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JTBC ‘검사내전’ 방송화면. /
JTBC ‘검사내전’ 방송화면. /
배우 이성재가 사직서를 냈다. 새로운 지청장의 ‘갑질’을 참지 못해서다. 자신이 이끄는 형사2부를 강하게 압박하는 새 지청장을 향해 결단을 내렸다. 지난 4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의 이야기다.

5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검사내전'(극본 이현·서자연, 연출 이태곤)은 유료가구 기준으로 전국 4%, 수도권 4.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직장인 검사들의 수장 조민호(이성재 분) 부장의 수난 시대가 담겼다. 남부장(김용희 분)과의 술자리에 민호를 불러놓고는 “운전은 누가 하느냐”면서 치사한 행태를 보이는 등 최종훈(김유석 분) 지청장의 괴롭힘은 도를 넘었다. 또 한 번 민호를 난처하게 만든 사건이 터졌다.

이번에는 종훈, 민호, 남부장 외에도 수석 부장판사와 두 부장 판사가 모인 술자리였다. 각각 검사와 판사 조직에서 높은 지위를 가진 종훈과 수석 부장판사가 ‘검사동일체 원칙’ ‘판사동일체 원칙’을 들먹이기 시작했다. 어떤 라인의 충성심이 더 뛰어나느냐를 두고 왈가왈부하던 두 사람은 급기야 늦은 밤, 자존심을 걸고 각자의 후배 검사, 판사들을 술집으로 호출했다. 형사2부 검사들도 예외는 없었다. 종훈의 난데없는 호출에 차명주(정려원 분), 홍종학(김광규 분), 오윤진(이상희 분), 김정우(전성우 분)까지 이미 퇴근한 형사2부 검사들이 헐레벌떡 달려온 가운데, 단 한 사람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미 종훈에게 찍힌 이선웅(이선균 분)이었다.

다음날 종훈은 지난밤의 출석률을 언급하면서 “이건 상명하복 이전에 단합의 문제”라며 불참한 선웅을 저격했다. 회의에 들어가기 전 종훈이 무슨 말을 하든지 ‘나는 죽었다’라고 참기로 한 민호와 굳게 약속했던 선웅. 그러나 “제가 술 마시다가 지청장님께 호출해도, 와 주신다는 겁니까?”라며 또 한 번 욱하는 성격을 참지 못해 모두를 경악시켰다. 종훈의 인내심도 바닥났다. 그러나 불호령은 선웅이 아닌 민호를 향했다. 앞으로 형사2부의 모든 결재를 직접 하겠다며, 부장 검사 민호의 결재권을 빼앗은 것. “정식으로 사죄하고 제대로 복종하라”라는 종훈의 메시지를 알아채고 비참해진 민호. 남은 것은 굽힐지, 부러질지에 대한 선택뿐이었다.

민호는 굽히길 택했다. 종훈을 찾아가 “일전에는 제가 주제넘었습니다”라고 사죄하며 무릎을 꿇은 것. 파격적인 굽힘이 통한 것일까. 놀랍게도 종훈은 지금까지의 일들이 허무해질 정도로 간단하게 화를 풀었다. 파격적인 민호와 종훈의 관계 변화에 “결국 부장님이 굽히셨다”면서 형사2부가 술렁였지만, 선웅만은 “부장님이 그럴 분이야?”라며 민호가 훗날 도약을 위해 연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호는 도약을 준비하지도, 연기하는 것도 아니었다. 선웅에게 결심공판에 넘어온 ‘2K모터스’ 사건을 종훈의 지침대로 따르라고 지시했다. 긴 고생 끝에 결재권도 되찾고, 종훈의 신임도 얻었지만, 어딘가 지쳐 보인 민호. 온몸으로 느껴지는 선웅의 실망이 전해졌다.

그러던 중 선웅은 ‘2k모터스’의 공판에 자신이 아닌 명주가 나간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통제 불가능한 선웅에게 종훈은 공판을 맡길 생각이 없는 듯했다. 공들인 사건을 이대로 허무하게 놓치나 싶어 직접 종훈에게 따지려던 선웅은 “이제 내 말이 말 같지 않아?”라는 민호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명주의 공판을 참관할 뿐이었다. 반전은 명주의 손에서 일어났다. 검사석에 앉은 명주가 종훈이 원하는 낮은 구형이 아닌 선웅의 의견과 동일한 징역 7년을 밀어붙였다.

종훈은 물론이거니와 피고인 강인상과 변호인 최태중(차순배 분)의 뒤통수를 통쾌하게 때린 명주. 그중에서도 가장 놀란 사람은 바로 선웅이었다. 공판이 끝난 뒤 선웅은 명주에게 다가가 “아까 차프로가 구형을 하는데 처음으로,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오늘 법정에서 차프로, 진짜 멋있었습니다”라며 담백한 진심을 전했다. 그간 사사건건 싸우기만 했던 두 사람 사이에 동료로서 훈훈한 기운이 피어올랐다.

한편 믿었던 명주의 반항에 폭발한 종훈은 민호를 향해 “앞으로 저 방(명주)엔 사건 주지 마”라며 고함쳤다. 그러나 민호는 이미 무언가 결심한 듯 의연했고, “방금 그 지시는 따를 수 없습니다. 부디, 철회해 주십시오”라면서 품속에서 사직서를 꺼냈다. 민호의 결연한 선택에 선웅을 비롯해 명주와 종훈 등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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