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1. 먹는 모습을 담은 방송
2. 연관검색어 하정우

세상에서 제일 추접스러운 게 남 먹는 거 쳐다보는 거라 하였다. 그러나 인터넷 개인방송 문화의 확산과 실시간으로 음식을 먹으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BJ들의 등장은 본격적인 ‘먹방’의 시대를 가져왔고, 모니터 너머의 대상이 자신을 꺼리거나 경멸하지 않는 것에 안심한 사람들은 원 없이 남 먹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맛집 탐방, 요리 프로그램 등도 큰 범주에서 보면 먹방에 포함되지만 진정한 먹방의 생동감은 역시 바쁜 일상 속에서 스쳐지나가는 듯한 한 끼, 혹은 급한 김에 하는요기에서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공들여 차려진 정찬을 즐기며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여유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누릴 수 있는 무아의 경지, 먹으면서도 먹고 있는 자신을 깨닫지 못할 만큼 음식과 합일된 상태를 방증하는 것이다.



특히 영화 <황해>에서 컵라면과 소시지 흡입 신을 통해 본의 아니게 ‘황해 세트’라는 맞춤형 편의점 메뉴를 히트시킨 배우 하정우는 출연작마다 백숙, 쌀국수, 크림빵, 탕수육, 찐 감자, 밥과 김 등 다양한 메뉴를 소화하며 먹방 종결자로 자리 매김한 바 있다.가히 물아일체라 일컬어 마땅한 하정우의 먹방은 그의 최근작 <베를린>의 류승완 감독이 “원래 먹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다 편집했다. 입맛이 없어져야 하는 인물인데 너무 맛있게 먹으니 꼴 보기가 싫더라”고 고백했을 만큼 일관되면서도 강렬한 아우라를 띤다. 그런데 이러한 하정우의 아성을 뛰어넘을 만한 먹방계의 신동이 혜성처럼 등장했으니, MBC <일밤> ‘아빠! 어디가?’에 출연 중인 윤후(8세)다. 앞니가 없어도, 입은 작고 숟가락이 커도, 김치가 매워도 굴하지 않고 음식에 대한 간절함만으로 보는 사람의 이성을 무너뜨리고 식욕을 자극하는 윤후의 먹방은 저도 모르게 볼따구니가 미어지도록 삶은 계란과 짜파게티를 밀어 넣게 될 만큼 강력하다. 그러니 신년 다이어트 계획이 한 달 만에 수포로 돌아갔다 해도 자책할 것 없다. 이건 다 먹방의 유혹 때문이고, 조석 작가 말대로 살이 찐 거지 내가 찐 게 아니다.

용례 [用例]



– 독감으로 입맛이 없으시다는 시어머님께
“잠깐 일어나셔서 <황해>라도 보세요. 하정우 먹방이 아주 밥도둑이예요, 밥도둑!”



– 솔직함이 소통에 벽이 되는 지~금 이 순간
“금요일 밤에 뭐 하실 거예요?”
“SBS <정글의 법칙> 봐야죠.”
“토요일 밤에는요?”
“KBS <인간의 조건> 보는데요.”
“그럼 일요일 저녁에는요?”
“MBC <일밤> ‘아빠! 어디가?’ 하잖아요.”
(어느 먹방 마니아의 소개팅 기록 中)



– 동양에 하정우가 있다면 서양엔 샤일로 애비가 있다!
브래드 피트 먹방 스페셜 (Brad Pitt Eating: The Mash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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