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기생충’의 제작자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가 아카데미의 긍정적 변화를 느꼈다고 했다.

2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를 만나 영화 ‘기생충’과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곽 대표는 작품상의 가장 유력했던 경쟁작으로 ‘1917’을 꼽았다. 그는 “수많은 어워드 예측 사이트들, 언론들이 꼽은 후보 1위는 ‘1917’이었다”며 “10개 중에 2개 정도, 비율로 따지면 20% 정도 매체가 ‘기생충’을 꼽기도 했다. ‘기생충’에 대한 현지에서 인기가 워낙 폭발적이어서 나는 그 매체들이 ‘그냥 우리가 좋아해서 얘네들이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한 게 아닐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지에서는 ‘기생충’이 국제장편영화상은 당연히 받는다고 예측했다. 못 받으면 이상한 것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곽 대표는 “나는 아카데미가 전통을 선택할 것이냐 변화를 선택할 것인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통이라면 유력 후보로 꼽혔던 ‘1917’이 작품상을 가져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카데미는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상이지 않나. 회원들은 비평가나 관객이 아니라 영화계 종사자가들이다. 그래서 회원들 사이에 시대적인 공감대가 만들어져야 우리가 상을 가져올 수 있겠다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곽 대표는 한 기사에서 본 문구가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1917’의 작품상 수상은 오스카의 역사를 확증할 것이고 ‘기생충’이 받는다면 오스카의 역사를 만들 것이다’였다”며 “시상식 같은 행사에 가면 다들 우리를 찍었다고 하시던데 체감 인기로는 우리의 수상이었는데 표심이라는 건 또 모르지 않나. 과연 우리가 상을 받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선택을 할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기생충’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등 주요 부문의 트로피를 휩쓸었다. 이번 아카데미의 최다 수상이며,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영어가 아닌 언어로 만들어진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기생충’이 최초다. 또한 작품상과 국제장편영화상을 동시에 가져간 것도 ‘기생충’이 처음이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아카데미 작품상도 가져간 것은 1995년 델버트 맨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마티’ 이후 64년 만이며, 역대 세 번째다. 아시아 출신 감독이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것은 이안 감독(2006년 ‘브로크백 마운틴’, 2013년 ‘라이프 오브 파이’) 이후 두 번째다. 비영어권 영화의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은 역대 6번째이며, 아시아 영화로는 최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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