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선, 사망 비보
"고통은 비교할 수 없어"
에세이 글 발췌
박지선 / 사진 = 텐아시아DB
박지선 / 사진 = 텐아시아DB
방송인 겸 작가 허지웅이 자신의 에세이 속 내용을 통해 고(故) 박지선과 그의 어머니를 애도했다.

2일 허지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책에서 발췌한 구절입니다. 책은 읽지 않으셔도 돼요. 주변의 힘든 이웃들에게 공유해주세요. 박지선 님과 어머니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전했다.

허지웅은 지난 8월 발간한 자신의 에세이 '살고 싶다는 농담'의 한 구절을 게재했다. 해당 내용에는 "매일 밤 침대에 누워 잠이 들기 전 그런 생각을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 내가 보았던 천장과 바닥을 감당하고 있을 거라고 말이다. 그 어둡고 축축한 구석을 오랫동안 응시하며 정확히 뭐라고 호소해야할지조차 알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을 거라고 말이다"라며 "피해의식과 절망과 비탄으로 현실을 왜곡하고 애꿎은 주변을 파괴하며 오직 비관과 자조만을 동행 삼아 이 모든 건 결코 바뀌지 않을 거라 믿고 있을 거라고 말이다. 그래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기로 할 거라고 말이다. 여러분의 고통에 관해 알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그건 기만이다. 고통이란 계량화되지 않고 비교할 수 없으며 천명에게 천가지의 천장과 바닥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살기로 결정하라고 말하고 싶다. 죽지 못해 관성과 비탄으로 사는게 아니라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살기로 결정하라고 말이다. 만약 당신이 살기로 결정한다면, 천장과 바닥 사이의 삶을 감당하고 살아내기로 결정한다면, 더 이상 천장에 맺힌 피해의식과 바닥에 깔린 현실이 전과 같은 무게로 당신을 짓누르거나 얼굴을 짓이기지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 적어도 전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는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 그 밤은 여지껏 많은 사람들을 삼켜왔다. 그러나 살기로 결정한 사람을 그 밤은 결코 집어 삼킬 수 없다. 이건 나와 여러분 사이의 약속이다. 그러니까, 살아라"라는 내용을 덧붙였다.

허지웅은 지난 2018년 악성 림프종 투병 사실을 밝히며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건강이 호전되고 라디오 '허지웅쇼' 등 방송 활동을 재개했다.

한편, 박지선은 2일 오후 자택에서 어머니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자세한 경위는 조사 중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소원 객원기자 newsinf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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