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역사 새로 쓴 ‘기생충’

작품상부터 감독상까지 ‘4관왕’

뉴욕타임스 “역사적 승리” 타전



[텐아시아=김예랑 기자]
‘기생충’ 포스터
‘기생충’ 포스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세계 영화의 중심 할리우드의 ‘오스카 소 화이트'(#OscarsSoWhite, 너무 하얀 오스카)의 장벽을 넘었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기생충’이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자 해당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이 매체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에 대해 “역사적 승리”라고 보도했다.

이어 “‘기생충’은 계급 투쟁의 장르를 뒤집는 이야기이며 유권자들이 미래를 동시에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줬다”라며 “할리우드는 드디어 백인 이야기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른다”라고 분석했다.

작품상 수상 후 ‘기생충’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 대표는 “지금 역사에서 매우 시기적절한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힌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오스카는 2년 연속으로 유색 배우를 배우상 후보로 지명하지 않아 유명 감독과 배우들은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분노는 커졌고 아카데미 투표권을 가진 멤버십 신규 회원 중 소수인종의 비율을 4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 매체는 이같은 노력의 결과가 바로 ‘기생충’의 4관왕이라고 강조했다.



‘기생충’ 봉준호 감독 /사진=아카데미 인스타그램
‘기생충’ 봉준호 감독 /사진=아카데미 인스타그램
이 영화는 오스카 최고 권위인 작품상을 필두로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올해 아카데미에서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영화가 됐다.

한국 영화는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시작으로 오스카에 도전했지만 후보 지명부터 수상까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아 아카데미 92년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봉준호 감독은 감독상을 거머쥐면서 세 번이나 무대에 올랐다. 아시아계 감독이 감독상을 받은 것은 대만 출신 리안 감독 이후 두 번째다.

봉준호 감독은 감독상을 수상한 후 “국제영화상 수상 후 오늘 할 일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린시절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가슴 속에 새겼었다. 이 말을 한 마틴 스코세지 감독과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학교에서 그의 영화를 보며 공부했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봉 감독은 또 “저희 영화를 미국 관객이 잘 모를 때 항상 저희 영화를 언급해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게도 감사하다. 쿠엔틴 아이 러브 유”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같이 후보에 오른 멋진 감독들 모두 존경한다. 오스카에서 허락한다면 ‘텍사스 전기톱’으로 5개로 잘라서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내일 아침까지 술 마실 것”이라고 재치있게 말해 함께 노미네이트된 감독들의 박수를 받았다.

아시아계 작가가 각본상을 받은 것도 ‘기생충’이 처음이다.

올해 아카데미에서 가장 강력한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로 점쳐졌던 ‘1917’은 촬영상, 시각효과상, 음향효과상 3관왕을 달성했다.



김예랑 기자 newsinf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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