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을 달군 미국드라마 베스트 10
2012년 한 해 동안 미국 내에서 방영된 시리즈들은 다른 해에 비해 수준이 한층 높아졌다. 재정비된 기존 시리즈들은 보다 신선하고 완성도 높은 스토리라인과 캐릭터 묘사로 주목받았다. 신작 미드 중 NBC의 <레볼루션>과 CW의 <애로우>, HBO의 <걸스> 등은 가능성을 넘어 시청률 면이나 완성도에서도 눈길을 모았다. 올해 평론가들이 선정한 베스트 시리즈로는 <브레이킹 배드>와 <홈랜드>, <메드맨>, <루이>, <워킹 데드>, <셜록>, <덱스터>, <왕좌의 게임>, <저스티파이드>, <사우스랜드>, , <그림>,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 <걸스>, <페어런트후드> 등이 있다.



시청률 면에서는 수년간 변동 없이 폭스의 <아메리칸 아이돌>과 ABC의 <댄싱 위드 스타스>가 강세를 보였는데, 이 외에도 계속 시청률을 늘려가고 있는 NBC의 <더 보이스>도 두각을 나타냈다. 시리즈 중에서는 CBS의 장수 수사물 < NCIS >와 올 가을 새롭게 데뷔한 <베가스>는 10위 안에 꼽혔고, 시트콤 중에서는 <빅뱅이론>과 <모던패밀리>가, 드라마 시리즈 중에서는 < NCIS: LA >와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 등이 지난 1년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 1100만 명이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레볼루션>은 메이저 네트워크 4개 회사 중 최하위를 면하지 못했던 NBC를 <더 보이스>와 함께 전체 2위로 끌어올리는데 큰 몫을 해냈다.



케이블 채널 방영 시리즈 역시 시청률 면에서 큰 화제를 모았는데, 한 해 동안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어온 쇼타임의 <홈랜드>와 시즌 7에서 다시 새롭게 정비된 모습을 보여준 <덱스터> 등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TV 관계자는 물론 미디어까지 놀라게 한 미드는 <워킹 데드>다. 첫 에피소드 시청률이 지난해 시즌 2 첫 에피소드에 비해 50%나 증가한 1090만 명을 기록했으며, 본방에 이어 곧바로 방영된 재방송 시청률까지 합치면 1520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기록한 것. 피날레 에피소드 역시 600만 명을 기록했으며, 이중에서 400만 명은 가장 시청률 측정의 타깃 연령층인 18-49세였다.



다음은 필자가 꼽은 2012년 베스트 TV 시리즈 (미국 내 방영된 영드 포함)이다. 미드 팬 역시 2012년 본인이 가장 좋아했던 시리즈를 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란다.

, <걸스>, <덱스터>, <홈랜드>."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AS10kFP47tAY8z.jpg" width="555" height="371" border="0" />

1. AMC <워킹 데드>
지난 시즌 2가 너무 느리게 전개돼 팬들의 노여움을 샀던 이 시리즈가 변해도 너무 변해버렸다. 빠른 페이스는 물론 액션 면에서도 더욱 잔인하고 정교해졌으며, 주요 캐릭터가 시즌 피날레도 아닌 중반에 죽어나가는 등 시청자들의 쥐락펴락 하는 스토리라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또 원작 만화의 인기 캐릭터인 미숀과 거버너의 등장으로 팬들이 열광했다. 한편 아시안 캐릭터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를 보여준 글렌 역의 한인배우 스티븐 연의 열연에 박수를 보낸다. (의자에 묶인 체 ‘워커’를 상대하는 장면이 관건)



2.PBS <셜록>
지나치게 연초에 방영돼 많은 평론가들의 리스트에 오르지는 못했으나, <셜록>은 영국이나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엄청난 위력의 팬부대를 지닌 시리즈다. 시즌 1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미국 내에서도 이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이름이 주류에 알려지기 시작했다는 것. <스타트렉 인투 다크니스>가 개봉되는 2013년 5월이면 아마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을 없을 듯 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셜록> 시즌 3가 예상보다 늦게 제작된다는 소식.



3. 케이블 시트콤
FX의 <루이>, HBO의 <걸스>, 코미디 센트럴의 <칠드런스 호스피털> 등의 케이블 시트콤이 지난 한 해 동안 시청자들은 물론 평론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속적으로 호평을 받아왔던 <루이>는 이번 시즌에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서점직원으로 파커 포시가 출연, 소극적인 루이에게 평생 잊지 못할 데이트 나이트를 선물한다. <걸스>는 과도한 미디어 보도로 반감을 사기도 했지만, (30대 이상이) 실제 시청한다면 자신의 용감하고 무지했던 20대를 웃으면서, 때로는 머리를 치면서 봤을 것이다.



4. 쇼타임 <홈랜드>
역시 과도한 보도와 호평으로 질타를 당하기도 했으나, 중독성 있는 이야기 전개와 탄탄한 배역진의 연기는 다른 시리즈와 견줄 바가 못 된다. 단지 흠을 잡자면, 니콜라스 브로디의 딸 데이나와 연관된 뺑소니 사건 스토리 부분.



5. 쇼타임 <덱스터>
시즌 7. <덱스터>가 다시 태어났다. 초심으로 돌아갔다. 특히 데브라 역을 맡은 제니퍼 카펜터의 열연이 돋보인다.



, <뉴 걸>, <레볼루션>, <애로우>."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AS10izp6lsR1VtG7IBgnUnr1w.jpg" width="555" height="371" border="0" />

6. HBO 다큐멘터리 시리즈 <위트니스>
HBO의 다큐멘터리 시리즈는 매해 수준급 작품을 소개하는데, 올해 경우 전쟁터나 폭력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위험지역에서 목숨 걸고 사진을 찍는 사진기자들의 이야기를 4편의 에피소드로 들려줬다. 찾아보기는 힘들겠으나, 꼭 시청을 권장하고 싶다.



7. NBC <그림>
지난해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스토리라인과 캐릭터들이 잘 정비된 시즌이었다. 제목에 걸맞게 잔혹한 이야기들이 소개됐으며, 문제가 됐던 빗시 툴로치의 줄리엣 역이 크게 정리됐다.



8. 네트워크 시트콤
케이블 보다는 센세이션 하지 못하지만, 네트워크 시트콤 역시 큰 강세를 보인 한해였다. 특히 마지막 시즌을 더욱 더 기상천외하고 황당하게 끌고 가고 있는 NBC의 <30록>과 내부 분란으로 가을 시즌에는 구경도 못했으나 봄시즌에 ‘명작’ 에피소드를 쏟아놓았던 <커뮤니티>는 물론, ABC의 <해피 엔딩스>, 폭스의 <민디 프로젝트>, <뉴 걸> 등을 뽑고 싶다.



9. CW <애로우>
DC 코믹스의 <그린애로우>라는 원작을 바탕으로 한 이 시리즈는 10-20대 여성 시청자를 주 타깃으로 하는 CW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으나, 또 다른 액션 시리즈 <니키타>처럼 네트워크 방송에서는 보기 드문 수준급 액션 장면을 선보여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스티번 아멜이 셔츠 없이 운동하는 장면은 여성 팬들 사이에서는 ‘올해의 명장면’으로 꼽히기도 한다.



10. NBC <레볼루션>
CW의 <수퍼내추럴>으로 유명한 에릭 크립키가 창작하고, J.J. 에이브람스가 제작을 맡아 화제가 된 시리즈. 지구에 전기가 끊어진지 15년 후의 이야기다. 크립키는 이 시리즈의 창작 동기를 “미국 고속도로 위에서의 <반지의 제왕>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허술한 점도 많지만, 좋은 아이디어와 추진력 있는 스토리 전개로 눈길을 끓었다. 바람이 있다면, 트레이시 스피리다코스가 맡은 캐릭터 찰리가 철부지 10대 소녀가 아니라 강인한 여성 캐릭터로 좀 더 입체적으로 묘사됐으면 한다.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