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지산│ONE OK ROCK “한국에서의 라이브 엄청 즐거웠다”
2011 지산│ONE OK ROCK “한국에서의 라이브 엄청 즐거웠다”
이번 지산밸리 록페스티벌(이하 지산)의 라인업이 공개된 뒤 들려온 여러 부정적인 평가 중에는 잘 모르는 일본 밴드가 너무 많다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산에서 가장 흥미로운 무대를 보여 준 이들이 바로 그 일본 밴드였고, 그 중 ONE OK ROCK이 있다. 2005년 결성된 ONE OK ROCK은 라이브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다 2006년 인디즈에서 미니앨범 < ONE OK ROCK >을 발매하며 데뷔했다. 지난 7월 20일에는 여섯 번째 싱글이자 첫 더블A 싱글인 < Re : make / NO SCARED >를 발매한 젊은 밴드다. 쟈니즈 출신의 보컬 타카를 필두로 작은 체구에 귀여운 외모가 먼저 눈길을 끌지만, 이들의 매력은 의외의 가창력과 연주, 그리고 능숙한 퍼포먼스에 있다. 무대를 내려 온 ONE OK ROCK은 스물 셋, 넷 또래답게 아직 풋풋한 소년의 느낌이 남아있는 장난꾸러기들이었지만 ‘최선을 다 하는 자세 자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히는 눈빛은 진지했다.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는, 네 청년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지산에서 함께 했다.

관객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냈다. 기분이 어떤가.
타카 : 이 정도로 따뜻하게 맞아주실 줄 몰라서 놀랐다. 정말 기쁘다. 한국은 이번이 처음인데, 뭐랄까 처음인데도 관객들과 함께 좋은 공간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즐거웠다. 다시 오고 싶다는 기분이 가득하다.

오늘의 라이브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타카 : 첫 경험. 엄청 즐거웠다!
토오루 : 처음으로 선 해외 라이브 무대였기 때문에 정말 귀한 경험이었다.

“가장 중요하게 하고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자세”
2011 지산│ONE OK ROCK “한국에서의 라이브 엄청 즐거웠다”
2011 지산│ONE OK ROCK “한국에서의 라이브 엄청 즐거웠다”
뒤에 서 있던 한 관객은 당신들의 음악을 처음 들은 것 같은데 계속 “와, 잘 한다. 잘 한다. 후련하다”라며 감탄하더라.
타카 : 그랬다면, 정말 기쁘다.
모두 : 우와, 기쁘다.

처음 지산에 초대되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타카 : 사실 이런 록페스티벌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 한국에서, 이렇게 대단한 아티스트가 많이 모이는 무대에 함께 설 수 있다는 것 자체로 먼저 기쁨과 놀라움이었다. 한국에서 라이브를 하는 것이 좀처럼 쉬운 기회가 아니라 엄청 즐거웠다.

멤버 모두 한국은 이번이 처음인가?
모두 : 네~
료타 : (모두 너무 공손하게 대답하자) 애가 아니잖아. (웃음)
토오루 : 사람들이 굉장히 따뜻하다. 관객들이 엄청 열광해주셨고. 밥도 (한국말로) 맛있어요.

인큐버스의 무대를 보고 싶다고 했는데. 다른 뮤지션들의 무대도 봤나.
타카 : 아직 보지 못했다. 인큐버스, 지미 잇 월드, 악틱 몽키즈, 피더 모두 정말 좋아한다. 우와, 좋아. 위험해. (웃음)
토오루 : 내일 돌아가는데 아쉽다. 좀 더 있고 싶다.

이번 무대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나.
타카 : 뭘까. 수면? (웃음)
료타 : 그게 준비냐? (웃음) 하긴 평소보다 많이 자면서 체력을 비축하려고 했다.

‘Never Let This Go’, ‘じぶん Rock’, ‘Re : Make’, ‘完全感覺 Dreamer’ 등을 불렀다. 이 곡들을 고른 이유는 무엇인가.
타카 : 분위기를 띄울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그리고 유튜브에서 본 적 있을 것 같은 곡들로 일단 우리 나름대로 골랐다. 그런데 조금 실수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
타카 : 리허설 할 때 ‘努努-ゆめゆめ-’를 했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아서 ‘그것도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웃음)

한국 록 팬들이 ONE OK ROCK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타카 : 그건 정말 모르겠다. 앞으로도 모를 것 같다. 하지만 중요한 건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그것이 한국 분들에게도 전해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멋진 일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태도를 잃지 않고 계속 해나가고 싶다고 생각한다.

이번 라이브에서는 무엇을 전하고 싶었나.
타카 : 가장 중요하게 하고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자세 그 자체다. 그리고 계속 해 나가는 것. 그 다음이 음악으로 뭔가를 바꾼다거나 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인데, 아무래도 언어도 문화도 다르니까 좀처럼 잘 전해지지 않겠지만, 우리가 무대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뭔가를 생각해주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라이브를 하고 있다.

“우리는 평범한 소년들이고, 밴드로서 성장하고 있는 단계”
2011 지산│ONE OK ROCK “한국에서의 라이브 엄청 즐거웠다”
2011 지산│ONE OK ROCK “한국에서의 라이브 엄청 즐거웠다”
밴드명이 ‘ONE O’CLOCK’의 일본식 발음이라고 들었다. 오늘도 1시에 공연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2시라 아쉽지는 않나. (웃음) 이름에는 어떤 의미를 담은 것인가.
타카 : 올해도 1시에 무대에 선 적이 있었지만 특별한 의미는 없다. 물론 공연에서 멘트의 소재가 되니까 최고지만. (웃음) ‘ONE OK ROCK’이라는 이름을 지은 건, 우리가 밴드를 결성했을 때 리허설을 하러 스튜디오에 들어가는 시간이 대개 새벽 1시였다. 그래서 ‘1시부터 시작’하는 ‘하나의 좋은 락’이라는 의미로 만들었다. 나중에 갖다 붙인 말이지만. (웃음)

데뷔 초기였던 2006년 즈음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파워풀해졌다는 느낌이 든다. 작년 무도관 라이브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얼마 전 더블A 싱글도 발매했다. 밴드로서 한 계단씩 차근차근 올라가고 있는 느낌이다.
타카 : 하고 싶은 것이 늘상 바뀌는 것도 있고, ‘이런 앨범을 만들고 싶다’ 라는 욕망을 갖고 매번 앨범을 만드는데, 늘 성장하고 싶다 라고 생각하기 때문인지, 매번 컬러가 다른 앨범이 만들어진다. 그런 의미에서는 우리는 밴드로서 아직 멀었다. 평범한 소년들이고, 성장하고 있는 단계다. ‘우리는 이런 밴드다’라고 정의할 수 있는 밴드가 아니다. 최근에야말로 겨우, 정말로, 토대가 확실해졌는데 그 전까지는 계속 성장 단계였기 때문에 많이 변해왔다.

일본어 가사와 영어 가사가 섞여 있거나 이번에 발표한 더블A 싱글의 ‘NO SCARED’처럼 영어로만 된 가사도 있다. 음악 자체도 J-ROCK이라기 보다 영미권 느낌이 강하다.
타카 : 우리가 영향을 받은 음악이 미국 쪽이 많다. 린킨 파크 같은. 엄청 많다. 그 세계관을 닮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타카의 보컬이 인상적인 것이 미성과 허스키한 음색이 섞여 있다. 쟈니즈 시절의 목소리는 확실히 미성 쪽이었는데, 밴드를 시작하면서 창법이나 음색을 바꾼 것인가. 아니면 변성기를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바뀐 것인가.
타카 : 바꿨다. 밴드를 시작할 당시에는 어떻게 노래해야 좋을지 몰랐다. 그런데 이 네 명으로 밴드 가 되어 ‘이런 음악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강해지고, 함께 음악을 만들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목소리도 바꾸고 창법도 바꿨다.

타카는 도쿄 출신이고, 토오루, 료타, 토모야는 칸사이 지방 출신이다. 어떻게 만나서 밴드를 시작했나.
토오루 : 원래 나랑 료타가 같은 고교 출신이다. 그 후 밴드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친구가 타카를 소개해줬다. 처음에는 다른 드러머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그만둬서 또 소개로 토모야를 만나서 지금의 이 멤버가 되었다.

처음 만났을 때 서로 음악적으로 맞는지 모르지 않나. 지향하는 바가 같은지 언제 알았나.
타카 : 만나자마자 바로 알았다. 토오루가 듣고 있는 음악이 나도 엄청 좋아하는 곡이었다. 둘이서 방 안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와, 이 곡 정말 좋아. 위험해!”라고 얘기하고.

그 때 들은 곡은 어떤 곡이었나.
타카 : 굿 샬롯, 에이브릴 라빈.
토오루 : 린킨 파크.
타카 : 린킨 파크는 계속 영향을 받고 있다. 멋있다.

타카가 쓴 가사는 솔직하고 가감 없는 감정이 전해진다. 직접 곡을 만들고 가사를 쓰고 밴드 활동을 하는 건, 무언가 세상이나 듣는 사람에게 간절히 전달하고 싶은 것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타카 : 나는 어려운 말은 쓸 수 없다. 간단하고 단순하고 당연한 것을 쓴다. 당연한 것을 소중하게 여기고 싶다. 이건 일본에만 해당되는 것인지 몰라도, 어떻게 해도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정말 좋은 것인데 이런 저런 이유가 있으니까 좋지 않다고 해버린다.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정말로 심플한 감정을 전하고 싶다. 정말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니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길 바란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는데, 이걸 우리 음악을 듣는 분들에게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까 무대에서 한국어로 적어 온 말을 했는데, 관객들이 잘 알아듣지 못했다.
타카 : ‘한국에 온 것은 처음입니다. 여러분은 록을 좋아하십니까. 마지막까지 즐겁게 즐겨 주세요’ 였다. (웃음)

그렇다면 충분히 전해졌다. (웃음)
모두 : 다행이다. (웃음)

글, 인터뷰. 김희주 기자 fifteen@
인터뷰. 윤희성 nine@
사진. 채기원 t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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