어 간을 보는 셈이다.

고영욱이 9년을 숨죽이며 살았다고 해서 그가 '전자발찌 착용 1호 연예인'이라는 사실을 지울 수 있는 건 아니다. 더군다나 그의 죄는 '성범죄'이고 그 대상이 '미성년자'인 만큼 죄질이 매우 나쁘다.

"아직도 많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늘 성찰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고영욱. 그는 대중이 잊었다고 착각하는 걸까, 반겨줄 이가 있다고 기대하는 걸까. 고영욱은 여전히 미성년자 성폭행범이고 전자발찌 착용 1호 연예인이다. 죄의식만 없는 줄 알았더니 눈치도 없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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