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 A “저희끼리 많이 친해져서 이제 잘 맞아요”
miss A “저희끼리 많이 친해져서 이제 잘 맞아요”
“이야, 좋다, 좋아!” 일렬로 서서 카메라를 응시하던 miss A가 두 명씩 짝을 이룬 순간, 포토그래퍼의 목소리가 커졌다. 페이와 수지는 등을 맞댄 채 귀여운 포즈를 취했고, 그 옆에서 민과 지아는 서로 부둥껴 안고 까르르 웃더니 급기야 뽀뽀하는 시늉을 했다. 9개월 만에 정규 1집 앨범 < A Class >를 발매한 miss A의 무대만 보면 사실 ‘Bad Girl Good Girl’로 데뷔했던 1년 전과 변함이 없다. 여전히 쿨하고 당당한 여자를 노래하며, 누워서 두 다리를 꼿꼿이 세운 채로 공연을 시작하는 과감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그러나 그 무대를 만들어가는 miss A는 많이 달라졌다. 아니, 가까워졌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무대 위에서는 “라이브를 전혀 못할 것 같은 어려운 안무”를 함께 맞춰가고 무대를 내려오면 티격태격 장난치느라 정신없는 그들은 이제 “멤버들끼리 친하고 잘 맞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군부대 위문공연을 하러가는 역사적인 날, 한껏 들떠있는 miss A를 만났다.

곧 군인들의 우렁찬 ‘떼창’을 듣게 될 텐데, 기분이 어때요?
수지: 다른 가수 분들이 거기서 힘을 많이 얻고 온다고 하셔서 기대하고 있어요.
페이: 굉장히 신나고 반응이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무대에서 100%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워요”
miss A “저희끼리 많이 친해져서 이제 잘 맞아요”
miss A “저희끼리 많이 친해져서 이제 잘 맞아요”
지난 주말 MBC 녹화를 했는데 결과에 만족해요?
수지: 저는 100m 달리기 예선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했어요. 4등으로. (웃음)
민: 지아 언니는 허들, 페이 언니는 높이뛰기를 했는데 둘 다 진짜 잘했어요.
페이: 사실 높이뛰기 하기 전에 갑자기 체해서 위가 좀 아팠어요. 원래 못할 수도 있었는데 그냥 했거든요. 제가 이렇게 잘 뛸 줄 몰랐어요. 왜냐면 씨스타 분들도 운동 잘하시잖아요. 다들 너 아픈 거 맞냐고 물어보셨어요. (웃음)
민: 진짜 감동받았어요.

후속곡 없이 정규 1집 활동을 마무리했는데 아쉽지 않아요? 데뷔 때하고 기분도 달랐을 거 같고.
수지: 스케줄이 많아서 몸이 힘들어지니까 무대에서 100% 다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서 많이 아쉬워요. 데뷔 때는… 음.. 작년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웃음) 그만큼 바쁘게 활동했던 것 같아요.

페이는 이번에 1등했을 때 엄청나게 기뻐하는 표정을 짓는 모습이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던데 (웃음) 여전히 1등 하는 게 소중한 거 같아요.
페이: 네 봤어요 .(웃음)
수지: 눈 커지고 코도 커지고 입도 커질 때? (웃음)

그래도 작년보다 여유로워졌다고 느낀 게 SBS 에서 ‘Good-bye Baby’ 1위 앵콜 무대를 할 때 MC 조권이 함께 춤을 추는데 지아가 “내 이름은 조권이 아닌데”라고 개사해서 부르던데요. 미리 맞춰본 무대였나요?
페이: 권이를 따로 만날 시간이 없었어요.
지아: 그냥 그 자리에서 바로 튀어나왔어요. 그래서 가사를 틀렸어요. (웃음) ‘조권이’라고 해야 되는데 ‘조권가’라고 불렀어요.

그 부분에서 ‘내 이름은 수지가 아닌데 자꾸만 실수로 수지라 부를 때’라는 가사를 받았을 때 어땠어요?
수지: 당황스러웠어요.
페이: 아… 이건 아닌 것 같다… (웃음) 실명이 나오는 게 좀 그런 것 같아서 박진영 PD님께 여쭤봤더니 미스에이의 수지를 뜻하는 게 아니라 평범한 일반인 여자를 대표하는 이름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저희 중에서 수지 이름이 가장 평범하니까.

수지가 그 파트에서 팬들의 반응을 보고 세 번에 걸쳐 표정을 바꿨다고 하던데요? (웃음)
수지: 제가 팬카페 모니터링은 항상 하는데, 그건 바꿔야겠다고 마음먹고 바꾼 게 아니라 그냥 어떻게 하다보니까 조금씩 다른 표정이 나왔어요. (웃음) 처음엔 썩소를 지으려고 했다가 다시 웃다가, 되게 깨알 같은 퍼포먼스였어요.

“한국어 랩 발음 어려워서 많이 울었어요”
miss A “저희끼리 많이 친해져서 이제 잘 맞아요”
miss A “저희끼리 많이 친해져서 이제 잘 맞아요”
‘Good-bye Baby’는 남자 앞에서는 당당하지만 속으로 상처 받는 여자의 복잡한 심리를 담아낸 곡인데, 가사를 어떻게 이해했어요?
민: 제가 그런 여자가 되어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노래를 들으면 진짜 이 남자 때리고 싶다, 그런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제 파트인 ‘아무런 말도 하지 말고 이대로 사라져 주는 거야’를 부를 때 정말 시원해요.

‘하나부터 열까지’의 마지막에 한숨소리도 기억에 남아요. 되게 감정실린 느낌이던데 (웃음) 누가 했어요?
페이: 제가 했는데, 굉장히 어려웠어요 길게 해도 안되고 짧게 해도 안되고, 감정을 넣어야 되요. 한숨소리도 시간에 딱 맞춰서 해야 했는데, 사실 저는 그냥 생각없이 “허~”했어요.
민: 허~….. 앨범 잘되야 하는데 (웃음)

페이와 지아는 요즘에 한국어 실력이 많이 는 것 같아요. Mnet 에서 페이가 ‘멍하니’를 불렀을 때, 발음도 정확했지만 무엇보다 가사에 감정을 담아내던 데요.
페이: 사실 예전처럼 한국어 공부를 맨날 하진 못하는데, 제 생각에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실력이 확 늘어요.
지아: 아직까지 90도로 인사하는 문화는 이해가 안 될 때도 많은데, 확실히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한국말이 많이 늘었어요. 이젠 불편한 게 거의 없어요.

이젠 ‘헐랭방귀’ 같은 말도 자유자재로 쓰던데요? (웃음) 누가 알려줬나요?
지아: (민을 쳐다본다)
민: 제가 연습생 시절부터 가르쳤습니다! 하하.

한국어 랩을 소화하는 건 어땠어요?
지아: 발음이 정말 어려워서 많이 울었어요.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날 속였지’라는 부분은 한국 사람한테도 어려운 발음인데, 그 느낌을 살려서 랩을 해야 되잖아요. 랩 끝나고 나면… 그냥 죽어요. 하하하. ‘이제는 Bye bye’까지 하고 헉헉…

전체적으로 보컬 디렉팅은 어떻게 받았어요? ‘Good-bye Baby’는 각자의 파트도 중요하지만 코러스가 계속 이어지는 곡이라 박진영 PD가 디테일하게 주문했을 것 같은데요?
민: 깨알 같은 부분이 굉장히 많았죠. 일단 가사에 맞게 감정표현을 하는 게 포인트였어요. 글자 하나하나 디렉팅을 받았어요. 가령 ‘뒤돌아서’에서 ‘서’에 감정이 없다고. (웃음) 뭔 말인지 알지?
페이: 맞아, 뭔지 알아. 하하. 춤이 노래의 호흡 하나하나에 다 맞추는 거라서 연습할 때 정말 힘들었어요. 라이브 못할 거 같다고. 그런데 안무 선생님께서 저희한테 ‘괜찮아, ‘Bad Girl Good Girl’때도 처음엔 어렵다고 하다가 결국엔 다 했잖아. 연습 많이 하면 잘 될거야’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익숙해지니까 그렇게 많이 힘들진 않았어요.

“춤추다가 머리카락도 엄청 많이 뽑혔어요”
miss A “저희끼리 많이 친해져서 이제 잘 맞아요”
miss A “저희끼리 많이 친해져서 이제 잘 맞아요”
마치 구렁이를 표현하는 듯한 동작도 나오는데, 그게 그렇게 유연하게 휘기가 쉽지 않잖아요.
수지: 처음엔 많이 다쳤어요. 고개를 숙인 채로 바닥을 손으로 탁! 쳐야 하는데, 제가 긴 생머리라서 춤추다가 머리카락도 엄청 많이 뽑혔어요. 어려운 동작이긴 한데 이게 또 저희 무대를 보는 재미인 것 같아요.
페이: 저도 방법을 잘 몰라서 많이 다쳤어요. 저희가 ‘하지 말고’를 부를 때 그냥 골반을 튕겼는데 박진영 PD님이 보시더니 그게 아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작은 동작이지만 은근히 어려웠어요.
민: 저같은 경우는 그렇게 가사나 노래에 딱딱 맞춰서 하면 춤추기 훨씬 편한 것 같아요. ‘뛰어~난’ 이럴 땐 늘리고, 딱 가사 들으면서 정말로 정박에 딱딱딱 맞추는 거잖아요. 노래와 딱 맞게 정석적으로 안무를 짠 것 같아서 오히려 추기 편했죠.

허벅지에 마이크를 차는 것도 멤버들의 아이디어라고 들었어요. 앨범에 좀 더 참여하고 싶은 부분이 많았을 거 같아요. 민: 저희가 전부 다 참여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이번 앨범은 저번보다 훨씬 저희 의견이나 이런 것들이 반영됐어요. 춤도 저희가 의견을 많이 냈고. 이제는 박진영 PD님과 협상이라고 해야하나? (웃음) 아니, 의논! 의논을 통해서 저희 의견도 잘 들어주세요.

무대에서 수지만 유일하게 고양이 귀를 달고 나오는데, 그 콘셉트는 어떻게 정해진 건가요?
수지: 다른 멤버들은 다 콘셉트를 잡았는데 저만 확정이 안 됐어요. 그래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었는데 헤어스타일리스트 언니가 이거 하면 귀엽겠다고 하셔서 고양이 귀를 하게 됐어요. 저도 평소에 귀여운 걸 엄청 좋아해서 괜찮을 것 같았어요.

최근 Mnet 에 수지 씨 친구나 선배들이 출연하면서 수지씨도 잠깐 얼굴을 비췄는데, 불과 2년 전만 해도 < 슈퍼스타K > 오디션을 봤던 사람으로서 감정이 남다를 것 같아요.
수지: 그 때 정말 운이 좋았고 저한테 온 기회를 잘 잡은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신기해요.

친구가 전화통화로 예선에서 떨어졌다고 말하자마자 “헐 대박 뭐래?”라고 반응하는 걸 보고 진짜 여고생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웃음)
수지: 사실 방송 중인 줄 몰랐어요. 저는 진짜 그 친구가 붙을 줄 알았는데 떨어졌다고 해서 좀 충격 받았거든요. 그래서 그런 말이 튀어나왔어요.

민은 KBS 에 고정 출연하면서 얼굴을 많이 알렸어요. ‘깝민’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온 힘을 쏟았는데, 그 때는 어떤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던 것 같아요?
민: 주위에서는 방송과 실제모습이 정말 똑같다고 하셨는데, 솔직히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할 때는 100% 제 자신이 되진 못하는 것 같아요. 선배님들이 많이 계시니까 긴장도 되고 말조심도 해야 되잖아요. 일부러 ‘깝민’ 캐릭터를 만들었다기보다는 그냥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연습생 시절 얘기도 많이 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지난 8년은 어땠던 것 같아요?
민: 사실 연습생기간은 굉장히 길었는데 저는 그 시간동안 정말 연습만 해온거잖아요. 뭔가 딱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었고. 힘들었어요. 앞날에 뭐가 있을지 몰랐으니까. 생각해보면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시간이었겠죠.

그 시간을 지난 뒤 인기 걸그룹의 멤버가 됐어요. 인기도 많은 만큼 작은 행동 하나에도 온갖 말들이 따라다니는데, 그런 시선이 힘들진 않아요?
민: 그런 부분에 대해 스트레스를 안 받는 건 아니에요. 그렇지만, 저희는 저희 일을 하는 거고 저희에 대해 관심갖고 기사를 쓰시는 분들도 그분들의 일을 하시는 거잖아요. 그걸 저희가 안 좋게 생각할 건 아닌 거 같아요. 그 분들의 일을 존중하고. 다만 어떤 경우에는 좀 너무하다 이럴 때도 있는데, 그게 지금 저희의 상황인 거잖아요. 저희는 조심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희 상황에 대해 스스로 이해해야 하고. 그렇다고 우리가 뭔가 큰 죄를 지은 것도 없으니까 (웃음)

그런 일들이나 연습생 시간을 거쳐 얼마 전에 < JYP Nation in Japan 2011 > 콘서트 무대에 섰어요.
민: 공항에 나와 계신 해외 팬들을 보고 정말 신기했어요. 제가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도 다 보시고 ‘깝민’이라는 캐릭터도 아시는 거예요. ‘KKAB MIN’이라는 플래카드까지 들고 오셔서 (웃음) 캅민~ 민~ 이렇게 불러주셨어요.
수지: 한글 플래카드도 있었잖아. 하하.
지아: 진짜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저희가 아직 일본 데뷔를 안 했는데 팬들이 저희 이름표 만들어서 다 들고 있는 거예요. 박자 맞춰 야광봉 흔들면서 노래도 같이 불러주셔서 공연할 때도 정말 신났어요. 그 무대가 그리워요.

해외 진출을 하기도 전에 miss A 노래와 춤을 따라하는 해외 팬들이 생겼군요.
민: 공연 끝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먼 친척을 보고 온 느낌이에요.
수지: 진짜 해외 공연을 갔다 오면 힘을 받고 오는 것 같아요. 기분이 정말 좋아요.

“가족과 멤버들이 제일 중요해요”
miss A “저희끼리 많이 친해져서 이제 잘 맞아요”
miss A “저희끼리 많이 친해져서 이제 잘 맞아요”
페이와 지아는 한국 연예계 활동을 한 지 1년 정도 됐는데, 이렇게 한국에서 주목받는 가수로 살아보니 어때요?
지아: 잠도 많이 못 자고, 그냥 연습생 같아요. 아직 가수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물론 해외 공연을 갔을 땐 제가 가수라는 걸 느끼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느낌을 확실하게 받은 때가 없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활동하는 것 같아요.

1년 동안 활동하면서 멤버들 외에 친해진 동료 가수들도 있어요?
지아: 맨날 방송국에서 마주치니까 많이 친해지긴 했는데요, 따로 밖에 나가서 같이 놀진 않아요.

하지만 김희철 씨가 쪼코볼 멤버들과 함께 찍은 사진에 지아도 있던데요?
지아: 쪼코볼이 뭐에요?
민: 희철이 오빠가 만든 모임. 그 때 뮤직비디오 같이 찍었잖아.
지아: 아! 제가 희철 오빠랑 좀 친하거든요. 오빠가 저한테 연락해서 뮤직비디오 촬영 도와달라고 했어요. 쪼코볼 멤버들과 다 친한 건 아니고 희철이 오빠만! (웃음)

어떻게 친해졌어요?
지아: 희철 오빠가 중국이랑 중국어에 관심이 정말 많아요. 저한테 인사할 때도 중국어로 인사하고. (웃음) 저희가 처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되게 못했는데 오빠가 한국말 같은 거 많이 도와줬어요. 그래서 연락을 자주 해요.

점차 한국에 적응하고 친구들이 많이 생겨도 문득 고향이 그립거나 힘들 때가 있을 텐데, 그럼에도 miss A 멤버로 자신감 있게 활동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 같아요?
민: 민영이(민의 본명) 때문이라고 해도 돼 (웃음)
지아: 진짜 스트레스 받거나 힘들 때는 중국에 있는 친구들이나 부모님과 통화 한 번 하면 거의 다 풀려요. 한국말은 생각하면서 해야 되는데 중국말은 정말 편하거든요. 말이 막 바로 바로 나와요. (웃음)
페이: 가족과 멤버들이요. 저희끼리 많이 친해져서 이제 잘 맞거든요. 그게 저한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글. 이가온 thirteen@
사진. 채기원 t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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