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여름, 한국 방송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전쟁에서 소재의 독특함은 그 자체로 큰 무기다. SBS 과 tvN (이하 )는 각각 연기자와 모든 ‘재능’이라는 차별화된 소재로부터 시작한다. 22일 미라클 스쿨의 예비 입학생들의 대결을 보여준 에 이어 은 지난 16일 지역 예선을 마치고 TOP 40을 대상으로 첫 생방송 오디션을 방송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예열 단계라 할 수 있는 예선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해당 프로그램만의 개성을 보일 수 있는 시기가 됐다. 신선한 듯하면서도 아직은 낯선 두 프로그램 중, 에 이어 를 점검했다.

현재 스코어
지난 16일 은 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최고 시청률 3.328%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케이블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한 수치지만 이것만으로 의 현재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확실한 우승 혜택과 화려한 심사위원, MC 노홍철과 신영일까지 은 성공할만한 요소를 갖고 있지만 몇몇의 도전자들 외에는 화제가 되지 않는다. 이는 아직 에 확실한 스타가 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구성 자체가 다소 지루하기 때문이다. 지원자들의 개인사와 재능은 훈훈한 장면을 만들어내지만 다수의 탈락자와 특정 합격자를 순서대로 보여주는 편집이 규칙적으로 반복돼 프로그램 전체가 평이해졌다. 인상적인 프로그램으로 남기 위해서는 개인사 이외에도 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계속 탈락자가 나오는 가운데, 과연 재능을 가진 자가 나올까요?”라는 멘트 다음, 개성있는 도전자가 항상 등장하는 공식은 이제 다소 식상하지 않은가.

제작진은 잘 하고 있을까?
전문적인 재능보다 감동적인 무대를 추구하는 의 장점은 재밌는 쇼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시청자들과 관객들이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쇼를 만드느냐가 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은 다소 평이한 구성을 보여줬다. 각 도전자들의 지역 예선 영상과 개인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를 보여주고 무대를 이어가는 형식은 이 프로그램만의 색깔을 살리지 못했다. 낯설거나 어색할 수 있는 재능이 많이 나오는 프로그램에서, 이를 꾸며주거나 보완하는 장치 없이 방송이 진행돼 시청 후 훈훈함은 느낄 수 있어도 색다른 점은 발견할 수 없게된 것. 또한 각각의 재능을 살리지 못한 화면 구성도 문제가 있다. 첫 생방송에서 샌드 애니메이션을 준비한 김하준의 경우, 계속 지켜봐야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는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카메라는 수시로 심사위원의 표정을 잡았다. 모든 무대가 끝난 후 10분 동안만 시청자 투표를 받으며 무대에 집중하게 하는 것과 반대로 편집과 영상 구성은 시청을 방해하고 있다. 다양한 재능을 살릴만한 신선한 구성이 필요하다.

심사위원은 몇 점?
의 심사위원들은 신선한 무대를 보며 즐기게 만든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에 주목하는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참가자들의 갖가지 재능을 알아보며 나름의 평을 내린다. 음악감독 박칼린은 “그저 좋았다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동적이었다”고 진심만으로 심사하면서도 때로는 “왜 굳이 두 장르가 합쳐졌어야 하는지는 표현하지 못한 것 같다”고 무대의 포인트를 짚는다. 어떤 점을 평가해야 할지 난감한 무대의 경우에는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지 못하기도 했지만 현재까지는 박칼린 특유의 따뜻한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감독 장진은 유머와 함께 자신의 관점을 녹여내는 평을 내린다. 집안 사정때문에 드럼을 배우지 못했다는 도전자에게 “집이 아파트인가”라며 농담을 하면서도 “과연 계속해서 새로운 레퍼토리를 보여줄 지 모르겠다”며 프로그램 취지를 설명한다. 종종 배우 송윤아가 예상 가능한 심사평을 내릴 때도 있지만, 세 명의 심사위원이 만들어내는 화학작용은 편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 중간점검 ④ - <코리아 갓 탤런트>, 좀처럼 달리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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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주목하라!
장진은 “더 새롭고 재밌는 무대를 계속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에 어울리는 사람”임을 강조한다. 도전자의 개인사도, 눈을 번쩍 뜨게 하는 기발한 무대도 좋지만 결승까지 놀라움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 이 기준으로 볼 때 에는 주목할 도전자들이 있다. 1회에서 특유의 자신감과 코믹한 패러디로 재미의 포인트를 잡아낸 IUV는 방송이 끝난 후에도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3회에 등장한 김태현은 어린 아이다운 순수함과 함께 당당하게 보여준 재능이 인기를 얻으며 기립박수를 받았다. “다음에 더 새로운 거 보여줄 수 있냐”는 박칼린의 질문에도 당당하게 대답하는 김태현의 무대는 기대를 할만하다. 보통의 벨리댄스 선수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참가한 박진영은 장진의 심사평대로 “벨리를 춰서 신기한 게 아니라 눈빛과 손 끝 선이 예술적으로 표현”됐다. 학력발언 편집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던 최성봉은 이제 개인사를 떠나 실력만으로도 기대가 되는 도전자다. 이들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지켜본다면 계속해서 을 재밌게 볼 수 있을 듯하다.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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