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배수진
첫 회 SBS 토 밤 12시
모든 프로그램에게 첫 방송은 중요하다. 시청률 부진과 무뎌진 개그로 지난해 종영한 이후 오랜 만에 런칭한 개그 프로그램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개그맨 손민혁이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눈물을 흘렸고 이창태 CP가 “무대를 잃은 후 개그맨들이 풀빵장사, 주차요원으로 일했다”고 말할 만큼 개그맨과 제작진은 그야말로 ‘물을 등지고 진을 친’ 각오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비록 뉴스쇼 형식을 빌어 풍자와 공감이 있는 ‘사회성 코미디’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애매하지만, 은 박준형, 강성범, 정만호, 황영진 등을 필두로 ‘한 줄 뉴스’, ‘적반하장’, ‘더 레드’ 등의 코너 등을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려 한다. 재미가 없다면 동정표만 남겠지만 손민혁 말대로 “맛 보지도 않고 맛없다”고 할 순 없다. 1년 3개월 동안 그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을 맛보러 가는 건 어떨까.

오늘의 다큐
KBS 일 밤 10시 35분
출연진만큼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구 안지랑 시장 안 돼지곱창 골목에 있다. 36년 전 한 할머니가 먹을 것 없어 도살장에서 버려지는 곱창을 팔기 시작한 이후, 이 골목은 IMF 시절 싼 가격에 푸짐한 음식을 찾으러 온 노동자와 인근 대학생으로 채워졌다. 곱창이 먹고 싶어 조퇴증을 끊고 온 여고생들, 3년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꿈을 펼치기 위해 곱창가게를 인수한 28살 사장님, 일을 도와주던 딸이 시집간 후 힘들지만 여전히 가게를 지키고 있는 아주머니 등 곱창 골목 사람들은 모두 제각각이다. 하지만 그들은 곱창을 먹으며 수다를 떨고 울고 우는 평범한 우리 이웃이기도 하다. 또 다시 시작될 일주일이 두렵다면 곱창 골목의 72시간을 들여다보자. 비싼 부위는 아니지만 특유의 쫄깃함으로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는 이 음식처럼 소소한 행복을 이 골목에서 찾을 수 있을 듯하다.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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