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진은 <시선집중>에 출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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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여진이 예정대로 MBC 표준FM (이하 )에 출연할 수 있을까. MBC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여진이 오는 7월 18일부터 의 월요일 코너 ‘보수:진보토론’에 진보 진영 패널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 코너는 매주 월요일 오전 7시 35분부터 55분까지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분야의 토론을 매주 번갈아 진행한다. 김여진은 기존 진보 패널이었던 김기식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장 후임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김여진의 출연 소식이 알려진 뒤 MBC가 이우용 라디오본부장과 이진숙 홍보국장의 징계를 결정하면서 출연여부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용마 노동조합 홍보국장은 “아직 어떤 이유로 홍보국장과 본부장이 징계됐는지 발표되지 않았지만 듣기로 김여진 씨 출연확정이 안 됐는데 외부로 보도자료를 발표한 것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마 홍보국장은 “이는 프로그램 제작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다. 원래 프로그램 출연자 결정과 보도자료 작성에 관해서는 사규 상 부장인 CP와 PD에게 책임과 권한이 있다. 이번에도 부장과 PD가 출연을 결정해서 보도자료를 낸 것인데, 임원이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월권행위”라고 입장을 밝혔다.제작진이 규정대로 출연자 섭외와 홍보 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에서 이와 관련해 징계를 한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용마 홍보국장은 또한 “김여진 씨가 출연하기로 한 코너는 진보와 보수 측 패널이 토론하는 형식이다. 이미 김여진 씨는 스스로 본인이 진보임을 밝혔고 보수 측 패널도 그렇게 밝혀서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데 임원진이 왜 이번 일에 대해서만 자의적인 기준으로 (관여를 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 코너 기획의도 상 진보와 보수의 패널을 출연시키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것. 라디오국의 한 관계자 역시 “출연자 섭외와 관련해서는 CP가 협의 및 책임을 지는데 본부장이 임원 등이 이런 문제를 거론하거나 관여하는 건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라며 사측의 반응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김여진의 출연 여부는 지난 22일 MBC 사측에서 노조에 통보한 사규 개정안의 내용과 관련돼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MBC 사측은 개정안에 방송심의규정 제8장에 ‘고정출연제한 심의’ 항목을 포함시켰다. 이 항목에는 ‘고정출연제한 심의 대상자는 방송의 공정성, 객관성, 공적 책임 등을 훼손하는 발언이나 행위로 인하여 고정출연이 제한될 수 있는 자를 말한다(제55조)’고 명시됐고, 발언이나 행위의 판단기준으로는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에 대하여 특정인이나 특정단체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지지 또는 반대하거나 유리 또는 불리하게 하거나 사실을 오인하게 하는 발언이나 행위’를 포함시켰다. 최근 김여진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노동자 정리 해고 문제와 관련해 트위터나 방송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에 이 사규가 확정될 경우 출연 여부가 관심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이용마 홍보국장은 “(경영진이 개정하려는)사규가 아직 시행되지 않았고 사측에서도 이미 일부 수정작업에 들어갔다. 수정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노조가 반대할 내용을 추진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도 있다”며 “아직 사규와 김여진 씨 출연과 무관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경우처럼 출연자 결정에 관해 사측이 앞으로 자의적으로 관여할 명분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개정된 사규를 통해 MBC 경영진이 직접적으로 프로그램의 출연자 선정에 관여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사규의 통과 여부와 별개로 개인의 정치적 입장 표명을 출연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방송사가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충분하다. 특히 시사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대부분 평소 정치적 입장을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정치적 입장을 말하고, 정작 평소에는 정치적 입장을 말할 수 없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규가 바뀐다 해도 아직까지는 김여진의 출연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사측이 요구한 대로 사규가 확정되더라도 김여진 씨는 2주에 한 번 씩 출연하기 때문에 진행자 및 매주 출연하는 출연자로 대상을 규정한 고정출연자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연 김여진이 에 출연할 수 있을까. 한 사람이 단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일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게 됐다.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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