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최종병기 그’
금 MBC 밤 12시 40분
또 늦은 밤에 편성됐다는 건 마음에 걸리지만, 어쨌든 MBC에 공개 코미디가 돌아왔다. 는 MBC가 3년 만에 선발한 신인들과 정성호, 문천식, 김경진 등 기존 코미디언들의 조합으로 꾸며진다. 예전과 별다를 바 없어 보이는 구성이다. 하지만 박명수를 끼얹으면 어떨까? 그가 진두지휘할 ‘거성사관학교’는 신인들을 대상으로 최고의 희극인을 가린 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할 기회를 주는 코너다. MBC 에서는 틈만 나면 “내 위주로 가자”고 속삭이는 박명수지만, 이번만큼은 신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치고 나오라”고 조언했다니 코미디 부흥을 위한 그의 헌신을 기대해볼 만하다. 중년의 힘을 보여줘, 중년의 힘을 보여줘!

오늘의 음유시인
토 KBS1 새벽 1시 5분
전작 과 마찬가지로, 홍상수 감독의 를 설명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각기 다른 세 명의 안느(이자벨 위페르)가 바닷가 마을에 나타나고, 카메라는 혼자 등대를 보러 가거나 남자와 얽히는 그들의 하루를 차례로 보여줄 뿐이다. 뭐가 뭔지 헷갈릴 수밖에 없는 작품 속에서 유준상이 연기하는 안전요원만큼은 명쾌한 캐릭터다. 환한 주황색 티셔츠와 짧은 반바지를 입고, 건강하게 그을린 몸을 드러내는 그는 순수한 행동으로 웃음을 준다. 특히 그가 텐트 안에서 안느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은 작품 전체를 통틀어 가장 재미있고도 로맨틱한 순간이다. 오늘 새벽 영화를 보며 따라 부를 수 있도록 미리 예습해놓는 건 어떨까. “안느- 디스 이즈 송 포 유↗”

오늘의 비겁한 애견생활
< TV 동물농장 > 일 SBS 오전 9시 30분
비겁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동물이 귀엽고 예쁘다고 데려와 놓고는, 키울 수 없는 여건이 됐다고 갖다 버리는 사람들의 태도에 관해서 말이다. 유기견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꾸준히 이어왔던 < TV 동물농장 >에서 지난주부터 선보이고 있는 ‘더 언더 독’ 시리즈는 분노와 슬픔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키우던 개를 유기하는 현장은 수시로 CCTV에 포착되고, 원래 주인들은 “잃어버렸다”는 변명만 늘어놓는다. 인간의 이기심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은 길거리뿐만이 아니다. 일명 ‘개 공장’이라 불리는 애견번식장에서는 모견들이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며, 강아지들은 일찍 젖을 떼는 방식으로 성장을 방해받는다. 끔찍한 현실이지만 반려동물의 올바른 의미를 되새긴다는 뜻에서 꼭 챙겨봐야 할 방송이다.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