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의 4라운드 2차 경연이 끝이 났다. 박정현은 조수미의 ‘나 가거든’으로 1위를 했고 장혜진은 바이브의 ‘술이야’로 그간의 부진을 씻어냈다. 김범수는 구창모의 ‘희나리’를, 조관우는 박미경의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 YB는 시나위의 ‘크게 라디오를 켜고’를, 김조한은 박진영의 ‘Honey`를, 옥주현은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불렀다. 청중평가단 투표 결과 옥주현이 탈락했다.



오늘의 대사 : “‘나가수’는 내가 다시 가수 옥주현으로 살아갈 수 있게끔 작은 불을 켜준 따뜻한 불씨였다” – 옥주현
옥주현의 ‘나가수’ 투입은 ‘나가수’를 격렬한 논란의 한가운데로 밀어넣었다. 특히 옥주현이 2008년 뮤지컬 <시카고> 공연 중 한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부터 꿈 꿔왔던 꿈은 사실 가수가 아니라 뮤지컬 배우였다”고 말한 발언이 지금까지 자주 볼 수 없었던 전설적인 가수들을 ‘나가수’에서 보길 원했던 시청자들의 반발을 샀다. 이 발언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다만 어느 순간 옥주현이 전업 가수의 길에서 멀어졌다 하더라도 ‘나가수’를 통해 다시 가수 옥주현으로 돌아갈 수 있는 불씨를 얻게 되었다는 이 소감은 음원 시장을 교란시킨다거나, 아티스트를 줄 세운다는 비판에 대해 ‘나가수’가 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항변이 아닐까. ‘나가수’는 비록 수많은 논란거리를 태생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이지만 옥주현을 비롯해, 오랫동안 활동이 뜸했던 조관우나 장혜진, “평생 가수로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얻은 것 같다”고 말한 김범수 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Best&Worst
Best : 김범수는 구창모의 ‘희나리’를 파격적인 일렉트로니카로 재탄생 시켜 불렀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김범수의 ‘희나리’는 원곡 자체의 정서를 충실히 살렸다고 보기 힘들기는 평가도 가능하고, 김범수 본인의 말대로 “무리수를 던지다가 실패를 하고 마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었다. 그러나 김범수는 이 모든 것을 다 각오하고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무리수’를 던졌다. ‘나가수’는 청중평가단에게 강하게 어필하기 위해서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이기도 하고, 변신과 실험을 거듭하는 것이 높은 순위를 받는 지름길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김범수의 ‘희나리’는 이 편곡이 취향과 연령에 따라 호오가 크게 갈릴 수 있다는 것을 알면시도 시도한 실험이었다. 그 완성도에 대한 평가와는 상관없이 김범수가 자신의 앨범에서 할 수 없는 음악적 욕구와 발라드 가수로서 쉽게 내보이기 힘든 끼의 발산을 ‘나가수’에서 폭발시키고 있다는 것은 많은 시청자들 또한 공감할 것이다. 김범수는 ‘나가수’에 도전 정신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Worst : 박정현, YB, 김범수 이 세명의 ‘나가수’ 원년 멤버는 다시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무대의 감동을 의심할 수는 없고, 청중평가단의 투표가 잘못됐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무대의 완성도는 안정적인 ‘나가수’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쯤 되면 어떻게 되도 이들이 탈락할 것 같지 않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쉽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지만 ‘나가수’에만 올인할 수 없는 이들의 개인 스케줄이나 건강, 그리고 ‘나가수’에 새로움을 불어넣을 수 있는 활력까지 생각한다면 이들이 명예롭게 물러날 시스템적인 고안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동료들과의 수다 포인트
– 김범수 뿐만 아니라 조관우도 점점 잘생겨져 보이는 것은 착각?
– 송은이가 다음에 다른 가수의 ‘엄마’로 돌아오면 어색할 듯.
– 전제덕과 손수경 같은 스페셜 게스트들을 대기실에서도 더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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