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브리핑] <비틀즈 코드>, 오리무중의 토크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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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줄 요약
이승열과 씨스타가 평행이론으로 만났다. 이승열은 “뮤지션들이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이거나 “마니아 층에게만 천재 뮤지션일 수 있는 뮤지션”이다. 씨스타는 그저 “‘So Cool’로 돌아온” 씨스타다. 둘 사이에는 ‘가식걸’과 ‘기억할게’가 숨바꼭질 평행송이고, 제목에 ‘비’가 있는 ‘비와 당신’과 가사에 ‘라켓’과 ‘라익’이 있는 ‘So Cool’은 대단한 스타가 있는 평행송이다. 출연자들의 거리 만큼이나 새삼 대단해 보이는 평행이론이었다.
[TV 브리핑] <비틀즈 코드>, 오리무중의 토크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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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대사 : “(이승열 씨 스케줄이) 없을까봐 너무 긴장했는데” – 유세윤
씨스타는 새 앨범을 내자마자 음원차트 1위에 오르고 내일 모레까지 스케줄이 쉴 틈이 없다. “반면에”란 단어와 함께 이승열에게 고개를 돌린 윤종신, “오늘 스케줄은 어떻게 되죠?” “전 오늘 두 개가 더 있긴 해요.” 동시에 터진 함성. 유세윤은 이승열의 스케줄이 “없을까봐 너무 긴장했다”며 가슴을 부여잡는다. 이처럼 이날 방송의 많은 분량은 이승열이 누구인지 직간접적으로 설명하는 데 소요됐다. 10만 원대에 이르는 레어 아이템 앨범과 저주받은 걸작에 대한 이야기부터 영화 OST에 수록된 ‘Butterfly’의 한 부분을 머쓱하게 부르는 것까지 ‘이야기’가 아닌 ‘설명’이 너무 많았다. 덕분에 이승열의 음악적 카리스마 대신 청순한 표정이 부각됐다.
[TV 브리핑] <비틀즈 코드>, 오리무중의 토크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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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Worst
Best : 는 게스트의 이야기가 아닌 MC들의 개그 경쟁이 중심인 특이한 토크쇼다. 평행이론이라는 4차원 코드를 끌어들인 덕에 오락가락 정신없는 대화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여지고 시청자는 MC들의 카오스 개그 속에서 화제의 맥을 놓치면서도 재미있게 토크쇼를 받아들이게 되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유앤미블루 출신의 이승열과 씨스타의 낯선 조합도 흥미롭다. “뿌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는 이승열이 한대수를 음악적 뿌리로 생각하게 됐다거나, 결벽증이 있다고 말하는 것을 TV에서 보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물론 이승열과 씨스타의 조합으로부터 신선한 토크 재료들을 많이 발굴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말이다.
Worst : 평행이론의 재미는 무차별적인 갖다붙이기 속에서 피어나는 우연의 일치다. 이승열과 효린의 결벽증처럼 사실을 바탕으로 한 평행이론은 토크를 이어나가는 기본적인 수단일 뿐 의 비밀병기는 아니다. 평행이론이 제시하는 우연의 일치는 억지스러움 속에서 말이 되는 무언가가 나올 때 쫀득해진다. 대덕연구단지 108명의 박사가 이날 전송해준 평행이론은 억지스러울 뿐 흥미로운 어떤 것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그나마 그 속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도 MC들의 개그 욕심 때문에 자꾸 끊기곤 했다. 속의 이승열은 여전히 오리무중의 뮤지션이다.

동료들과의 수다 포인트
– 대덕연구단지 박사들, 바짝 긴장해야겠어.
– 김영민의 발견. 그를 고정으로!
– 월드 평행이론은 꼭 해야 하나?

글.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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