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배우 전도연.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배우 전도연.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배우 전도연이 관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1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하 ‘지푸라기’)의 개봉을 앞둔 배우 전도연을 만나 영화와 연기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영화에서 전도연은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술집 사장 연희 역을 맡았다.

이번 영화에서 강렬하고 표독스러운 연희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해낸 전도연에게 시사회 후 언론과 평단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전도연은 “장원석 대표(제작자)가 나를 호평하는 기사들을 보여줬다. 사실은 보기 무섭기도 했다. 연희를 연기한 나에 대한 호평이 좋은 걸까, 영화에 도움이 되는 걸까 생각하기도 그렇다”고 털어놨다. 이어 “영화 ‘백두산’에 특별 출연했지 않나. 사람들은 내가 ‘백두산’에 나오는 줄도 몰랐다. 그렇게 모르다가 갑자기 내가 나오니 더 좋게 느껴진 거다. 사실 나도 출연했다는 사실을 잊고 있을 정도였다. 지인들도 ‘백두산’에 나오는 나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나라는 배우가 사람들에게 좀 무겁게 느껴지는 게 아닌가 걱정했다. 전작 ‘생일’도 진중한 작품이지 않나. 그래서 ‘지푸라기’에서 내 연기를 호평하는 게 영화에 도움이 되는 건지 우려했다”고 덧붙였다. ‘왕관의 무게’인 것이냐고 묻자 전도연은 “그렇다고 해두자. 반박할 수가 없다”며 웃었다.

전도연은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만큼 배우로 쌓아온 것이 있는데, 거기서 내려오거나 일부러 부술 필요는 없지만 나 스스로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와 관객의 거리감을 좁히는 걸) 해주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내 생각에도 영화나 장르적으로 선택의 폭이 좁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아무도 안 한다는 생각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절실해졌다. 그래서 다양한 선택을 실천해보자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백두산’은 감독님들과 친하기도 했고 그런 의도에서 한 건 아니었지만 관객들이 나를 새롭게 봐줬다”고 덧붙였다.

전도연은 “‘백두산’은 눈 뜨면 100만, 그 다음날이면 200만이더라. 그런 경험이 없어서 너무 놀라웠다. 이런 게 되는 구나 싶었다”며 “그런 영화가 들어온다면 나도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도연이 이런 걸 할까?’라고 생각하시는지 그런 상업영화가 안 들어온다. 난 한다”며 웃었다.

전도연은 “‘칸의 여왕’이라는 자리를 깬다기보다 그게 무엇이든 올라서고 싶다. 최고의 최고를 지향하는 건 아니지만 내 스스로 올라서지 않으면 극복이 안될 것 같다”면서 “방법을 알진 못한다. 하지만 무언가를 극복해내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그 방법 중에 1000만 영화처럼 대흥행작을 하는 건 어떠냐고 하자 “이제 1000만 영화 찍어야겠다”며 웃었다.

전도연은 “옛날에 나는 ‘영화나라 흥행공주’로 불렸다. 정말 그런 타이틀이 있었다”고 말했다. ‘흥행의 여왕’을 노리냐고 묻자 “나도 한 번 달아야하지 않겠나”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푸라기’는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신현빈, 정가람 등이 주연했다. 오는 19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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