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이은재(최지우)와 연형우(윤상현)의 은사이자 두 사람의 결혼에 주례를 맡았던 고정대 선생(신구)은 협의이혼이 아닌 재판이혼을 하겠다고 말한다. 고 선생은 막무가내로 밤 늦게 은재의 집에 찾아가 밥을 차려달라고 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지만, 은재와 형우는 사모에게 고 선생이 치매라는 사실을 듣는다. 그리고 은재는 형우에게 동생을 교통사고로 잃은 트라우마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TV 브리핑] <지고는 못살아>, 이혼하기엔 너무 착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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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대사: “헤어지니까, 자꾸 좋아” – 이은재
의 태생적 한계 중 하나는 이혼을 다루는 드라마인데도 정작 두 주인공의 마음 속엔 이혼이 없었다는 점이다. 천성적으로 심성이 착한 이 드라마는 이혼을 향해 치닫는 과정 속에서도 그악스러운 감정을 드러내진 않았다. ‘사랑하니까 이혼’이라는 설명처럼 이혼을 꼭 해야 할 만큼 불가항력적이거나 절절하지도 않았다. 이혼의 필연성이 부족하니 이혼 뒤 감정이 더욱 애틋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 은재는 “연애 때 슬쩍 챙겨주면서 살짝 무심한, 그 쓰잘데기 없는 나쁜 남자 스타일”이 이혼 후 되살아난 형우가 점점 좋아진다. 영주(조미령)는 “헤어지니까, 자꾸 좋아”라는 은재에게 두 손을 꼭 잡으며 “절대로 그런 내색 하면 안 된다”고 충고한다.
[TV 브리핑] <지고는 못살아>, 이혼하기엔 너무 착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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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 Worst
Best: “4주 후”의 전설, 이혼계의 솔로몬, 신구의 등장은 꽤 신선했다. 등장과 퇴장이 갑작스럽기는 했지만 그간 에 나왔던 서브플롯 중에는 가장 주제에 밀착했고 의미심장했다. 고 선생이 치매라는 사실을 숨기고 단순히 은재와 형우를 다시 엮어주려는 듯 보이게 만든 것도 영리한 설정이었다. 아내 때문에 헤어지려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 고 선생의 이혼 시도는 은재와 형우의 잘못된 이혼을 뒤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장치였다.
Worst : 마치 이혼이란 없었던 것 같다. 은재와 형우의 감정은 이혼 전후의 감정적 소용돌이를 무시하는 것처럼 너무 평온하다. 게다가 다시 시작한 로맨스도 너무 일방적이다. 형우는 은재에게 연애 시절처럼 다정다감하고, 은재는 이미 결혼 전처럼 형우에게 푹 빠진 것처럼 보인다. 형우의 교통사고 트라우마는 이런 이유로 너무 장치적이다. 연민을 연료 삼아 로맨스를 부활시키려는 의도가 선명하게 보인다. 의도가 나쁜 게 아니라 치밀하고 자연스럽지 못한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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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은재와 형우, 이혼 한 번만 더 하면 백년해로하겠어.
– 변호사들은 원래 저들처럼 한가한 것일까?
– 보다 사실적인 이혼에 관한 작품을 보고 싶다면, 영화 를 추천

글.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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