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래퍼 메이스원더./ 사진제공=메이스원더
래퍼 메이스원더./ 사진제공=메이스원더
래퍼 메이스원더를 알게된 것은 유튜버 핫바리(구 스탑환)의 느닷없는 영상을 보고나서였다. 평소 ‘자존감이 낮은 당신을 위한 영상’‘강한 사람이 되는 방법’ 등의 ‘하우 투(How To)’ 영상을 주로 올렸던 유튜버라 ‘아무생각 없이 옥상에서 노래 듣는 나’란 영상은 새로웠다. 그런데 더 놀라웠던 배경음악에 담긴 감성이었다. 배경 음악이 메이스원더의 ‘알레르기(Alone)’란 곡이었다.

‘알레르기’는 영상에 담긴 서울의 이른 밤 풍경, 그 안의 쓸쓸한 감성을 그대로 음악으로 재현한 듯한 곡이었다. 듣기 좋은 음색과 랩 또한 아마추어의 것은 아니었다. 영상 댓글란에도 ‘처음 20초 듣고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했다’‘명곡’ 등 취향 저격을 당한 사람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앨범의 타이틀곡이라 해도 무색할 정도의 좋은 곡이지만 수록곡이라는 것도 놀랍다. 이 곡은 메이스원더가 지난 1월에 낸 미니 앨범 ‘[NOT]4me, 4you, 4us’에 수록된 3번 트랙이다. 메이스원더를 직접 만나 신보에 대한 이야기, 그간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10. 2015년부터 곡을 내면서 꾸준히 활동해왔다.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나?
메이스원더: 어렸을 때 플롯을 정식으로 배우다가 오른손가락을 다쳐 못하게 됐다. 그래서 다친 오른손으로도 스트로크를 칠 수 있는 기타를 배웠고, 고등학생 땐 밴드를 결성했다. 대학생 때 취미로 랩을 시작해서 믹스테이프를 만들었다. 그 믹스테이프를 우연히 스타쉽엔터테인먼트에서 듣고 연락을 해왔다. 그때부터 업계에 발을 디딘 것 같다.

10. 아이돌을 할지 아티스트를 할지 고민도 안해봤을 때였을 것 같은데.
메이스원더: 정확히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레이블인 스타쉽엑스 측에서 연락이 왔다. 미팅을 한 후엔 지코처럼 아이돌로 데뷔 후 아티스트의 길로 나아가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춤은 추고 싶지 않아서 그 길은 가지 않았고 대신 랩을 본격적으로 해봐야겠단 생각에 집을 나섰다.

10. 그간 엠넷 ‘쇼미더머니’ 등 힙합 경연 프로그램에선 자주 볼 수 없었다.
메이스원더: 윤비, 올티, 야누 등 친한 래퍼들과 여러 시즌에 다같이 나갔는데 떨어졌다.(웃음) 그땐 실력이 좀 부족했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다. 새 시즌에 다시 도전할 기회가 생긴다면 다시 해보고 싶다.

10. 윤비랑은 음악 작업도 같이 하고 꽤 친해보였다. 지난해 마지막 싱글도 윤비가 리믹스한 ‘너와’였다.
메이스원더: 윤비와는 순수하게 음악을 통해 친해진 사이다. 약 4년전 쯤 윤비가 한국에 막 들어왔을 때 한 파티에서 DJ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엔 아는 사람이 별로 없던 미국 랩 그룹 디바인 카운실(Divine Council)과 프로듀서 아이시 트왓(Icy Twat)의 노래를 틀었다. 그때 연락처를 교환했고 하이라이트레코즈에서 녹음도 하며 친해졌다.

10. 리메즈 엔터테인먼트, 에이투지 사운드 등 지난 5년간 여러 소속사를 거쳐 지금은 랩네임과 동일한 1인 기획사 ‘메이스원더’를 세워 활동 중이다. 하이라이트레코즈 새 멤버로 들어가고 싶거나 다른 대형 소속사에 가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메이스원더: 전혀 없다. 윤비 형은 음악을 많이 배울 수 있는 좋은 형이자 선생님이지 계약 관련해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홍보도 중요하지만 좋은 노래는 언젠가는 사람들이 찾아서 듣게 된다고 생각한다.

‘[NOT]4me, 4you, 4us’ 커버./ 사진제공=메이스원더
‘[NOT]4me, 4you, 4us’ 커버./ 사진제공=메이스원더
10. ‘[NOT]4me, 4you, 4us’는 1인 기획사를 만든 후 낸 첫 앨범이라 더 의미가 있겠다. 만들면서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메이스원더: 앨범에 모두 다섯 곡이 수록돼 있다. 더블 타이틀곡인 ‘상관없어(Feat. 야누)’‘스물다섯번째 별자리에게’와 ‘알레르기’‘I LIKE YOU(LALA)’‘너와(Feat. 윤비, 타쿠와)’다. 이 중에서 ‘알레르기’와 ‘I LIKE YOU’는 앨범 발매 일주일 전에 만들었다. 가볍게 만들고 프로듀서들에게 들려줬는데 너무 좋아해서 번개처럼 수록했다.

10. 아직 자신을 잘 모르는 대중에게 스스로를 어떻게 소개하고 싶나?
메이스원더: 일단 내 음악은 검은색이다. 지금까지 냈던 노래들을 하나하나의 물감으로 본다면 총천연 색이 섞여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하고 싶은 걸 하는 사람이다. 각자 인생에선 모두가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나는 음악을 통해 온전한 내 자신을 표현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10. 메이스원더의 뜻은?
메이스원더: 영단어 ‘Maze’와 ‘Wonder’를 합쳐서 만들었다. 다만 ‘Maze’를 메이즈라고 부르는 것보다 발음상 메이스라고 부르는 것이 좋아서 메이스원더라고 지었다. ‘Maze’가 미로라는 뜻이라 미로 속에서 해답을 찾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10. 음악을 시작한 이후 해답은 찾았나?
메이스원더: 찾았지만 찾았다고 해서 미로가 끝나는 건 아니었다. 미로 속에서 해답을 찾아도 새로운 미로와 새로운 답은 또 나타났다. 다만 그 과정 속에서 넘지 말아야 할 선 같은 건 없다고 깨달았다. 선을 넘든 안 넘든 새로운 상황들은 계속 생겨나니까 말이다. 오히려 계속 선을 넘으면서 살아왔던 나는 후회가 없다.

10. 향후 출연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나 콘텐츠는?
메이스원더: ‘나 혼자 산다’다. 정말 혼자 살고 아이돌 랩 레슨도 하러 다니니 재밌는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운동신경도 나쁘지 않은 편인데 보여주고 싶다. 딩고 프리스타일 콘텐츠, 힙합 리얼리티 등 다양한 콘텐츠에 열려있다.

10.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메이스원더: 올해엔 정규 앨범을 내보고 싶다. 인생을 통틀어 이루고 싶은 궁극적인 목표는 내 족적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장소마다 오벨리스크같은 나만의 기념비를 세운다든지, 롯데월드나 디즈니랜드에서 볼 법한 성을 산다든지 등의 방식으로 말이다. 특히 기념비를 세움으로서 무형의 음악을 유형의 공간으로 확장하고 싶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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