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를 입은 로맨틱 코미디"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2111313322618021_1.jpg" width="555" height="381" />
에 을 끼얹으면 뮤지컬 가 된다. 심 봉사(이동재)를 아비로 둔 춘향(임강희)은 사또의 망나니 아들이자 “희한한 제비”인 몽룡(박정표)과 연인이 된다. 하지만 원치 않은 이별 이후 춘향은 뺑 마담(최가인)의 꼬임에 빠진 아비를 구하기 위해 새로 부임한 사또 변학도(손광업)의 후실 조건을 받아들인다. 그 과정에서 심청이의 인당수는 춘향과 몽룡이 사랑을 확인하는 공간으로 변화했다. 고전을 반발짝 비튼 캐릭터는 반전의 묘를 가져오고, 무리없이 섞인 두 이야기는 다 아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끌어당기기에 충분하다.

관람지수 10.
심춘향, 세상 어디에도 없는 예쁜 여자 – 7점.

│민화를 입은 로맨틱 코미디"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2111313322618021_2.jpg" width="555" height="185" />
올해로 제작된 지 10년째를 맞이한 는 가장 한국적인 색채를 지녔다. 스토리의 뼈대가 된 고전은 물론이거니와 대금, 꽹과리, 아쟁 등으로 연주되는 음악과 도창(이상화)이 뱉어내는 구음, 판소리까지 독특하다. 한국무용에 기반을 둔 움직임과 판소리 ‘춘향가’, ‘심청가’의 몇몇 대목은 애틋한 연인의 마음을 가장 잘 대변하는 소리로도 쓰인다. 무대 한켠에 자리한 고수는 도창의 소리에 추임새를 넣고, 새 우는 소리부터 눈 밟는 소리까지 각종 음향효과로 빈 무대에 계절감을 불어넣으며 청각적 유희를 전달한다. 솟대와 규방공예로 만든 무대 위에 이 모든 것이 자리했을 때 는 한 폭의 민화로 다시 태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뮤지컬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여인의 그리움을 담은 아리아는 애절하고, ‘Gee’부터 ‘총 맞은 것처럼’, ‘강남스타일’까지 패러디한 ‘방자송’은 쉼표로 기능한다. 여장을 한 앙상블들이 춘향을 질투하는 장면 역시 일반 뮤지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신이다.

은 세상에 없을 것 같은 사랑을, 은 아비를 향한 마음을 에 이식했다. 하지만 고전의 무게에 함몰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작품의 최대 매력이다. 효녀로서의 심청과 효부로서의 춘향을 벗어던진 심춘향은 내숭이 없어 사랑스럽다. 걷기 보다는 뛰기를 선호하고 뱀에게도 주눅 들지 않는 털털함을 지녔고, 무조건적인 인내 대신 몽룡의 모든 것에 반응하고, 야반도주를 시도할 만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 이번 공연에서 원캐스트로 춘향 역을 맡은 임강희는 그런 춘향을 그저 사랑에 빠진 한 여자로 그려내 신화에 기대기보다 공감으로 이끌어낸다. 공연은 12월 2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사진제공. 컴퍼니다



글.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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