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일
2011년 9월 1일
MBC 밤 12시 10분
정신 차리기 어려울 정도의 속도다. 주민 투표가 무산되고, 오세훈 시장이 사퇴하자마자 곽노현 서울교육감의 선거비리의혹이 터졌다. 그가 건넨 2억이 본인 말대로 선의에 의한 것이었는지 후보 사퇴의 대가였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여권과 몇몇 매체는 그의 범법을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야권과 몇몇 진보적 인사들도 표적 수사 의혹을 제기하면서도 책임 있는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주제로 한 오늘의 이 중요한 건, 곽노현 교육감의 잘잘못을 따지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그가 실행하려 했던 정책들의 실천 유무를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치환하려 하는 불순한 프레임을 경계하기 위해 눈을 크게 뜰 필요가 있다. 잘못된 문제 설정에선 어떤 치열한 토론으로도 올바른 답을 끌어낼 수 없다.
2011년 9월 1일
2011년 9월 1일
KBS N SPORTS 저녁 7시 50분
약 1년 1개월 전, 한국은 20세 미만의 소녀들이 이룬 쾌거에 대해 열광하고 미안해했다. 무관심 속에서 훈련하고 출전했던 U-20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팀은 4강을 기록했고, ‘지메시’ 지소연은 세계 톱클래스 수준의 실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열광도 잠시, 다시금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졌고 그들은 다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런던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최종예선전을 치른다. 물론 미안함과 안쓰러움만으로 경기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젊은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을 스포츠 경기 보기 딱 좋을 시간에 오직 무관심 때문에 놓치는 건 아쉬운 일이다. 미드필더로 보직을 옮긴 지소연은 공간을 만들어내고, 베테랑 공격수 박희영은 전방을 지휘한다. 그들이 런던올림픽 본선에서 다시 한 번 큰 성과를 냈을 때, ‘내 이럴 줄 알았지’라 으쓱거리고 싶다면 오늘 경기부터 관심을 가지면 어떨까.
2011년 9월 1일
2011년 9월 1일
KBS2 밤 11시 15분
MBC 가 예능에 끼친 공로가 있다면, 영화 홍보가 걸린 섭외라 해도 토크쇼가 그걸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 비슷한 출연자들이 순례하는 중에도 각 토크쇼가 개성을 잃지 않는 건 그 때문이다. 출연진이 지난주 ‘김수미와 철없는 자식들’이라는 콘셉트로 에 출연했다면, 이번 주에는 남녀 성비를 맞춰 신현준, 탁재훈, 현영과 유민 조합으로 에 출연한다. 신현준은 과거의 스캔들 경력 때문에 연구실 문을 열어놓고 학생을 면담하는 조건으로 교수에 임용된 에피소드를 밝히고, 탁재훈은 수영복 방문 판매를 했던 젊은 시절을 이야기한다. 같은 재료라 해도 다르게 조리하면 전혀 다른 맛을 내는 법. 그러고 보면, 새삼스럽지만 유재석, 참 대단한 사람이다.

글. 위근우 기자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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