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원 “어느 순간 힘을 받는 게 사극의 맛”
문채원 “어느 순간 힘을 받는 게 사극의 맛”
문채원을 만나고 배우란 종류는 다를지 몰라도 가슴 속에 불을 품은 이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수줍음 많고 사람과 눈도 제대로 맞추지 않는 내성적인 이가 그렇게 뜨거운 연기를 보여줄 리가 없다. SBS 의 기생 정향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이래, 유독 사극에서 더욱 존재감을 빛내는 이 젊은 여배우가 속에 품은 불은 보는 이를 위협하며 활활 타오르는 게 아니라 은근하게 제 속을 태워가는 화롯불이다. 문채원이 사극에 잘 어울리는 건 비단 선이 고와서, 한복이 잘 어울려서가 아니다. 옛날 여인들을 닮은 화롯불처럼 은근한 뜨거움과 강단을 지녔기 때문이다. 특유의 느긋하고 나른한 말투 속에 스스로에 대해 곱씹는 사람만이 가진 단단한 말을 담아 이야기하는 문채원과 만났다.

대종상 신인여우상 수상을 축하한다.
문채원: 고맙다. 음… 일단, 언질을 안 주셔서 전혀 모르고 갔다. 그저 생애 첫 영화제 참석이라서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큰 자리였다. 그리고 홍보를 KBS 촬영으로 바빠서 제대로 못한 게 계속 죄송했는데, 연말에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라서 꼭 가고 싶었다. 선, 후배 배우도 많이 모이고 감독님도 모이는 자리니까 인사드리는 의미로, 최대한 즐기러 가려고 했는데 막상 가니까 너무 떨리더라. 아직은 즐길 수 있는 배포가 못 된다. (웃음)

수상 소감을 들으면서 저 자리에 서서 감격했고 감사한다는 게 가감 없이 전해져서 보는 마음도 뭉클했다.
문채원: 소감을 준비 못 해서 많이 횡설수설 했다. 올해는 연달아 두 작품으로 인사를 드렸는데 많이 사랑해주셔서 그런 의미에서 감사를 드렸다. 다만 700만 넘게 찾아주신 관객들에게 감사하다는 제일 중요한 얘기를 못 하고 내려와서 아차 싶었다. 사실 많은 분들이 영화를 봐주셨으니까 캐릭터들이 사랑을 받은 거니까. 올해가 지난 4년 동안 활동하면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해였지만 문채원이라는 이름 자체로 받은 사랑은 아니다. 시간이 더 지나야 그 배우 자체의 이름에 애정을 주시는 건데 그건 연기를 잘 해서 가질 수 있는 것만도 아니고 지금은 그냥 한 해 한 해 작품이 사랑 받고 캐릭터가 사랑을 받는 해가 있고, 그럭저럭 넘어가는 해가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는 긴장을 단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
문채원 “어느 순간 힘을 받는 게 사극의 맛”
문채원 “어느 순간 힘을 받는 게 사극의 맛”
영화 의 자인은, 배우들이 탐냈을 법한 캐릭터였다. 물리적으로 등장하는 시간은 길지 않지만, 결국 사건을 발생시키고 이끌어 가는 동력이었다.
문채원: 사극을 또 한다고 했을 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주위의 시선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장르에 별로 구애받는 편이 아니라 올해 사극으로 두 번 인사드리는 것에 대해서도 크게 불편한 마음은 없었지만, 데뷔 후 학원물 두 편을 하고 을 했는데도 그 작품을 데뷔작으로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 뒤로 현대극을 했는데도 사극으로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았고. 특히 사극은 사극다운 맛을 원하고 보는 분들이 대다수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서 나는 뭔가 멜로가 독특하거나, 새로 만들어진 인물이거나, 그 인물의 성격에 튀는 맛이 있다거나 하면 즐겁다. 사실 내가 위험부담을 많이 안으면서까지 도전이나 모험을 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정도 변화라면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하면 보는 분들도 재미있으시겠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작품 자체가 워낙 튼튼하다 보니까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이 정도 스케일이 큰 작품은 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는 생각도 했다.

작품을 하면서 그런 기대들이 충족되었나?
문채원: 일단, 캐릭터의 즐거움을 많이 느꼈다. 사실 좋은 작품과 캐릭터를 만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 않나. 사극으로 많이 기억을 해주신다고 해도 나도 사극의 좋은 캐릭터를 만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같은 사극이라도 독특한 소스가 있으면 아무래도 연기하는데 조금 더 즐거움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자인도 병자호란 때 이런 여동생이 있지 않았겠나, 라는 설정에서 시작된 가공인물이지 않나. 도 KBS 도 실존 인물들 사이에 가공된 인물이고. 역사에 어떤 말도 없기 때문에 그것 자체가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만들어가는 맛이 있다. 그리고 김한민 감독님의 전작을 보면서 연출 스타일을 많이 봤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도 선이 굵고 임팩트 있는 이 영화와 연출자가 잘 맞을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을 믿고 갔는데, 기대했던 대로였다.

김한민 감독의 작품을 찾아보는 것도 그렇고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의 전작을 챙겨보는 편인 것 같다. 당시에도 문근영의 작품들을 챙겨봤다고 했다.
문채원: 아무리 작은 부분을 연기한다 하더라도 나와 함께 하는 배우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사극의 멜로는 호흡이 워낙 느리다 보니 애정을 갖고 1회부터 보시면 그게 쌓여 가다 증폭되는 맛이 크다. 그렇게 어느 순간 힘을 받는 게 사극의 맛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상대방의 호흡을 아는 건 너무나 중요하다. 상대 배우의 전작을 보는 건 내가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라서 그 분들과 미처 많은 대화를 하지 못 하고 작품에 들어갈 때 그들의 호흡을 아는 데 도움이 된다. 아무리 많은 캐릭터를 연기해도 자기가 쓰는 호흡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기 때문에 눈빛도 익숙해질 수 있고 연기할 때 기억해낼 수 있으니까 그런 점을 보는 편이다.

의 자인과 의 세령은 배경도 신분도 달랐지만 수동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두 인물을 표현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나?
문채원: 세령이는 나중에 강단 있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자인이와 겹쳐지는 부분도 있는데 가장 큰 포인트는 ‘변화’였다. 세령은 그 시대에도 좀처럼 있기 힘들었을 것 같은 소녀에서부터 사랑이라는 큰 국면을 맞이한 뒤 온전히 그것으로만 다 채워지기도 하고, 한편으로 사랑만이 아닌 책임감이나 죄책감이라는 짐을 짊어지는 역할이다. 그 과정에서 더 짙은 사랑을 받아들임으로서 여인이 되어 가는 모습이 처음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부터 포인트였다. 사극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여성 캐릭터로 흔한 캐릭터도 아니고 그 변화의 폭이 나만 노력하면 굉장히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겠다 싶어서 연기하는 입장에서 욕심이 났다.

가 끝나고 ‘개인적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던 작품이라 더 애착도 가고, 이 사랑이 끝이 난다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채원: 외부적인 것보다 내면적으로 느끼는 게 컸던 작품이다. 도 그렇지만 도 방송국에서 만들기에 스케일이 큰 작품이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더 작품에 누가 되고 싶지 않았다. 사실 긴장을 단 한 번도 놓친 적이 없고, 놓치고 싶지 않았고, 놓쳐지지도 않았다. 마음이 편해지는 순간이 없었다. 24부 방송을 보고 나서야 끝났다는 걸 실감했다. 3년 활동하고 1년 본의 아니게 쉬면서 작품을 많이 하고 싶었고 현장이 많이 그리웠다. 감을 잊지 않으려고 MBC 도 한 회 차지만 나가 본 거고. 사실 작년 9월부터 세 작품을 하면서 여러 가지로 나 스스로에게 실망한 부분도 있었다. 연기 뿐 아니라 내면적으로. 쉬면서 나름 내 안을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계기로 인해서, 다른 사람으로 인해서, 다시 내 안을 봤을 때 보게 되는 부족함 같은 걸 많이 느꼈던 시간이었다.

돌이켜 보면 뿐 아니라 다른 작품에서도 후반으로 갈수록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직 경력이 탄탄하지 않은 젊은 배우의 당연한 수순일 수도 있지만, 원래 발동이 좀 늦게 걸리는 타입이라는 인상도 있다. 그래서 좀 더 여유가 있는 영화에서 더 편해 보이기도 한다.
문채원: 네 네 네 네. (웃음) 내가 호흡 자체가 빠른 사람이 아니라 어쩌면 그런 것들이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 자체의 호흡을 사랑하고 드라마는 그 장르 나름의, 예를 들어 온에어 될 때의 급박한 호흡을 즐기려고 한다. 물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은 것도 좋지만 빨리 빨리 해 나가면서 쌓여가는 어느 순간 희열 같은 것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다만 상황이 좋으면 좋은 대로 좋지 않으면 좋지 않은 대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는 제작발표회 때부터 비극적 인물을 맡고 싶었다고 얘기했는데, 그 부분이 이뤄졌다.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인물을 만나고 싶은가.
문채원: 다음 작품도 장르는 상관없다. 사극을 다시 안 할 마음도 없고, 작품과 캐릭터가 좋으면 얼마든지 한다. 어차피 우리는 나와 있는 것 중에서 만나는 거니까 그 중에 재미있는 것이 있으면 한다. 다만, 다시 비극적인 캐릭터를 하게 되면 적어도 이번보다 더 깊이가 있거나 하는 정도의 차이는 있어야 한다. 이번에 보여드린 나의 여러 가지 표정이나 말투, 느낌보다 더 깊이 있고 짙은 걸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길 때 비슷해도 하게 되는 거지, 똑같으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인물을 하더라도 아직 무모한 도전은 그다지 하고 싶지 않다. 지금 나는 내 안의 어떤 면에서 시작해서 노력으로 그 범위를 조금씩 넓혀가는 거지 나와 전혀 다른 인물을 맡는 건 아직 위험하기 때문이다.

“연기는 자신감을 가지고 싶어서 하는 일이다”
문채원 “어느 순간 힘을 받는 게 사극의 맛”
문채원 “어느 순간 힘을 받는 게 사극의 맛”
지금 이야기를 하면서도 느끼는 것이지만, 선이 부드러운 얼굴과 낮고 느린 중저음의 목소리가 묘한 대비를 주면서 눈길을 끄는 것 같다. 목소리나 말투는 바꾸기 어려운 것이기도 한데, 만족하는가.
문채원: 꽤 중저음이다. (웃음) 사극에서는 매력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앞으로 나한테 안 좋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반대로 든다. 원래, 통 통 튀는 목소리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훌륭한 배우라면 이 목소리 톤조차 자유자재로 달리 할 수 있어야겠지. 중저음이라도 그 안에서도 다양성을 주는 연습을 계속 해야 할 것 같다. 물기를 좀 더한다거나 물기를 빼서 건조하게 만든다거나 하는 식의 변화는 있어야 할 것 같다.

에서 같이 연기했던 박해일, 류승룡, 김무열 씨의 재능 중에 가져 오고 싶은 것이 에너지라고 말한 적 있다. 에너지라는 걸 풀어서 이야기한다면 어떤 것인가.
문채원: 배우가 연기를 잘 하냐 못 하냐도 굉장히 중요하고 그래야 우리가 돈을 내고 그 사람 연기를 보러 가지만 사실 아무리 공식적으로 연기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나한테 그 사람이 비호감이라면 그걸 보러가지 않지 않나. 무조건적인 어떤 호감이 있는 배우가 무언가를 할 때 그걸 지켜봐 주고 기대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연기자는 어쩔 수 없이 보여지는 직업이니까 에너지라는 건 굉장히 필요한 것 같다. 이번에 영화 작업을 하면서 아무래도 배우들과 많은 시간 함께 있고 사석에서 만나는 시간도 많다보니 그런 걸 더 많이 느끼게 되었다. TV와 스크린은 스케일 자체가 다르고 스크린에서 사람을 끄는 건 그만큼 더 힘들다. 선배님들을 보면 연기도 물론 잘 하시지만 연약한 캐릭터를 할지라도 에너지가 있어야 사람을 끌 수 있는 것 같다. 류승룡 선배님은 비단 이번 작품에서만 느낀 게 아니라 전혀 다른 역할을 했을 때도 그 힘이 스크린에서 눈을 통해 나오는 것 같다. 박해일 선배님, 김무열 선배도 전작을 보면서도 워낙 에너지가 굉장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 안에서 나 혼자 여자인데 이걸 어떻게 해내지 싶었다. 함께 하고 싶어서 하긴 했는데 이 안에서 나도 어떻게 에너지를 펼쳐야 하는지가 머리에 질문으로는 있는데 몸으로 그걸 표현하는 게 참 쉽지 않은 작업이더라.

그럼 지금은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배우로서 본인이 갖고 있는 에너지는 어떤 형태였으면 좋겠나?
문채원: 음… 굉장히 에너지가 있는 분일수록 어떤 캐릭터를 하든, 그리고 연기 외적으로도 뭐랄까, 더 전달력이 센 것 같다. 여자 배우들도 에너지가 있는 분들은 아무리 연약한 걸 해도 그게 전달된다. 나도 그런 것을 오랜 시간 많은 작품을 하면서 켜켜이 쌓아가고 싶다. 말 그대로 건강하게,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걸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싶은 거다. 물론 헬스를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웃음) 눈에 힘을 준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이건 정말 내면적으로 굉장히 강단이 있어야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카메라가 날 찍고 있는데 두렵지만 어차피 배우는 전달력이 센 사람이 이기는 작업이다 보니까 아무리 소심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편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어야 좋은 게 나올 수 있는 것 같다.

아직도 카메라가 두렵나?
문채원: 카메라에 대한 두려움은, 처음처럼 막 떨린 건 아니지만 캐릭터를 처음 마주하고 이 카메라 앞에서 그것으로 소통한다는 것 자체는 아직도 굉장히 떨린다. 보시는 분들의 이야기가 좋으면 좋은 대로 안 좋으면 안 좋은 대로 더욱. 카메라와 우리는 굉장히 가까이 지내야 하고 이걸 되게 사랑해야, 많이 친해져야 나에 대해서 잘 알 수 있는 건데, 현장이 너무 즐겁고 좋아하지만 처음 서는 그 날은 정말 떨린다.

이야기를 들을수록 스스로에 대한 기준이 높다는 생각이 든다. 말한 대로 배우는 어쨌든 보여 지고, 평가받고, 선택받는 사람인데,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것이 열등감이라고 생각하나, 자신감이라고 생각하나?
문채원: 굳이 따지자면 열등감인 것 같다. 이 일이 사실 어떤 면에서는 자신감이 전혀 없으면 못 할 일이기도 하지만 열등감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렇게 주변 상황이 만들기 때문에 많은 배우들이 계속 연기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저 사람처럼 에너지를 담고 싶은 것, 그렇지만 그게 없거나 많이 부족한 것, 아니면 사람들이 사극이 잘 어울린다고 해서 잘 하고 싶은데 내가 또 부족함이 있는 것, 이런 것들. 연기가 아니라도 내가 어떤 사람의 삶의 질이 부러우면 그걸 닮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나. 사실 자신감이 많지 않고, 언젠가는 자신감을 가지고 싶어서 하는 일이다. 언젠가 나도 내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고 싶고, 그 누구보다 내 자신을 아껴주고 싶다. 그렇게 내 모습을 좋아하려면 이 열등감을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우 자체가 아닌 캐릭터로서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내년에는 또 다를 수 있다는 얘기를 했는데, 올해가 좋은 해였던만큼 굉장한 터닝 포인트일 수 있다. 앞으로가 중요한 시점에서 이것 하나는 놓치지 않고 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나.
문채원: 좋은 작품과 캐릭터를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기회니까 중요하지. 음… 결과적으로 무슨 일을 하든 포기하지 않는 게 참 중요한 것 같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유형도 옆에서 포기를 종용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살다 보면 나를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도 그렇기 때문에 나한테 그럴 때가 있다. 하지만 뭐든 자신과의 싸움이지 않나. 한 작품, 한 작품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가 소심해질 수 있고 흔들릴 수 있고 유혹이 있다 해도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맡은 바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요새는 노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잘 해야 한다고들 하고 나도 동의하지만 결국 노력이 베이스에 깔려야 하는 것 같다. 잘 하려는 그 간절한 마음 때문에 자신감이 없다가도 모르겠어, 그냥 하자, 라고 할 수 있는 배포도 생기는 거고. 끝까지 책임지고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려는 그 마음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한 번 더 이 악물고 달렸을 때 만나는 게 골인 지점이니까.

글. 김희주 기자 fifteen@
사진. 채기원 t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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