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니 스타가 되었다는 말이 있다. 테드는 자고나니 사람 비슷하게 된 곰인형이다. 물론, 스타 역시 되었다. 영화 의 주인공 테드를 만났다. “쑥과 마늘을 사고 싶으니 가까운 시장을 알려달라”며 농담을 하는 그는 거침없이 솔직한 어른이며 여성과 알코올을 사랑하는 남자였다.

한국을 방문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테드: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88 서울 올림픽 당시 제가 11살이었는데, 호돌이를 보며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시잖아요. 곰과 호랑이는 참 궁합이 좋죠. 소주와 맥주처럼요. (찡긋)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는 평소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테드: 그럼요. 우리 영화를 찍은 세스 맥팔레인 감독이 얼마 전에 < SNL >에 호스트로 출연을 했어요. 그때 싸이와 같이 콩트를 찍었다고 엄청 자랑을 하더라고요. 직접 눈앞에서 말춤을 봤다면서! 그래서 나도 한국에서 인기를 좀 끌어 보려고 곰춤을 연습해야 하나 생각 했었죠. (좌중 폭소)

“어린이 여러분! 이 영화를 멀리 하세요”
<19곰 테드>│테드 “내가 이렇게 홀딱 벗고 나오는데”
│테드 “내가 이렇게 홀딱 벗고 나오는데”" />
영화에서는 당신이 직접 목소리를 연기하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테드: 물론 들으시다시피 내 목소리도 매력적이지만 (어깨 으쓱) 영화에서는 감독이 원하는 톤이 있었어요. 그래서 세스 맥팔레인 감독이 직접 더빙을 했습니다. 그 친구가 원래 목소리 연기에 재능이 있어요. 애니메이션 시리즈 으로 이 바닥에서 이름을 알렸잖아요. 거기서도 주인공 스튜이의 목소리는 본인이 직접 녹음 했거든요. 어찌나 의욕이 넘치는지 세트에서 우리가 촬영을 하고 있으면 세스는 옆에서 모션 캡쳐 장비를 달고 같이 움직이면서 대사 호흡을 맞췄어요. 웃기기 위해서 진지할 줄 아는 친구죠.

같이 출연한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떠셨나요?
테드: 오! 밀라 쿠니스! 그녀도 의 성우로 오랫동안 활동을 했던 배우죠. 그러니까 이 영화의 분위기나 메시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어요. 게다가 예쁘잖아요. 내가 요즘 애쉬튼 커쳐를 볼 때마다 얼마나 배가 아픈지! 눈도 예쁘고, 입술도 예쁘고, 허리도 잘록하고, 엉덩이가…. 으아…. 막…..

아, 무슨 말씀인지 잘 알겠습니다. 상대역인 마크 월버그는 어땠나요?
테드: 좋은 배우죠. 뭐, 남자고. (담배를 꺼내 물고) 남자 배우.

두 분의 격투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만.
테드: 즐거웠어요. 우리는 진심을 담아서 그 장면을 촬영 했죠. (잠시 침묵) 마크와 세스는 유머코드가 참 잘 맞아요. 하지만 나와 마크는, 좀 아니죠. 그 사람은 이 영화가 사랑과 우정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이게 굉장히 섹시한 영화라고 보거든요. 내가 이렇게 홀딱 벗고 나오는데 무조건 섹시한 영화죠. 아닌가요?

당신의 귀여운 외모 때문에 야하다는 느낌이 많이 희석되기는 하죠.
테드: 세상에! 내가 여러 가지로 없어 보이겠지만, 세탁 라벨을 쓸 줄 아는 반전 있는 남자라구요! (웃음) 하긴, 마크는 포스터를 본 아이들이 영화를 같이 보겠다고 해서 진땀을 뺐다고 하더라구요. 어린이 여러분! 이 영화를 멀리하고 일단 엄마 아빠부터 보게 하세요. 그러면 조만간 동생이 생길 겁니다. 섹시스타 테드가 나오거든요! (웃음)

“지금 삼십대 중반이죠. 남자 나이로 한창이란 말입니다”
<19곰 테드>│테드 “내가 이렇게 홀딱 벗고 나오는데”
│테드 “내가 이렇게 홀딱 벗고 나오는데”" />
처음 연기를 시작하신 계기는요?
테드: 영화에서 보신대로입니다. 곰인형으로 태어났지만 우연히 생명을 얻었고, 그때부터 내 소유자의 나이를 따라서 8살부터 시작 했어요. 너무 귀엽고 신기해서 금방 어린이 스타로 시작한 셈입니다. 처음에는 “I LOVE YOU” 밖에 못했는데 저도 참 많이 늘었네요. 그게 1985년이니까, 지금 삼십대 중반이죠. 남자 나이로 한창이란 말입니다. 오늘 밤에 장어나 먹으러 갈까 하는데, 시간 괜찮으세요?

아니, 남편이 일찍 퇴근을 하는 날이라서……
테드: 남편 전화번호가 어떻게 되죠? 갑자기 회식이 잡혔다고 얘기 하세요.

그게……
테드: 생각해 봐요. 언제 나 같은 스타랑 술 한 잔 하겠어요? 아, 잠깐만요. 카톡이 왔는데……. 젠장! 뭔 애니팡 하트를 또 보내! 나는 손가락이 디테일하지 않아서 애니팡 그런 거 못 한다구요! 그리고 왜 동물을 펑펑 터트리고 난리래! 염병!

네…… 그럼 저녁은……
테드: 오! 오늘 저녁에 여대 근처에 있는 극장에서 무대 인사를 한다는 스케줄이 방금 공식 트위터에 올라왔어요. 기자님, 오늘 인터뷰 즐거웠어요. 이쯤에서 마무리해도 괜찮죠? 제가 지금 털에 빗질도 좀 해야 하고, 코에 광도 내야하고, 발바닥에 얼룩도 좀 빼야 하고…… 엄청 바빠서요. 매니저, 빨리 차 빼요!

글. 윤희성 nine@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김희주 기자 fif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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