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잘 나이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공유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잘 나이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9월 22일 개봉하는 영화 를 보는 중 당신은 실화의 비극적 무게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악의 도가니 속에서 어깨동무한 부패한 얼굴들에 주먹을 불끈 쥘 것입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는 것은 결국 이 남자의 눈 입니다. 비 내리는 아스팔트 위에서 관객을 응시하던 그 차지도 덥지도 않은 눈은 지금 이 배우가 가진 온도를 나타내고 그가 위치한 좌표를 읽게 합니다. 달려갈 먼 목표점을 찾기 보다는 지금 발 디딘 땅의 주소를 정확히 아는 남자, 공유의 눈과 마주 앉았습니다. 우리의 눈까지 덩달아 밝아지는 느낌입니다.

100: 정말 오래간만이죠. MBC 종영 파티 이후 처음이니 벌써 4년이 지났네요.
공유: 저는 도 읽고 있고, 얼마 전 감상평을 트위터에 쓰신 것도 읽었어요. 팬들이 좋은 글이나 기사들을 스크랩 해 주시거든요.

100: “공유의 눈은 힘주지 않고도 강한 전달력을 만들어 낸다. 의 송강호의 마지막 클로즈업에 비견 할 만 하다”는 글 말이군요.
공유: 예, 사실 그 글을 읽고 기분이 참 좋았는데 보면 누가 욕할까 봐 걱정은 되더라고요. (웃음)

“다시, 라는 말을 제일 많이 했던 작품이었어요”
공유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잘 나이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공유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잘 나이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100: 저 뿐 아니라 에 대한 전반적인 평이 좋습니다.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요?
공유: 제가 인맥이 좁기도 하고 (웃음) 쑥스러워서 시사회에 많은 분들을 초대하진 못했어요. 대체적으로 영화를 본 지인들은 먹먹해서인지 다른 이야기를 안 하고 어깨 두드리면서 고생했어, 라고 하셨어요. 다른 작품을 끝내고 나서 들은 고생했어, 와는 조금 다르더라고요. 무슨 말이 필요해, 같은 느낌이랄까. 같은 소속사에 있는 공효진 씨도 영화 촬영 중에 달려 와주었고, 전도연 씨도 그 다음 주에 개봉이 있는데도 와주셨더라고요. ‘보기도 힘들고 찍기는 더 힘들었을 영화인데 끝까지 잘 버텨줬구나. 진심으로 이 영화가 잘 되었으면 좋겠구나’하는 문자와 함께요. 울컥, 하더라고요. 배우가 배우에게 주는 격려는 좀 다른 느낌이거든요. 저도 ‘ 기대할게요!’ 라고 답장을 드렸죠. (웃음)

100: 영화가 먼저 흥분하면 보는 사람이 부담스러운데, 는 그 반대라서 보는 이들을 더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공유 씨가 연기하는 인호 역시 사건이 주는 충격에 비해 좀처럼 흥분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데요. 사실 분노하거나 내지르면 편할법한데, 이렇게 높지도 낮지도 않은 감정의 톤을 일정하게 유지하기란 게 오히려 더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공유: 예… 어려웠어요. 비교하자면 노래방을 갔을 때 고음이 쫙쫙 올라가는 사람들을 1차원 적으로 아 노래를 잘한다,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노래를 들을 때도 고음이나 저음을 기술적으로 탁월하게 내지 않아도 가슴이 울리는 목소리를 좋아하거든요. 그런 사람들이 진짜 노래를 잘한다고 느껴지고요. 말하자면 인호는 후자같이 표현해야 되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더 어려웠죠. 촬영하는 내내 치열할 수밖에 없었고. 말씀하신 그 톤이라는 것을 유지하는데 조금이라도 삐걱거리거나 넘친다면 보는 사람들이 이 남자를 따라가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감독님께 끊임없이 물어봤어요. 혹시 제가 넘치나요? 많아요? 눈에 힘주고 싶지 않은데 저도 사람이다 보니까 원작에 대한 쇼크가 있잖아요. 생각하다 보면 더 분노도 되고, 눈물 흘리고 싶지 않은데 막 눈물이 날 때도 있고. 그래서 다시, 라는 말을 제일 많이 했던 작품이었어요. 아무리 해도 못마땅한 거죠. 학교 신 찍을 때 감독님이 그러시더라고요. 그렇게 하다가는 중간에 지쳐서 나가떨어질 것 같다고. 잘하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감독님이 그런 타이밍마다 잘 독려해서 이끌어주신 것 같아요. 시사 후 영화에 대해 이런 저런 말씀해주시는 걸 들으면서 아, 그래도 아는 사람은 알아주는구나,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100: 소설 에서 인호는 영화보다 좀 더 무기력한 느낌이 나는 인물이잖아요.
공유: 물론 저 역시 처음에는 인호가 더 남루하기를 고집했어요. 혹 관객들이 보다 지쳐 나간다 할지라도, 보기 싫은 현실을 더 보여줍시다! 라고. 감독님도 같은 의견이었고. 그러나 우리 둘만 영화를 만드는 게 아니니까 그렇게 가면 관객들이 확실히 지칠 거다, 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어왔죠. 저는 배우 입장에서 설사 외면을 당한 들 어떠리오, 실제로 있었던 팩트니까 조금이라도 꾸밈이 있어서는 안 되는 거 아닙니까 했지만 감독님은 저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하셨을 거예요. 다행히 저를 잘 이해를 해주셨고 그런 마음이 너무 감사해서 결국엔 저 역시 현실적으로 절충해야 할 부분을 절충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100: 어떤 절충점인가요?
공유: 인호가 그래도 조금은 동적으로 그려지게 되었던 거죠. 관객들이 조금이라도 해소의 여지가 있어야 하니까요. 화분도 던지고 유리도 깨고.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이게 더 어려운 거예요. 왜냐하면 그 장치가 들어간다고 해도 인호가 아예 다른 사람이 되는 게 아니니까 오히려 그 중간 지점을 배우가 찾는다는 것이 더 어려웠던 거죠.

100: 그런 절충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규명하고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인호의 행동은 단 한 번도 영웅적으로 그려지진 않아요. 그 점이 에 더 사실감 있는 몰입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것 같고.
공유: 첫 미팅 때 감독님에게 그렇게 말했어요. 저는 히어로가 되고 싶어서 이 영화를 찍고 싶은 게 아닙니다. 감독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알아요, 왜 공유 씨가 인호를 하고 싶어하는지. 그렇게 첫 만남에 딱 믿음이 와서 그 이후로 감독님을 붙잡고 매달렸죠. (웃음)

100: 물 대포 맞는 신이 아무래도 이 영화에서 감정적으로 클라이막스인데, 그때도 인호는 시민들을 향해 대단한 웅변을 하지 않잖아요.
공유: 사실 원래 시나리오에는 구구절절 대사가 더 많았어요. 시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이 아이는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아이입니다. 이 아이의 이름은 민수… 그런데 딱 첫 테이크를 가보니까 대사가 필요가 없는 거예요. 과연 인호가 이 말을 다 이을 수나 있을까, 제 정신이 아닐 텐데. 그냥 복 받쳐 올라서 계속 똑같은 말만 미친 사람처럼 반복하게 되더라고요. 사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그래서 대사가 중요한 것 같지 않다고 했더니 감독님 역시 그러시더라고요. 대사 할 필요 없다고 그냥 가이드로 써 놓은 것뿐이라고.

“처음 본 인호는 아, 병신 같은 놈”
공유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잘 나이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공유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잘 나이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100: 소설 는 언제 어떻게 접하게 된 건가요?
공유: 중대장님이 병장 진급 기념으로 선물 하신 책이었어요. 왜 하필 일까 했는데 그냥, 공병장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라고 하시더라고요. 국방부 뉴스에서 앵커도 하셨던 분인데 지금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을 가셨어요. 나중에 인터뷰 할 때 중대장님 이야기 많이 하게 될 것 같다고 했었는데 (웃음) 이렇게 멀리 떠나 계시니 오시면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실 제가 평소에 소설을 찾아 읽는 사람은 아니에요. 그런데 책 앞에 ‘충격 실화’라고 쓰여 있는 거예요. 어 그래? 갑자기 관심이 확 생기더라고요. 그런데 읽다 보니 점점 흥분이 되고 주먹 쥐고 빠져들기 시작했고요. 물론 다 읽고 나서는 이거 상술 아니야? 의심도 했었어요. 상식선에서 너무나 벗어나는 일들이니까요. 혹 작가가 과장한 건 아닐까 하는 마음. 그래서 소설을 덮고 나서 나름대로 이 사건에 대해 찾아보고 확인하고 그런 과정이 있었죠.

100: 원작의 어떤 지점이 공유 씨에게 와 닿았던 걸까요?
공유: 처음에는 아 병신 같은 놈, 이랬는데 점점 인호에 대한 연민이 스멀스멀 올라오게 된 거죠. 가만 보니 그럼 너는 어떻게 살고 있는데?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고. 어쩌면 인호는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가장 가까운 인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읽던 당시 제 환경 또한 영향을 끼쳤겠죠. 생전 처음 해 보는 조직 생활, 개인보다는 단체가 중요하고 개인의 의견이 그렇게 존중 받지는 못하는 곳이니까. 배우로서는 커다란 현실의 벽 앞에서 고뇌 할 수밖에 없는 이런 인간을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이 강하게 들었고요. 이런 복합적인 것들이 강하게 와서 소속사 김장균 대표님에게 군대에서 바로 전화를 했죠. “혹시 공지영 작가의 를 봤냐”고. “봐라, 일단 보고 이야기 하자”고. 결국 말년 휴가 나오자마자 사무실에 달려갔는데 이미 대표님 표정이 안 좋아. (웃음) 저랑 꽤 오래 일을 했던 분이지만 생전 이런 일이 없던 녀석이 갑자기 나타나서 판권 운운하면서 이거 영화로 만들어지면 나 무조건 할 거야를 외치는 모습이 얼마나 당황스러우셨겠어요. 좀 놀랐나봐요. 그래도 왜 쟤가 저렇게 꿈틀거리는지 느끼셨는지 정말 최선을 다해서 알아봐 주신 거에요.

100: 이렇게 처음부터 온 마음을 다해 원했던 영화니 시사 후에 동료들이 던진 “고생했어”라는 말이 그냥 들리지는 않았던 게로군요.
공유: 그렇죠. 남달랐어요. 조마조마했고. 어떻게 보면 모험이잖아요. 사실 대다수가 의심했다고 생각해요. 에이, 공유가 를? 공지영 작가님을 비롯해서 믿어주고 손잡아준 사람들에게 너무 감사 할 수밖에 없었죠. 물론 의욕이 넘쳐서 덤비긴 했는데 첫 촬영 시작하고 나니까 안개가 제 주위에 막 덮쳐오는 느낌이었어요. 게다가 선보이는 시점이 오니까 이렇게 판을 벌였는데 말아 먹으면 어떡하나 걱정도 많이 되었죠. 하지만 는 어느 때보다 배우로서 너무 행복했던 과정이었어요.

100: 아역 배우들의 호연도 돋보였는데요. 어린 배우들이긴 하지만 배우끼리 받게 되는 에너지가 있죠?
공유: 그럼요. 물론 아이들이 아직 현장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고 기술적으로 조금 서툰 부분이 있죠. 하지만 배우를 떠나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맑음이 있잖아요. 그 기운에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연두가 그 커다란 눈으로 아래서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것만 해도 마음이 시렸거든요. 힘들게 짜낸 게 아니라 그저 아이들이 준 에너지를 제가 받아서 풀기만 한 거죠.

100: 그래서인지 어떤 장면보다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인호의 눈이 주는 느낌이 참 좋더라고요.
공유: 인호는 복합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잖아요. 현실에 대한 고뇌, 분노, 돌아가야 할 곳에 대한 걱정까지. 하지만 분명 ‘용기’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저 용기를 겉으로 꺼낼 것이냐, 말 것이냐 기로에 서 고민하는 인물이죠. 한번은 스쳐 지나가면서 감독님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그래도 인호만큼은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이 다른 사람들하고 달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문제는 맑은 눈을 떠야하는데 내가 과연 그런 눈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고민이 되었죠. (웃음) 그나마 아이들을 너무 좋아해서 가능했던 것 같기도 해요. 얼마 전 친한 친구인 (이)천희가 아기를 낳았거든요. 신생아인데도 이목구비가 완전 뚜렷해요. 제 눈에는 그 산후 조리원에 있는 아기들 중에 제일 예쁜 것 같더라고. 하물며 친구 아이가 이런데… 아… 장가갈 때가 됐나? (웃음)

100: 오랫동안 기다린 팬들도 있고 결혼은 활동을 좀 더 하고 가야 하지 않을까요?
공유: 저는 진짜 일찍 결혼하고 싶었거든요. 일도 중요하지만 내 행복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군대 다녀오고 나서 하고 싶은 게 이것저것 너무 많아졌어요. 사실 결혼 후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는 없잖아요. 그게 작품일 수도 있고, 해외에 나가서 공부를 하는 것 일수도 있고. 또 서른다섯 넘기 전에 뭔가를 하고 싶은데 나이에 대한 생각도 있고. 그래서 결혼은 잠시만 내려두자. 생각하니까 편해졌어요. 지금이 참 좋아요.

“앞으로 10년, 더 즐길 수 있을 거 같아요”
공유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잘 나이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공유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잘 나이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100: 사실 속 인호가 처한 특수한 사건이 아니더라도 공유의 인생 역시 영화와 근본적인 고민의 궤를 같이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떤 것과 손을 잡고, 어떤 것을 외면하며 살아야 하는가. 이런 고민과 결정이 심각하게 이루어지는 시기가 되었을 테니까요.
공유: 지금도 여전히 그 고민 속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배우로서 그 고민이 가장 강렬했던 건 스물아홉 때였어요. 과연 내가 지금 배우로서 내 길을 잘 가고 있는가, 첫 단추를 잘 못 낀 건 아닐까, 괜히 지난날에 대한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왔던 시기. 특히 찍기 전, 마지막 한 작품을 찍고 군대를 가야 하는 상황, 그 때가 가장 치열했죠. 그래서 이윤정 감독님은 첫 만남에서 ‘아, 과연 이 사람을 데리고 어떻게 드라마를 찍어야 할까’ 고민을 했을 정도였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마구 마구 스스로를 괴롭히는 사람처럼 보였다고요. 그 때 매니저도 많이 괴롭혔죠. 군대 가기 전에 어떻게 든 이 녀석을 붐업을 시켜야 하는데 대본들 가져와도 다 못하겠다고 그러고. 결국 대본 주면서 이거야! 하는데, 나는 예술영화, 독립영화 이거 두 개 하고 군대 갈게요, 이러고 있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웃음) 사실 제가 은근히 마음이 약해서 하기 싫다고 버티다 가도 결국 하는 식이 많았어요. 물론 그게 다 밑거름이 되었고 얻은 것도 많았겠지만 그때는 자신을 계속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마음을 계속 누르다 보니 곪다가 확 터진 거죠.

100: 하지만 과 함께 그 이후 공유 씨의 인생은 여러모로 드라마틱하게 흘러갔던 것 같아요. 엄청난 인기와 사랑을 경험하기도 했고 군대도 다녀왔고 대중이 생각하는 공유, 공유가 이 직업을 받아들이는 자세 역시 변화가 있었고요. 지난 몇 년을 돌이켜 보면 어떤가요.
공유: 과감하게 이야기 하자면 은 배우로서 제가 분명하게 회복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 모질게도 굴고 상처도 주던 저를 치유해준 드라마. 그렇게 카메라 앞에서 즐겁게 뛰어논 적이 없었어요. 어느 때보다 신났고, 내 열정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던, 다시 시작의 느낌이었어요. 에 철저히 본능적으로 끌렸다고 자부하지만, 사실 그런 건강함이 밑받침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 안에 군대라는 공간에서 인간 공지철로서의 또 다른 회복의 시간이 있었고요.

100: 이윤정 감독님을 비롯해 팀과는 여전한 친분을 유지하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그러고 보면 이언 씨가 떠났다는 게 지금도 믿기지 않네요.
공유: 상민이(이언)의 일은… 인생에서 처음으로 가까운 사람을 잃었던 거거든요. 저는 아직도 이렇게 물어보시지 않은 한, 상민이 이야기를 잘 안 하는데…..

100: 은 그냥 드라마 한 편이 아니라 김창완 씨의 말처럼 ‘2007년 여름’ 에 대한 총체적인 기억이라 그 풍경 속에 분명 있었는데 이제는 부재한 사람이 저도 모르게 떠올랐네요.
공유: 사건 터진 날, 산에 가서 훈련을 하는데 제가 너무 넋이 나가있으니까 총도 못 잡게 했었어요. 결국 발인이라도 보게 해 달라고 애걸복걸해서 나왔는데…. 하지만 아직도 그 녀석이 없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요. 여전히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아직도 무식하게 쥐고 있나 봐요. 대신 지금은 상민이랑 가장 친했던 친구와 참 가까워졌어요. 그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형은 나를 상민이라고 생각하라고 나도 형을 상민이처럼 따르겠다고. 그렇게 되게 맹목적인 동생을 하나 얻었어요.

100: 이제 또 다른 10년이 시작되는군요.
공유: 예. 저는 사실 앞으로 10년이 기대가 돼요. 꽤 재밌을 것도 같고. 물론 30대의 필모그래피는 20대와는 다르겠죠. 더 훌륭하다 아니다가 아니라 다를 거예요. 그것이 과연 어떤 작품으로 채워질지 궁금해요. 대신 이제는 장르나 캐릭터 같은 걸 미리 정하고 들어가지는 않을 것 같은, 개인적으로도 더 즐길 수 있을 거란 느낌이 들어요.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좀 유연해질 필요가 있고, 대중에게 마냥 이끌려 가겠다는 건 아니지만 대중이 원하는 방향으로 때로는 끌려갈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도 느끼고요. 저를 좋아해주고 응원해주는 분들에 대한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해요. 내 걸 뺏긴다는 생각과 기꺼이 하고 싶은 마음은 다르잖아요. 어릴 때는 그저 소모되고 있다고 느꼈는데 그 피해 의식을 이제는 버리게 된 것 같아요. 그렇게 더 이상 스스로를 못살게 굴지 않게 되었고. 이제는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잘 나이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글, 사진. 백은하 기자 one@
편집. 장경진 thre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