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과 고민. ‘남자니까 웃는거야’로 다시 돌아온 옴므의 2AM 창민과 에이트 이현이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뱉은 단어였다. 이는 지난해 ‘밥만 잘 먹더라’로 옴므의 시원한 이미지를 보여준 후 두 번째 활동부터 옴므만의 색깔을 보여줘야 하는 두 보컬리스트의 위치를 말해주기도 한다. 다시 옴므로 뭉치기까지 창민은 2AM과 KBS ‘불후의 명곡 2’(이하 ‘불후의 명곡 2’)에서 기존의 색깔과 다른 새로움을 만들기 위해 뛰어왔고 이현은 ‘내꺼 중에 최고’로 솔로와 에이트로서의 활동을 이어왔다. 서로 다른 길에서 얻은 경험은 “대조되는 목소리로 옴므만의 새로운 색깔”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자양분이 됐고, 남자 듀엣이 인기를 얻기 힘들어지는 현재 음악계에서 “쉽고 편안한 음악”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힘이 됐다. “막연히 꿈이라서가 아니라 무대에 오르는 순간순간을 좋아해” 음악을 하고, 그 음악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하기 위해” 계속 달리고 있는 옴므를 만났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뭉쳤다. 이젠 정식 팀 같은 느낌도 드는데, 어떤 기분인가.
이현: 지난해 ‘밥만 잘 먹더라’가 많은 인기를 얻고 “옴므가 지속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옴므를 통해 젊은 노래를 하는 친구들이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었다. 이번 옴므 활동으로 전에는 옴므가 프로젝트 개념이었지만 이번에 굳히기에 들어가서 “나와 창민이가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하고 음악도 달라서 육체적으로 힘든 것 빼고는 에이트 활동과 혼선은 없었다.
창민: 지난해 연말 2AM 활동을 마무리한 후 만약 쉬지 않고 발라드만 계속 했다면 노래 부를 때 지겨웠을 것 같다. 하지만 2AM 콘서트도 발라드와 댄스 등 여러 장르가 있어서 두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꾸밀 수 있던 것처럼 옴므와 ‘불후의 명곡 2’에서 각각 다른 상황, 새로운 장르를 해서 좋았다.

‘밥만 잘 먹더라’는 프로젝트에 가까웠지만 ‘남자니까 웃는거야’ 부터는 이런 음악이 옴므의 색깔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옴므의 특성을 뭐라고 보나.
이현: 일단 쉬워야 한다. 옴므하면 여름이 생각났으면 좋겠고 여름은 더우니까 쉬운 게 좋을 것 같다. 시원시원하게 지르는 노래와 재밌는 무대가 필요하다. 그 외에 음악적으로 깊은 부분도 고민하고 신경 써야하지만 가장 염두에 둘 것은 쉬워야 한다는 거다.
창민: 동의한다. ‘밥만 잘 먹더라’는 1회성으로 지나가는 곡만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그 때 “2AM의 창민, 에이트의 이현이 만난 옴므”라는 인식이 잡힌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쉽고 재밌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음악이었던 만큼 반응이 좋았다. 두 남자가 서로 쳐다보고 웃는 것도 패러디 되고 (웃음) “기대 했던 옴므의 음악이 또 왔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면 좋겠다.

“서로의 변화를 맞추며 작업하는 것이 본능이다”

‘남자니까 웃는거야’는 ‘밥만 잘 먹더라’와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멜로디는 더 반복적으로 스트레이트하게 진행된다. 이런 노래를 부르는 건 어땠나.
창민: 첫 녹음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강속구로 불렀다. 90%로 시작해 100%로 끝냈다고 해야 하나. 우리도 노래 부르면서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니까 1절에서 많이 아끼자”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음역대가 너무 높아서 힘을 아낄 수 없었다. 힘을 다 써도 힘든 음역대니까. 처음 녹음을 끝냈을 때는 잘 됐다 생각했지만 프로듀싱을 한 (방)시혁이 형이 둘이 지르기 경쟁하냐고 하더라. 결국 다시 다 녹음했다. 여러 번 녹음하고 부분마다 좋은 걸 쓴 게 아니라 두 세 번 다 불러서 마무리했다.
이현: 이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다시 고민하기도 했다. 이 부분을 보컬로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녹음에 여러 노력을 하면서 타이틀곡으로 결정했다. 사실 ‘남자니까 웃는거야’는 후렴구를 많이 고친 노래고, 보컬보다는 구성에 노력을 많이 들였다. 변화에 한계가 있는 보컬보다는 곡의 구성으로 해결했다. 그래서 새롭다기보다는 재밌는 경험이었다. 마스터링이나 믹싱 작업도 곡을 더 좋게 만들었다. 마스터링 전에는 악기가 덜 들렸다면 최종 마스터링 때는 악기 소리가 다 들리며 곡이 더 좋게 만들어졌다.

창민이 노래에서 부르는 밀도 있고 진한 톤과 시원하게 퍼지는 이현의 목소리를 다 담으려면 믹싱과 마스터링을 할 때 힘들었을 것 같다.
창민: 그래서 라이브가 더 좋다는 분들도 있다. 음향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걸 라이브가 해결해주는 부분이 있어서. 사실 녹음 전부터 키 조정에 문제가 있었다(웃음) 시원한 곡이라 높은 음역대가 좋은 건 사실이지만 라이브 하기 너무 힘든 곡이었다.
이현: 사실 키도 너무 높아서 부르기 힘든 노래다. 처음부터 “달려보자”하니까 듣는 사람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다. 녹음 작업을 여러 번 한 것도 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1절과 2절에 음정의 차이도 미묘하게 다르게 했다. 솔로곡 ‘내꺼 중에 최고’를 부른 게 창법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됐다. ‘내꺼 중에 최고’에서 조금 가볍게 부르는 걸 터득해서 이번에는 기존 방법과 변형한 방법을 섞어 썼다.

두 사람이 확실히 대조적으로 부르더라. 창민은 2AM 때보다 더 강하고 밀도가 있던데.
창민: 2AM 보다 2배 정도는 더 땡땡하고 (웃음) 세게 부른다. 2AM은 조화가 가장 중요한 팀이라 옴므와 다르다. 네 명이 각자의 색깔로 노래를 부르면서 하나의 감성을 만들어가는 것이 더 쉽다. 2AM 1집의 ‘이 노래’는 한 사람이 불렀냐는 말도 들어봤다. 반대로 옴므는 서로 목소리가 대조되면서 더 진해진다. 형과 나의 느낌이 각각 합쳐져 음악이 완성된다. 그래서 내가 마구 질러도 서로의 색깔이 대비되면서 옴므의 색깔이 나온다. 보컬의 색깔이 다를 때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 못하는 점을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다. 난 딴딴한 높은 음역을 부르고 형은 중후한 목소리로 아래를 채운다. 한 명씩 부르면 어딘가 아쉬울 음악이 합쳐지면 튀지 않는다. 서로 아쉬운 부분을 옴므 활동으로 채울 수 있었다.
이현: 옴므 노래를 녹음할 때는 내가 조금 변화하면 창민이도 거기에 맞춰 조금씩 변화해 녹음해준다. 그런 건 본능이고 팀웍이기 때문에 옴므가 정말 한 팀이라는 생각이 든다.

‘불후의 명곡 2’의 권재영 PD가 창민이 듀엣곡 ‘바다에 누워’를 준비할 때 곧바로 이현을 선택했다고 말하더라. 옴므라는 기존 팀을 선택한다는 게 걱정될 수도 있었을 텐데, 팀워크가 확실히 좋은가 보다(웃음)
이현: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마 선택 사항이 많지 않았을 거고 날 버리기도 쉽지 않았을 거다(웃음) 많은 분들이 우리가 호흡을 많이 맞췄을 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 ‘밥만 잘 먹더라’ 빼고 호흡 맞출 일이 없었다. ‘밥만 잘 먹더라’ 외에 다른 곡은 안 맞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서로 아이디어를 내는 방식이 비슷해서 괜찮았다. 창민이는 특이한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게 나랑 비슷하다. 예를 들어 모두들 ‘바다에 누워’라고 하면 바닥에 누울 거라 생각해서 아무도 안 하지만 우리는 했다 (웃음)
창민: 둘이 무대에 관해 이야기하면 정말 잘 통한다. 특이한 거 하나에 대해 목숨 거는 스타일이니까 (웃음) 무대가 끝나고 노래 잘한다는 평가는 당연히 받고 싶은 거고, 특이한 무대로 우리를 더 잘 기억해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남자니까 웃는거야’ 때 뮤직비디오에서 싸운 부분을 살리고 싶어서 노래에는 방해 안 되도록 멱살을 살짝 잡았다. 그런 점을 살리면 보는 분들이 무대 끝나고 쉽게 기억해주실 거 같다.

‘불후의 명곡 2’는 대중에게 평가를 받는 무대다. 이현은 그런 무대 경험이 어땠나.
이현: 예전 MBC 할 때 경험이 있어 괜찮을 줄 알았다. 또 내 무대가 아니고 창민이 무대니까 (웃음) 그런데 결국 내가 문제였다. 눈앞에 빅마마나 임정희 같은 분들이 있어서 떨지 않을 수 없었다. 경쟁하는 것에 대해서는 처음 참가할 때 부정적인 생각이 있었지만 막상 해보니 그런 생각이 많이 없어졌다. 거기서 6등하면 자존심이 상할 거라 생각했지만 무대를 잘 마치고 나면 그런 부분이 많이 없어지더라. 경쟁 자체는 이상하게 비칠지 모르지만 가수가 편하게 하면 방송으로도 편하게 보일 것 같다. 결국 재밌으면서도 음악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보컬리스트가 보컬에 대해 칭찬 받았다는 게 기분 좋다”

창민은 ‘불후의 명곡 2’에서 두 달 여 동안 혼자 무대를 꾸몄다. 어떤 기분이었나.
창민: 여러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한국 음악시장은 유행하는 장르를 제외하면 여러 장르를 들을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조금씩 장르를 변화시키며 들려드렸다. 내가 보사노바를 표현하면 “어떤 장치가 더 풍성하게 무대를 만들어줄까”라는 생각을 해서 재즈 밴드를 불렀다. 거리 음악을 표현할 때는 어쿠스틱 느낌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사람들이 “발라드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것도 할 줄 아는 친구”로 날 봐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가수를 평가할 때 가창력을 많이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가창력은 음악의 모든 것이 아니다. 가창력 뿐 아니라 음악을 표현하는 방법이나 무대 구성, 조명 하나라든지 그 모든 것들이 가수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아이돌들은 어떻던가.
창민: 정말 열심히 한다. 나처럼 편곡의 방향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고, 무대 구성에 본인 의견을 내는 사람도 있다. 정말 열심히 하지만 분명 경쟁심은 있기 때문에 서로 준비 상황에 대해 잘 안 가르쳐준다. (씨스타) 효린이는 목도 쉬었다고 하던데 너무 잘하고 (웃음) 하지만 (엠블랙) 지오도 (FT 아일랜드) 홍기도 프로그램 이후에 자주 만나는 사이다.

‘질투’를 부를 때 후반부에서 청중의 반응을 의식했다면 더 폭발적으로 불렀을텐데 오히려 힘을 빼면서 맛깔나게 부르려고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창민: 요즘 이현 형에게 들은 가장 좋은 칭찬이 지난해에 비해 디테일이 많이 늘었다는 거였다. 노래의 디테일을 따로 연습한 것은 아니지만 혼자 무대를 준비하고 뭘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는 것 같다. 보컬리스트가 보컬 부분에서 칭찬 받는 거라 기분이 좋다.

‘불후의 명곡 2’를 하면서 솔로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나. 하고 싶은 게 많을 것 같다.
창민: 솔로 음반을 원하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도 많지만, 나는 혼자 무대를 꾸미기에 아직 역량이 부족하다. 형이랑 무대에 서면 내가 못하는 부분을 형이 충분히 커버해주실 것 같고, 시너지 효과도 크다는 걸 아니까 더 든든하다. 그 큰 무대에 외롭게 혼자 있는 것보다는 든든하지 않겠나. 그리고 2AM 네 명이 보여줄 수 있는 게 아직 많이 남아있다. 10장, 20장 앨범을 내는 선배님들처럼 계속 새로운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다. 나중에 혼자 서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그 때까지는 다른 색깔을 더 보여드리고 싶다.

“하나를 할 때도 제대로 전달하자라는 생각이 강하다”

이현은 솔로로도 반응이 좋았다. 솔로로서 더 하고 싶은 것들이 있나.
이현: ‘내꺼 중에 최고’는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R&B 스타일은 아니다. 가수를 시작한 것도 R&B를 하고 싶어서였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꼭 해보고 싶다. 지난 앨범에서 이상하게 그런 음악을 넣지 못했는데 타이틀곡이 아니더라도 들어갔으면 좋겠다. 보컬만 들을 수 있고 목소리 하나만으로 즐길 수 있는 노래를 만드는 게 내 목표다. 지금까지는 트렌드에 따라 사운드를 중요하게 본 곡도 있지만 그런 것을 배제하고 아날로그적인 음악도 하고 싶다.

춤을 추지 않는 남자 솔로 보컬리스트가 활약하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보컬리스트로서 자신의 음악과 목소리를 어떻게 알려야 할지 고민되지 않나.
이현: 솔로 가수는 퍼포먼스를 거의 안 하고 발라드를 주로 부른다. 하지만 창민과 나는 그런 노래일수록 하나의 동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나를 할 때도 제대로 전달하자라는 생각이 강하다. 무대를 꾸밀 때 노래는 기본으로 잘해야 하고 작은 동작도 신경 쓴다. ‘내꺼 중에 최고’에서 손을 들었다면 ‘밥만 잘 먹더라’에서 서로 달려가며 웃는 모습 등 이런 것은 모두 사전에 약속된 거다. 이런 작은 퍼포먼스가 더 오래 생각해야 하는 것 같다. 이런 것 없이 노래만 계속하면 성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요즘에는 옴므처럼 남자 보컬리스트 둘이 만나 성공을 거둔 경우도 흔치 않다.
창민: 근래에 인기 많은 남자 듀엣은 플라이 투 더 스카이까지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자 듀엣 노래를 좋아하는 분들도 있고, 노래방 가서 술 한 잔 하고 가볍게 부를 노래를 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음악적인 부분이나 대중에게나 옴므 음악이 많은 것을 해소했다고 생각한다. 신나게 노래 부르고 활동 자체가 재밌어서 좋지만 많이 사랑해주시고 음악계의 흐름에도 한 역할을 하는 것 같아 더 기쁘다.
이현: 나와 창민이 각자 쌓아왔던 것들이 옴므 활동에 상승작용이 된 것 같다. 둘 다 마냥 옴므만 했다면 재미없을 수도 있다. 2AM 창민과 에이트 이현이 옴므를 더 돋보이게 한다고 생각한다.

멤버 각자 활동이 많아지면 에이트의 의미가 때와는 달라지지 않을까. 솔로로 활동하면 에이트를 바깥에서 바라보는 기분도 있을 것 같고, 그러다 다시 그룹 활동을 하면 팀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 같다.
이현: 큰 변화보다는 바람이 생긴다. 각자 솔로활동을 해서 에이트의 의미가 퇴색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차피 성격도, 목소리도, 음악 성향도 다른 사람이 모였으니 그 사람이 모여 조화를 이룰 때 가장 큰 시너지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솔로활동은 그 시너지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에이트는 공연에서 블랙 아이드 피스의 노래를 소화하기도 하는데, 그만큼 다양한 장르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심장이 없어’로 굳어진 에이트의 이미지와 에이트에게 바라는 사람들의 음악 스타일이 있어서 그런 점을 제대로 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마냥 발라드만 계속 부르면 재미가 없다. 에이트의 주희가 솔로로 나오면 아마 퍼포먼스도 많이 보여줄 것 같고. 하지만 결론은 가장 사랑 받을 수 있는 음악을 할 것 같다.

2AM은 지난해 이후 활동을 쉬고 있다. 지금 창민에게 2AM은 어떤 존재인가.
창민: 어떤 일을 하든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집 같은 존재다. 옴므 활동할 때도 “옴므입니다. 2AM의 창민이고, 에이트의 이현입니다”라고 말한다. 2AM은 내 정체성인 거다. ‘불후의 명곡 2’의 무대에서 날 소개할 때 “안녕하세요. 가수 창민입니다”라고 소개하는 게 멋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난 끝까지 “2AM 창민”이라고 했다. 2AM은 내 집이고 내 이름이다. 데뷔 후 이창민보다 2AM 창민이 더 익숙해진 게 사실이니까.
옴므 “그저 노래를 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창작을 하는 것 같다”
옴므 “그저 노래를 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창작을 하는 것 같다”
요즘 가수들이 그룹 활동을 하면서 유닛이나 솔로까지 하게 되면서 가수에게 올라운드 플레이를 원한다. 보컬리스트로서 이렇게 끊임없이 노래를 부르는 환경은 어떤가.
이현: 재밌기도 하지만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음역대를 뚫고 목소리 톤을 바꾸는 등 사람이 새롭게 보여줄 수 있는 재능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것을 너무 한꺼번에 소모하는 느낌이 있어서 걱정된다. 하지만 소모하지 않겠다고 하면 그저 잊혀지게 된다. 그래서 결국은 더 많이 생각하고 노력하고 음악을 많이 듣게 된다. 그런 면에서 콜라보레이션은 오히려 좋다고 생각한다. 요즘 어떤 노래를 똑같이 부르는데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옴므 같은 콜라보레이션 활동은 빨리 소모될 수 있는 환경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대중과 계속 소통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창민: 보컬 선생님이 나에게 ‘톤생톤사’라고 했다. 그만큼 보컬리스트에게는 톤이 중요하다. 누가 부르고, 누구와 부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노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다양한 색깔을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만큼 옴므 활동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현 형과 새로운 곡 작업을 하고 재해석하면서 정말 공부를 많이 했다. 난 여러 노래를 듣기보다 좋은 노래를 오래 듣는 편이고, 노래 연습도 가요로 해서 팝송은 정말 모른다. 그런데 요즘에는 여러 가지를 원하는 분들이 많아서 듣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결국 노래 많이 아는 사람이 최고다. 이런 점에서 보컬리스트로서 자극이 되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두 사람이 생각하는 보컬리스트란 뭔가.
창민: 난 무대에 올라가는 게 좋아 노래를 한다. 예전 첫 무대에서 너무 떨어 내가 어떤 노래를 불렀는지도 기억이 안 났는데 조그만 여학생이 “노래 너무 좋았다”고 해줬다. 그 말을 들으니 무대에 또 서고 싶고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에 설 때 한 사람 한 사람을 바라보자고 생각했고 그게 익숙해지니 사람들 표정 하나하나, 무대 전체가 보였다. 막연하게 하고 싶다는 꿈이 아니라 그런 순간이 너무 좋아 노래를 한다.
이현: 나도 재밌어서 하지만 몸으로 하는 거, 울리는 걸 좋아한다. 특히 최근에는 내가 노래하면서 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곡을 해석할 때는 멜로디 라인을 어떻게 바꿀지, 애드립은 어떻게 할지만 고민했는데 이제는 한 단어의 뉘앙스와 노래 속 화자의 성격을 고민한다. 이러다보니 그냥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하나의 창작을 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보컬리스트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할 수 있는 가수가 됐으면 좋겠다.

사진제공.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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