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 달콤한 성시경 교수의 강좌 - 음악편
까칠 달콤한 성시경 교수의 강좌 - 음악편
납득이 안 되면 못 견디기 때문에 할 말은 해야 한다. 그런데 기사에 이름이 오르내리면 가슴이 철렁한다면서도 댓글을 본다. 스스로를 ‘소심하고 뒤끝 있는 A형’이라고 말하면서도 경우에 어긋나거나 선을 넘는 일을 당하면 참지 않는다. 감미로운 발라드가 주 종목이지만, 콘서트에서는 반바지를 입고 소녀시대의 ‘Gee’를, 태양의 ‘I Need A Girl’을 선보인다.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만난 성시경은 그렇게 1차원에서 다차원 사이를 넘나드는 종잡을 수 없는 가수였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성시경은 라디오 방송을 하는 듯 솔직하게 대답했고, 때론 강연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거침없이 생각을 쏟아냈다. 성시경이 궁금한 당신을 위해 ‘까칠 달콤한 성시경 교수의 강좌 시리즈’에 초대한다. 첫 번째 챕터는 ‘성시경의 음악’이다.

앨범: 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좋다. 이번에 강승원 형의 곡 ‘처음’을 내가 부를 수 있다는 것도 좋고. 곡을 직접 받으러 다니고, 쓰고, 부르고, 정신없었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나오고 나니까 그냥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웃음)

목소리: 군대 갔다 오고 가장 큰 변화는 늙은 것이다. 목소리도 변했다. 강한 성대가 아닌데 초반에 소리 지른 게 큰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에서 거친 목소리가 나온 것 같다. 윤종신 형과 “야, 우리가 무슨 성악과니? 우리는 우리 삶을 연기하고, 삶에 대한 곡을 쓰는 거니까 괜찮아”라고 얘기하곤 했다. 그런데 그리고 자기는 술, 담배 끊었다. (웃음) 종신 형도 이번에 진짜 잘했다고 칭찬해 주면서 했던 말이 “(목소리) 톤 관리해!”였다. 하하.
까칠 달콤한 성시경 교수의 강좌 - 음악편
까칠 달콤한 성시경 교수의 강좌 - 음악편
가사: ‘오 나의 여신님’을 작사한 심현보 씨는 감성이 누나다. ‘뭐든 다 해주고 싶단 말이야’를 남자는 못 쓴다. 아니, 그 형의 성정체성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웃음) ‘샐러드 한 접시를 깨작대다 그만 먹을 거래요’ 그런걸 보면 여성적인 감성이 있는 사람인거지. “남자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걱정했더니 “너 원래 남자 팬 없어” 혹은 “노래방 가서 여자친구에게 불러줄 거야. 성시경은 싫어 하겠지만” 이라고 하더라.

작곡: 내가 작곡을 했을 때 그냥 멜로디만 쓰는 곡은 누구에게 못 들려준다. 내가 쓴 곡의 대부분 편곡이 나와 있고, 보이싱과 텐션을 거의 정해놓는다. 그냥 랄랄라가 아닌 거지. 데모와 원곡이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그래야 작곡이라고 할 수 있는 염치가 있는 거다. 김연우 형이 부를 곡을 떨면서 보냈는데 ‘노래 잘 쓴다’고 하더라. 이번 앨범에서 박정현 누나를 떠올리면서 쓴 ‘우리 참 좋았는데’가 있는데 나도 팬이었기 때문에 기분 좋았다.

노래: 나는 연기자다. 내가 얘기하는 건 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 (웃음) 노래는 연기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런 상황이라면?’의 감정이고 집중인거다. ‘노래가 되어’ 같은 경우 가수로서 하는 얘기니까 생각하면서 하면 되는 거고. 거꾸로 무슨 일 있을 때도 내 노래를 떠올리진 않는다. 들으면 울컥하는 곡들은 있다. ‘그 자리 그 시간에’나 가사가 좋은 곡들.

‘Gee’: ‘나는 당신이 신나 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이런 뜻이다. 소녀시대 ‘Gee’나 마이클잭슨의 ‘Black & White’ 춤추면서 평생 안 하던 짓 하는 게 좋겠나. 귀가 빨개지고 죽겠는데. 공연에서 보고, 마음껏 웃으라는 거다. ‘애쓰네’ 라고 생각해 달라는 거지. 공연은 재밌어야 한다. 감동받는 건 노래에서 하면 되고. 지난번에 태양의 ‘I Need A Girl’을 보여줬는데 춤 연습을 너무 열심히 했나 보다. 웃어야 하는데 다들 감상을 하더라. 그 때 생각했다. ‘망했다! 웃겨야 하는데’

다음 강좌: 까칠 달콤한 성시경 교수의 강좌 Chapter 2, ‘성시경에게 안티란?’

사진제공.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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