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서 나란히 성희롱 발언
'매운맛' 캐릭터로 떴으나
도 넘은 발언에 들끓는 여론
"철저한 자기 경계가 필요"
가수 미주(왼쪽), 방송인 김민아/ 사진=텐아시아DB, SM C&C
가수 미주(왼쪽), 방송인 김민아/ 사진=텐아시아DB, SM C&C
유튜브 채널에서 활약 중인 여성 연예인들의 성희롱성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방송인 김민아와 그룹 러블리즈 멤버 미주는 거침없는 입담과 털털한 캐릭터를 앞세워 심의가 비교적 약한 유튜브 방송을 진행했으나 선 넘은 발언으로 역풍을 맞았다.

미주는 지난 6월 공개된 유튜브 채널 THE K-POP의 웹 예능 '미주픽츄'에서 시민들과의 인터뷰 도중 무례한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다.

이날 방송에서 미주는 자신과 동갑내기라는 남자 대학생 A씨를 만나 여러 가지 고민을 들었다. 그러던 중 미주는 A씨의 휴대폰 속 여자친구 사진을 보고 "너 여자친구 있었어? 어디까지 갔어 여자친구랑?"이라고 물은 뒤 "끝까지 갔겠지"라고 말했다.

이어 A씨에게 "사귄지 얼마나 됐냐"고 물었고, 그가 "200일 정도 됐다"고 답하자 미주는 "무조건이네"라고 몰아세웠다. "(여자친구와) 별 일 없었다"는 말에도 "웃기지 마, 너 남자 맞아?"라며 A씨의 다리 쪽을 쳐다봤다.
'미주픽츄' 속 논란의 발언/ 사진=유튜브 캡처
'미주픽츄' 속 논란의 발언/ 사진=유튜브 캡처
해당 장면에 제작진은 '예쁜 얼굴에 그렇지 못한 시선 처리', '시선이 왜 내려가는지' 등의 자막을 덧붙였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선 미주가 성희롱을 했다며 제작진의 자막도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후 장면에서 미주가 제작진의 시선 지적에 "아니다, 오해다"라고 하자 A씨가 "이것 꼭 담아달라"고 받아친 것을 언급하며 "지나친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8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부주의한 장면으로 상처를 받았을 시민 분과 '미주픽츄'를 애청해 주신 분들께 심려를 끼치게 된 점 사과드린다"며 해당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미주도 이날 러블리즈 공식 SNS를 통해 "시청자들의 정서적 불편함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경솔한 발언을 한 것에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언행에 더욱 주의하겠다"고 사과했다.
'왓더빽 시즌2' 속 논란의 발언/ 사진=유튜브 캡처
'왓더빽 시즌2' 속 논란의 발언/ 사진=유튜브 캡처
이같은 여성 연예인들의 일반인 남성을 향한 성희롱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선 넘는 캐릭터'로 인기를 얻은 김민아도 유튜브 방송에서 비슷한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다.

김민아는 지난 5월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 정부'의 '왓더빽 시즌2'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 코로나19 사태로 학교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중학교 3학년 남학생과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김민아는 "엄청 에너지가 많을 시기인데, 그 에너지는 어떻게 푸냐"고 물었고, 학생이 말 없이 웃자 그는 "왜 웃냐? 나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냐"고 말했다. 이어 학생이 "집에 있으면 엄마가 잘 안 계셔서 좋다"고 하자 김민아는 "그럼 집에 혼자 있을 때 뭐하냐"며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7월 해당 논란이 뒤늦게 확산되자 김민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부주의한 언행으로 보는 분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개인적인 영역을 방송이라는 이름으로 끌고 들어와 희화화 시키려 한 잘못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부끄러운 행동이었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며 "자극적인 것을 좇지 않고 언행에 각별히 조심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각종 예능서 활약 중인 미주(위)와 김민아/ 사진=tvN 제공
각종 예능서 활약 중인 미주(위)와 김민아/ 사진=tvN 제공
당시 김민아는 유튜브 무대를 중심으로 독보적인 활약을 펼쳐 '예능 대세'로 떠올랐으나, 논란 이후 '워크맨' 등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예능인으로서 창창한 미래를 맞을 줄 알았던 김민아의 대세 행보는 현재 소강 상태에 빠졌다.

미주의 발언도 스스로에게 치명타로 돌아왔다. 그는 tvN 새 예능 프로그램 '식스센스'를 통해 고정 출연자로 첫 발을 뗀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다. '대세 예능돌'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자충수를 둔 셈이다.

두 사람은 거침 없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으나, 도 넘은 발언으로 스스로 화를 불렀다. 이들처럼 '매운 맛'을 주무기로 쓰는 방송인들은 쉽게 주목 받을 수 있으나, 무너지기는 것도 한 순간이다. 앞으로 오랜 시간 시청자들 곁에 남으려면 스스로를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매운 맛 캐릭터라고 모든 연예인이 성희롱 논란에 휩싸이지 않는다. 김민아와 미주 모두 이번 논란을 계기로 내공을 쌓아 더 건강한 웃음으로 보답하길 바란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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