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각에겐 누구보다 절실한 꿈이었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도전했고, 결국 134만분의 1의 꿈을 이뤘다. 허각은 그 모든 것이 천운이었다고 말하지만, 그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의 우승의 순간까지, 그는 단 두 명이라도 끝까지 노래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고, 꾸준히 노력해온 사람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는 말한다. “연습한 만큼 노래를 할 수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허각이 가수가 되기까지, 그가 꾸었던 꿈 이야기.

그냥 노래가 좋았다: 그냥 나는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만날 혼자 길거리에서 노래를 흥얼흥얼거리고 다녔고, 노래방에 가서 쌍둥이 형과 둘이 노래를 했다. 어릴 때부터 누가 들어주길 강요하지 않았고, 원하지도 않았다. 그냥 노래를 부르는 것이 좋았다. 그게 전부였다.

꿈을 놓지 않았던 힘: 에 출연하기 전에 노래하는 일을 했을 때는 무대 앞에 깔려 있는 의자를 한 번도 가득 채운 적이 없다. 주로 역사 앞이 많았는데, 그 앞이 대로변이지 않나. 5분~10분에 한 번씩 신호등을 건너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오는데 가끔 몇 분씩 내 노래를 듣다가 그냥 가고, 그게 반복됐다. 그땐 그 분들을 멈춰 세워 내 노래를 끝까지 듣게 만들 힘이 없었던 것 같다. 한 번은 노래를 하는데 눈이 내렸다. 앉아 있던 몇 분들도 하나 둘씩 무대 앞을 떠나는 거다. 그런데 한 커플이 구석에서 조용히 우산을 펴고 앉아 내 노래를 끝까지 듣다가 갔다. 그런 분들 때문에 노래를 계속 하게 됐다. ‘어디서든 노래를 하면 들어주는 분이 분명히 있구나’ 하는 힘을 얻었고, 그게 꿈을 놓지 않을 수 있는 작은 힘이었다. 그 작은 힘을 조금씩 키워나가며 노래를 했다.

: 2010년에 Mnet 에 출연하게 되면서부터 나한테 천운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정말 많은 것들이 내게 오고 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우승을 하게 됐고 그 뒤로도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 그게 오히려 더 두렵고, 무섭다. 나한테는 가 모든 것의 시작이다. 우승했다는 것이 끝이 아니다. 우승이 목표도 아니었다. ‘가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꼭 한번 잡아보자’ 이 생각으로 진짜 절실하게 나왔다. 나는 그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운이 너무 좋고, 모든 게 들어맞아 우승을 하게 됐을 뿐이다.

너는 노래 부르는 거 빼고는 없어: KBS ‘불후의 명곡2’에서 ‘Q’를 부를 때 감정 잡기가 쉬웠다. 나이는 어리지만, 많은 경험이 있고(웃음). 사실 그게 내 애절한 목소리의 원동력이다. 대놓고 그런 소리를 들을 정도였으니까. ‘너는 노래 부르는 거 빼고는 없어’.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도 있을 것 같은데. 한번은 내가 광대 같다는 생각을 했다. 친구들끼리 미팅을 하면, 술 먹고 빼놓을 수 없는 자리가 노래방 아닌가. 그럼 여자들의 관심을 사긴 산다. 노래방이니까. 노래를 하니까. 그런데 그게 다다. 끝나고 나면 여자 분들은 다시 비주얼 모드로 돌아가신다(웃음). 그게 반복되면 자괴감도 든다. 엄청난 비련의 경험이 아니더라도, 그런 경험과 고민들이 지금 노래 부르는 감정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오디션의 기억: 요즘 의 논란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나는 그때 촬영하고 있다는 걸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거기 있으면 어떤 사람이라도 그럴 것 같은데, 카메라를 느낄 겨를도 없다. 살얼음판 자체니까. 그러면서 서로 정도 많이 들었다. 제작진 분들도 그렇지만, 누구보다 소중한 열 명의 가족과도 같은 동생을 얻었다. 이 소중한 인연을 절대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허각이 변했다: 에 출연하면서 많은 게 변했다. 내 직업과 주변 사람들이 바뀌었다. 내 삶, 주거지라든지. 3백에 3십 짜리 월세에 살다가 우승 상금으로 전셋집도 구하게 됐고. 하지만 내 자신이 변한 건 아니다. 그 점에서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고 있어서 상당히 씁쓸하고 마음이 아프다. 정말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난 계속 걷던 길을 걷고 있다는 것 뿐이다. ‘인생이 180도 변했다’, ‘인생 역전이다’ 그렇게 말씀들을 하시지만 나는 계속 한 길을 걷고 있다.

연습한 만큼 노래는 나온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그때 기분이 또 한 번 든다. 그러면서 ‘저 분들도 정말 고생한다. 아, 1년 전에 나도 저기 서서 대성통곡을 하면서 소감을 말했었는데’ 하는 생각도 들고, ‘이제부터 시작일텐데’ 하는 마음도 든다. 기획사의 연습생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 나 같은 오디션 출신들은 연습생 시절을 따로 거치지 않고 바로 기회를 잡게 된 거 아닌가. 몇 년간 고생하면서 기약 없이 데뷔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다만 나와 같은 꿈을 꾸고 도전하시는 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노래는 연습한 만큼 나온다. 자기가 가진 꿈을 헛되게 생각하지 말고, 일찌감치 포기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반드시 꿈을 이루실거라고 생각한다. 를 몰랐다면 노래를 그저 취미로만 알면서 일생을 평범하게 살았을 거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을 때 기회를 얻게 됐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모두 희망을 갖고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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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에이큐브 엔터테인먼트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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