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인, SNS 통해 심경글 게재
11년 전 성폭력 피해 고백
"범인은 또래 남자"
가수 장재인. /텐아시아DB
가수 장재인. /텐아시아DB
가수 장재인이 11년 전 성폭력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가운데, 그의 용기 있는 고백에 응원 물결이 쏟아지고 있다.

장재인은 22일 자신의 SNS 계정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앨범은 그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 이후 나는 1년이 지나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나에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내 또래의 남자"라면서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 아이도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해 그렇게 됐단 이야기였다"고 밝혔다.

또한 "이 사실이 듣기 힘들었던 이유는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라는 생각이 가장 가슴 무너지는 일이었다"며 "이젠 조금 어른이 되어 분별력이 생겼지만, 돌아보면 '그때 이 일이 생긴 건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가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며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고 견뎠다. 혹시나 아직 두 발 붙이며 노래하는 내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에게 힘이 됐음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장재인 인스타그램
/사진=장재인 인스타그램
앞서 장재인은 이날 SNS 통해 과거 자신이 앓았던 지병을 언급하며 심경을 토로한 바 있다. 그는 “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11년 걸렸다. 첫 발작은 17살 때였고 18살에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불안증, 발작, 호흡 곤란, 불면증, 거식, 폭식 등이 따라붙기 시작했다”면서 "열심히 살고 싶어도 마음 자체가 병이 들면 자꾸만 무너지더라. 낮은 자존감에 묶일 수밖에 없는 삶을 인정했고, 일 년간 약을 꾸준히 복용했더니 많은 증상이 호전됐다"고 전했다.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괜찮아요.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그렇게 살아남아서, 그래서 빛이 나나 봐요", "재인씨 참 멋진 사람이고 멋진 음악인이에요. 응원할게요", "언니 사랑해요. 아주 많이", "멋지고 힘이 되는 사람" 등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장재인은 Mnet ‘슈퍼스타K’ 시즌2를 통해 존재감을 알렸으며, 2010년 SBS 드라마 아테나:전쟁의 여신 OST 'Please'로 데뷔했다. 2013년에는 근긴장이상증이 발병해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후 2년간의 투병을 마치고 2015년 새 미니앨범 ‘리퀴드(Liquid)’를 시작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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