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후보들, 인기 콘텐츠 무단 도용
'이태원 클라쓰' 작가·마미손 "멈춰달라"
네티즌, 강도 높은 비난 여론
래퍼 마미손(왼쪽)과 드라마로 재해석된 웹툰 '이태원 클라쓰' /사진=텐아시아DB, JTBC
래퍼 마미손(왼쪽)과 드라마로 재해석된 웹툰 '이태원 클라쓰' /사진=텐아시아DB, JTBC
4·15 총선이 일주일 가량 남은 가운데 입후보자들이 선거 홍보에 유명 연예인 또는 드라마 관련 이미지를 무단으로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원작자들은 "특정 정당과 관련이 없다"며 자신들의 저작물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에 유감을 표했다.

래퍼 마미손은 8일 소속사를 통해 자신의 저작물과 이미지를 무단 도용해 선거 홍보에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전했다.

소속사 세임사이드 컴퍼니는 이날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소속 아티스트의 이미지와 저작물이 특정 정당의 홍보에 사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당사의 동의 없이는 아티스트의 어떠한 이미지와 저작물도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미손은 어떠한 정당의 홍보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다"며 "이미지와 저작물 무단 도용을 멈추어 줄 것"이라고 호소했다.
마미손을 무단 도용한 한 후보자의 홍보물/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마미손을 무단 도용한 한 후보자의 홍보물/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앞서 오준석 민중당 서울 동대문구 갑 후보는 홍보 현수막에 마미손을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를 사용했다. 그는 또 마미손의 대표곡 '소년점프' 가사를 개사해 "위성정당 거대양당 악당들아 기다려라. 이 선거에서 진보정치는 절대 죽지 않아. OK 계획대로 되고 있어"라는 홍보 문구를 내세웠다. 해당 홍보물은 오 후보자의 인스타그램에도 게재됐다.

하지만 텐아시아 취재 결과, 오 후보와 해당 정당은 마미손의 저작물 사용 전과 논란이 된 후에도 마미손 측에 아무런 연락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웹툰 '이태원 클라쓰'를 패러디한 정치인의 홍보물/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웹툰 '이태원 클라쓰'를 패러디한 정치인의 홍보물/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인기 웹툰 '이태원 클라쓰'를 차용해 홍보물을 제작했다. 그의 홍보 게시물에는 '이태원 클라쓰'를 '수성을 클라쓰'로, 주인공 박새로이를 '홍새로이'로 패러디한 내용이 담겼다.

이에 원작자인 조광진 웹툰 작가는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작권자인 나는 '이태원 클라쓰'가 어떠한 정치적 성향도 띠지 않길 바란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이에 홍 전 대표는 해당 게시물을 즉각 삭제하며 논란을 일축시켰다.

지난 4일 배우 김서형도 선거 홍보에 자신의 초상권이 무단 도용되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그가 연기한 드라마 'SKY캐슬' 속 김주영 캐릭터가 특정 정당의 홍보물로 활용된 것. 이에 소속사 마디픽처스는 "당사의 동의 없이 배우의 어떠한 이미지도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며 "김서형은 어떠한 정당의 홍보활동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저작권자는 국민이 아니냐" "후보자들은 정식으로 사과하라" "사전에 원작자의 허락을 구하는 게 예의 아니냐" 등 강도 높은 비난을 보내고 있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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