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데프콘 a.k.a. 코니 or 대준이. 이 묵직한 존재감의남자가 언제부터인가예능의땅 곳곳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예능 프로그램 담당 PD들이 꼽는 섭외 1순위는 아니겠지만,MC 혹은 서브 MC, 패널과 게스트, 잠시 들른 손님 등 어디든 등장했다하면 자신만의 순발력과 센스를 장착해 쏟아내는 토크로 일당백의 역할을 해낸다. 누군가의 옵션으로 혹은 인맥으로 시작했을지언정 어느새 예능 홀로서기에 나선듯한 코니의 예능 일주를 정리해봤다. 앙증맞게 한 발, 한 발 내딛어온 코니의 예능 발자취 다섯 단계.



※ 일주 전, 코니의 보유 아이템

도니(정형돈) 동생, (유)재석 형님, 일단 지르고 보는 갱스터 스피릿, 다코타 패닝의 눈, 두 눈의 드라마틱한 등장을 돕는 그라데이션 선글라스, 강수연의 입술, 다종다양한 거친 인생 경험.

맨땅에서 일군 코니의 예능밭
출발. MBC every1 <주간아이돌>

동료 MC 애정 지수 – 10점

살짝 치고 빠지기 기술 – 5점

획득 아이템: 빛나는 황금의 도니 사수권

때는 바야흐로 도니가 “GD, 보고 있나!”를 자신 있게 외치던 시절. 코니는 MBC <무한도전>에서 도니와의 친분이 드러났던 것을 발판으로 그와 함께 MBC every1 <주간 아이돌>의 공동 MC자리를 꿰찬다. 힙합 갱스터 코니는 이 복고풍 예능 프로그램을 위해 “복고풍 의상을 구하러 광장 시장 2층까지 직접 다녀올 것”이라밝히며 도니와의 새출발에설렘 가득한 모습이었다.8주 방송 예정이었던 <주간 아이돌>은 어느덧1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고, <주간 아이돌>이 시작될 무렵 “내 가장 큰 역할은 데프콘의 편집점을 정확히 찾아주는 것”이라며 포부를 드러낸도니의 옆자리를 1년 간 사수하는 쾌재를이룬 코니. 보통은 적당히 센스있게 치고 빠지는 멘트로 도니를 도와주다가도, 도니가 16살 어린 아이돌 후배에게 반말 기습공격을 당하면 신고 있던 신발이라도 벗고 일어나 외쳤다. “너! 우리 대장한테 말 놨어?” 도니의 굴욕은 곧 코니의 굴욕이나 마찬가지다.



맨땅에서 일군 코니의 예능밭
첫 번째 점령지. MBC <무한도전> 조정특집

예능 용 앙증 지수 – 3점

‘하면 된다’ 지수 – 9점

획득 아이템: 유재석 버프 열매

본래 코니는 다크 포스 뿜으며 어둡고 적나라한 갱스터 랩을 구사하던 래퍼였다. 그런 그가 유재석의 전화 한 통에 눈이 시리게 푸른 코발트블루 수트를 입고 <무한도전> 조정특집 현장으로 ‘다다다다’ 달려오던 모습은 그 내면의보드라운 예능 새싹, 코니의 앙증맞음을 보여줬던 대표적인 순간일 것이다. 동시에 은근슬쩍 홍삼 한 박스를 유재석의 손에 쥐어주던 모습은 어떠한가. <무한도전>에 출연시켜 준다는 말 한 마디에 로잉머신을 “느아아! 느아아!” 밀고 휘저으며 1000m를 완주해내고 탈진하는 모습은 또 어떻던가. 시키면 일단 하고 보는 그의 ‘하면 된다’식열혈 예능 정신에 대해선 그 누구도“얹어간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후, 멤버들의 자리를 대신해 조정대회에까지 출전한 <무한도전> 조정특집에서, 코니가 갱스터 래퍼의 무게감 따위 훌훌 털어버리고 체력과 정신력 뿐 아니라 공개 당한 두 눈까지바친것은 유재석 버프 열매 획득의 키 포인트다.



맨땅에서 일군 코니의 예능밭
두 번째 점령지.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

거친 남자 코니의 꼼짝마 지수 – 10점

주워먹기 기술력 – 7점

획득 아이템: 순도 99.9% 갱스터의 고독한 예능 날개

2012년 5월 27일. 도니와 함께 순도 99.9%의 도금 목걸이를 걸고 낸 앨범 <껭스타랩 볼륨1>으로번쩍번쩍하게출동한 코니는 그 모습 그대로 ‘라디오스타’ 언덕에 오른다. “언제 또 나올지 모른”다며 온몸을 살라먹을 듯이 에피소드를 방출해내던 코니는 이야기가 길어져 김이 샐 때쯤마다 “언제 또 나올지 모르니까요”라는 눈치 있는 응수로 보는 이의 집중도를 높이는 세련된 예능 플레이를 펼쳤고, 용도와 타이밍에 딱 맞는 에피소드부터 밑도 끝도 안 맞는 에피소드를 쏟아내며 폭주했다. 다른 게스트들의 말끝을 물고 들어가 결국 자신의 거친 인생 이야기로 종결하고야말 정도로 의지를 불태운 곳이 이곳 ‘라디오스타’다. 유재석과 도니 없이, 혼자서도 훨훨 날 수 있음을 증명해보이며 고독하지만 빛나는 예능 날개를 획득한다. “산에 가서 뱀을 잡아 브랜드 운동화를 샀”던 기세로 혼자서도 잘 했던 라스 동산에서의 하루.



맨땅에서 일군 코니의 예능밭
세 번째 점령지. <무한도전> ‘못친소 페스티벌’과 ‘무한택배’

주말 예능 애정도 – 9점

어시스트 능력치 – 5점

획득 아이템: 주말 예능의 맛 한 스푼

홀로 예능 일주를 시작한 듯 했던 코니가 다시 유재석의 옵션으로 소집됐다. <무한도전> ‘못친소 페스티벌’에 유재석의 부름으로 등장한 코니는 열여덟 명에 달하는 출연진 속에서 있는 듯 없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자체적으로 강약조절에 시도한다. 부각되는 몇몇 ‘못친’들의 틈바구니를 무리하게 파고들려거나 존재감을 어필하려고 하지 않았다. 김영철의 구강구조를 “틀니”로 비유해 그의 틀니 퍼포먼스를 이끌거나, 유재석의 선글라스 타박을 회심의 맨눈 공개로 받아치며 자신의 눈을 다코타패닝의 눈이라 말하는 애드리브로 양념까지 뿌리는 등, 그저 관찰자적인 예능인 면모를 보여줄 뿐. ‘무한택배’ 특집에선 더할 것도 없이 코니에게 딱 어울리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의 콘셉트로 꾸민 채 “재석 형님”과 콤비를 이뤄 부산을 방문, 부산 시민에게서 “대포폰”이라는 별명을 하사받는 등 유명인 유재석의 곁에서 유명세의 맛과 주말 예능의 맛을 동시에 봤다. 이후 트위터에서 “주말 예능의 맛을 제대로 봤다”며 마음속에 큰 스푼 하나를 주말 예능에 움푹 꽂아 넣고야 말았다.



맨땅에서 일군 코니의 예능밭
네 번째 점령지. KBS <해피투게더>

토크 분속 상승률 +100 (분당 1토크 달성)

선글라스내려놓음 지수 – 10점

획득 아이템: 하트브레이커의 붉은 심장

다시 유재석의 영역으로 초대된 코니. 미처 예상치 못한 최고의 복병은 이곳이 개그맨의 밭이었다는 점이다. 유재석, 박명수, 박미선, 신봉선까지 개그맨 출신 MC들이 넷, 패널인 G4모두 현재 개그쇼 출연 중인 개그맨이었으며 네 명의 게스트 김기리, 김지민, 이경실, 김수용까지 열여섯 명이개그맨이었다. 게다가함께 초대된 임원희 역시 만만치 않은 배우. 코미디 업계인들이 모인 듯한 이날의 방송에서 16:1로 붙은 코니의 능력치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나도 어디서 꿀리진 않어.” “행사 가서 겪은 이런 저런 일들”이라는 뭉툭한 고리로도 아이들 행사에서 일어난 두 개의 에피소드 중 예상치 못한 웃음 포인트를 툭 낚아챘다. 날개를 펼쳤던 ‘라디오스타’와는 다른 분위기에 “(김)기리 씨의 옆통수만 보인다”며 한 푸념 늘어놓긴 했지만, <해피투게더>에서 “시베리아”로 불리곤 하는사이드 자리에서 코니는 결코 꿀리지 않는 기세로 5분 간 다섯 개의 에피소드를 빵빵 터뜨렸다.그의 예능 여정에 비해 실로 큰 성장을 이뤄내고 있음을 보여줬던 점령지. 그러나 이것이끝이 아니다. 예능의 땅은 넓고코니의 할 일은 많으니 그의 일주는 계속될지어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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