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꼰
1. 꼰대꼰대 열매
2. 하나부터 열까지 다 널 위한 소리 내 말 듣지 않는 너에게는 뻔한 잔소리 그만 하자 그만 하자



cf. 일해라 절해라



국립 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꼰대’란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며, 학생들의 은어로는 ‘선생님’을 가리킨다. 그러나 가정에서는 아버지, 회사에서는 상사, 온라인 공간에서는 나를 훈계하는 상대에 이르기까지 넓은 범위를 넘나드는 이 단어의 쓰임은 누군가를 ‘꼰대’로 명명함에 있어 단지 그 사람의 연령이나 직위만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즉 꼰대란 앞뒤가 꽉 막히고 꼬장꼬장하며 속이 좁으면서도 사사건건 상대를 다그치거나 가르치려 드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받고자 하는 이들의 성격적 특질 전반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으며, 넓은 의미에서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이나 언행도 이에 포함된다.



그리고 꼰대스러움이 두 배, 꼼꼼하고 쫀쫀하게 꼰대스럽다는 의미를 담은 ‘꼰꼰’은 사생활, 취향, 신념 등 모든 영역에 대해 마치 숨을 쉬듯 자연스럽고 관성적으로 튀어나오는 꼰대 기질을 수식하는 신조어다. 이들 꼰꼰한 관용구로는 “내가 해 봐서 아는데”(경험팔이형)를 비롯해 “다 너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니까”(생색형), “우리 땐 말이야 But 요즘 애들은 말이야”(세대차이형), “10년 후에 후회하지 말고 형아가 말해주는 거 잘 새겨들어라”(미래저당형), “애정이 있어서 때리는 거다”(싱하형) 등이 있으며 직장 회식이나 명절 가족 모임 등은 꼰꼰함의 밀도 증가가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순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스무 살이 열여덟에게, 중 3이 중 2에게, 중 1이 초등학생에게 “어린 것들이 빠져가지고”라며 대뜸 훈계부터 하는 내리꼰꼰 현상의 확산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필자가 어렸을 땐 그렇지 않았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왜 그 모양인지 실로 개탄스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용례 [用例]

– “요즘 애들은 평소에 고기를 자주 먹어서 명절 때 맛있는 거 먹어도 별로 고마운 줄 모르는 것 같아. 우리 어릴 때에 비하면 지금은 엄청 잘 살게 된 건데 보릿고개를 겪어보질 않았으니 뭘 아나. 요새 뉴스 보면 군대 밥이 맛이 없네 어쩌네 하는 애들도그래. 저희 부모 세대가 개 발에 땀 나도록 뛰어서 나라를 이만큼 발전시킨 덕에 군대에서도 배 곯지 않게 먹여주면 그저 고마운 줄 알아야지, 배가 불러가지고는 불평 불만이니 무슨 놈의 민주주의는 얼어죽을. 아니 그런데 영민이 너는 젊은 놈이 그렇게 살이 쪄서 어디다 쓰겠어? 아둔해 보이니까 밥을 좀 굶어서라도 체중을 빼야지!”

조카의 일기: 설날 큰집에 갔더니 큰아빠가 하루 종일 꼰꼰대셨다. 꾹 참고 견딘 대가로 세뱃돈 3만원을 받았다.



– “요즘 젊은 사람들은 집도 절도 없으면서 커피는 꼭 오천 원짜리 무슨 놈의 마끼아또, 프라푸치노 마시던데 우리 땐 데이트도 다 버스, 지하철 타고 공원 가서 걷고 그랬지 커피숍 만날 들락거리는 건 꿈도 못 꿨어. 하루에 커피 한 잔 값만 아껴도 30년~40년 뒤에는 1억을 모으는데 그래가지고 언제 무슨 돈으로 애인이랑 결혼하고 애 키우고 집 살 거야?”

이대리의 트윗: 개부장이랑 같이 점심 먹는데 하도 꼰꼰거려서 체할 뻔. 애인 있냐고 먼저 물어보는 예의는 어디다 팔아먹고 꼰대질이야?



– “요즘 세상에 그렇게 좋은 자리가 또 어딨다고 그걸 함부로 때려치워? 평생직장 구하지 못해서 안달인 사람들이 널리고 쌓였는데. 건강 문제? 아니, 누구는 안 힘든가? 다 힘들지만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다 보면 성공은 따라오는 거니까 참고 견디면서 사는 거지. 나이를 먹었다 해도 그래. 이 나이에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해야지. 아직 열여섯 밖에 안됐다면서 나약해가지고…”
부제: 교황 베네딕토 16세 사임을 바라보는 꼰꼰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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