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KBS 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촬영을 거부하고 미국으로 떠난 한예슬이 다시 돌아와 촬영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다. 16일 오후 한예슬의 소속사 싸이더스HQ 관계자는 “한예슬의 어머니와 함께 지속적으로 한예슬을 설득해 현장에 복귀하도록 했다”며 “귀국 일정은 한예슬의 어머니가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귀국하면 제작사와 시청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최선을 다해 끝까지 촬영에 임할 것”이라면서도 “어떤 방식으로 사과할지는 한예슬이 귀국해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예슬의 복귀 의사 표명에 제작사 이김프로덕션과 KBS 측은 긴급 회의에 들어갔다. 양측은 한예슬이 납득할 수 있는 사과를 하고 다음주 12, 13회가 정상적으로 방송될 수 있는 시점에 복귀한다면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싸이더스HQ 측은 가능한 18일까지 한예슬이 복귀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고 있다. KBS 측이 비공식적으로 내걸고 있는 복귀 데드라인도 18일 오전이기 때문이다. 제작사와 KBS 측도 여주인공을 교체해 나머지 분량을 촬영하는 것과 한예슬을 받아들여 드라마를 끝마치는 것을 동시에 고려 중이다. 소속사의 계획대로 한예슬이 18일 오전까지 복귀해 공식 사과를 하고 촬영장에 복귀한다면 ‘여주인공 교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막을 수 있게 된다.

한예슬의 소속사와 제작사, KBS가 공통적으로 바라는 것은 의 정상적인 방송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한예슬이 촬영에 복귀한다고 해도 드라마가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힘들다.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크게 상처를 받은 데다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본적인 믿음이 깨져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완성되는 것 자체에만 의미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예슬이 돌아온다 해도 제작사가 진행 중이던 민·형사상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후 한예슬의 연예계 활동 역시 불투명하다. 한예슬의 활동 의지가 확인되고 있지 않은데다 소속사와의 계약도 내년 1월이면 끝난다. 현재의 상황이라면 한예슬이 새로운 소속사를 찾는 것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현재로서는 하반기 개봉 예정인 영화 와 CF 계약이 관건이다. 를 투자·배급하는 CJ E&M 측은 “현재로선 상황이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볼 뿐”이라면서 “개봉 시기를 비롯한 여러가지 사항들에 대해선 추후에 결정할 것”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CF 계약을 맺은 업체들 역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11회는 16일 오후 10시 정상적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글.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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