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 우리 계속 만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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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슨 조합이지? SBS 를 보며 자주 들었던 의문입니다. 한때 유행했던 ‘친해지길 바라’ 콘셉트인 건지, 도무지 연결 고리라곤 없어 보이는 초대 손님들을 주르륵 함께 앉혀 놓으니 이야기의 맥이 뚝뚝 끊길 수밖에요. 생각해보세요. 방송이 아닌 사석에서도 처음 보는 사람끼리는 입이 풀리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잖아요.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어디까지 예의를 갖춰야 옳은지 서로 탐색전도 필요하고, 더욱이 낯가림이 심한 경우엔 하루 한나절로는 해결이 안 나기 마련이죠. 그런데 통성명이나 겨우 했을 처지에 어울려서 예능을 하라니, 어디 그게 말처럼 쉽겠느냐고요.

어색한 조합은 게스트에게도 방송에도 좋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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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몇 주 전 tvN 의 화제의 주인공 서인국, 정은지 씨가 초대되었을 때를 떠올려 봐요. 같은 가수 입장이고 각기 SBS 과 으로 연기를 시작한 엠블랙의 지오, 씨엔블루의 이종현 군이야 그들과 함께 여러모로 할 말이 많았겠지만 트로트 가수이자 대선배인 송대관, 태진아 씨는 그 자리에서 무슨 말을 거들 수 있었겠습니까. 그래서인지 실제로 화면에서 두 분의 모습이 드문드문 보이지 않았어요. 방송이 매끄럽지 않기로는 그 전주도 마찬가지였네요. 그 날은 으로 제 2의 전성기를 맞은 김정난 씨와 배우 최다니엘, 임창정 씨가 함께 했었죠. 김정난 씨는 누구나 듣고 싶어 하는 ‘청담마녀’ 얘기를, 영화 홍보 차 동반 출연한 최다니엘, 임창정 씨는 당연히 영화 얘기를 주로 했는데요. 분위기가 어땠을지 가히 짐작이 가지 않습니까?

멀리로는, 그리고 가장 아쉬움이 남기로는 지난 6월에 방송된 ‘감수성의 제왕’ 편이에요. 출연진은 김응수, 이종혁, 이경실, 조권. 그냥 이름만 들어도 아연한 조합이잖아요. 바로 얼마 전 MBC ‘라디오 스타’를 통해 예능감을 인정받은 김응수 씨와 당시 으로 막 주목받기 시작한 이종혁 씨가 화려한 입담을 과시하는 사이 남은 두 사람의 입지는 참 묘했습니다. MBC 의 재탕처럼 보이기도 했고 마치 명절에 담소를 나누던 어른들이 불쑥 아이에게 용돈 쥐어주며 재롱 좀 떨어보라고 시키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뭐니 뭐니 해도 최대 피해자는 조권 군이죠. 대망의 솔로 앨범이 나온 시점이라서 준비도 많이 했을 텐데요. 어영부영 묻히고 만 거예요.

반년 만에 쑥쓰러움을 떨친 고현정 씨의 성장이 대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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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렇게 오리무중이었던 가 달라진 겁니다. 2주에 걸쳐 방송된 ‘본능적으로’ 편의 출연진은 SBS ‘김병만 정글의 법칙 in 마다가스카르’(이하 ‘정글의 법칙’) 팀과 추석 특집으로 방송되었던 팀이었는데요. 정글이라는 같은 경험치가 있기에 공감토크가 가능했어요. 또 노우진, 신봉선 씨는 KBS 를 함께 했던 동료로서 남다른 공감대가 있었어요. 그 뿐이 아니었습니다. 레인보우의 고우리 양은 MC 고현정 씨가 주연한 SBS 에 카메오 출연을 한 사이라지요? 저는 다른 어떤 이야기보다 고현정 씨가 당시 오랜 시간 트럭 위에서 고생해준 신인 걸 그룹을 기억하고 또 고마워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게 서로 팀도 다르고 MC와 출연자로 입장도 달랐지만 뭔가 보이지 않는 인연의 빨강 끈이 이리저리 엮여 있는 듯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더군요. 거기에 박정철이라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도 신선했습니다. ‘정글의 법칙’에서 연약한 서울 남자 ‘연서남’으로, 또 정철족 족장으로 활약하는 모습도 재미있었지만 토크쇼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간 흥미진진한 매력이 있더군요.

그리고 빼놓았다가는 서운할 한 가지, 고현정 씨의 신봉선 씨를 대신한 상황극이 있었죠. TV를 끄고 잠자리에 누워서도 그 새치름한 표정이며 “아니양, 자구가앙~ 그래도 자구가앙” 하는 목소리가 자꾸자꾸 눈에 밟히고 귀에 쟁쟁하더라고요. 그리고 당연히 신봉선 씨의 적극적인 부추김에 따라 춘 고현정 씨의 진상댄스도 생각났습니다. 늘 나는 이런 거 못한다며, 심지어 추는 사람까지 하지 말라며 뜯어 말리던 고현정 씨가 반년 만에 이렇게 쑥스러움을 떨쳐내네요. 그런데 그 소문이 사실인가요? SBS ‘K팝 스타 시즌 2’가 시작되고 ‘정글의 법칙’이 방송 시간을 옮기면서 의 입지가 불안하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어요. 기다림 끝에 막 자리가 탄탄해진 시점이거늘 이런 소문이라뇨. 부디 뜬소문이길 기대하는 한편, 고현정 씨의 남모를 노력과 성장에도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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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석희 (칼럼니스트)
편집. 김희주 기자 fif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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