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서울 광진구 쉐라튼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카라 5집 미니앨범 발매 쇼케이스는 새 미니앨범 <판도라>의 수록곡 2곡과 ‘루팡’, ‘STEP` 등 4곡의 기존곡으로 꾸며졌다. 신곡을 소개하는 쇼케이스에서 신곡보다 기존 곡을 더 많이 부르게 된 셈이다. 그래서 쇼케이스라기 보다는 카라가 밝힌 대로 “1년 동안 기다려준 팬들에게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아 최대한 많은 노래를 부르는 미니 콘서트에 가까웠고, 이런 공연 형식은 1년간의 기다림이 어떤 의미였는지 보여줬다. 신곡 무대와 지난 무대를 함께 선보이면서 지난 1년간 일본에서 카라가 이룬 성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카라의 성숙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는 구하라를 비롯해 카라 멤버들은 하나같이 ‘성숙’을 강조했다. 구하라는 “초등학생 몸매를 탈출하기 위해 근력운동을 꾸준히 했”으며, 박규리 역시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5kg을 감량했다. 특히 막내 강지영은 푸른 색 헤어와 진한 메이크업으로 가장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변화는 외모에서만 드러난 게 아니었다. 니콜은 “카라의 무대에서 보여드릴 수 없는” 강렬한 춤을 선보였고, “얼굴이 햄스터 상”이라 성숙함을 표현하기 어려웠다는 한승연은 몸동작이 제한된 원통에서 표정을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쇼케이스의 드레스 코드는 검은 재킷이었고, 이는 ‘판도라’의 안무로도 연결된다. 재킷을 살짝 벗어 등을 노출하거나 다리와 팔을 길게 뻗고 손가락을 치켜들어 하나의 선을 그려내는 동작들이 그것이다. 빠른 템포 안에서 몸 전체의 선을 보여줘야 하는 고난이도의 안무는 “콘서트 개인 무대도 각자 연출해보면서 생긴 퍼포먼스에 대한 욕심”(박규리)이 만들어낸 결과다.

여유와 자신감에서 시작된 성숙



‘판도라’는 카라가 그동안 보여줬던 빠른 템포와 후렴구 위주의 “잘 빠진” 곡이라는 점에서는 그대로였지만, 이 곡에서 카라는 “지영과 하라의 파트 비중이 늘”고(한승연), 중간에 니콜-강지영-구하라가 랩을 하는 등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영역 안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카라 초기 ‘맘에 들면’부터 시작해왔던 발랄한 분위기에 뮤지컬적 요소를 추가한 ‘그리운 날엔(Miss U)’, 리듬과 가사에 변화를 준 ‘Way’ 역시 그들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한국 활동의 긴 공백에 대해 “카라의 실력을 높이고 와서 국내에서 보여드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박규리)며 지난 1년간의 성장을 강조한 카라는 특히 ‘루팡’, ‘STEP’ 등 기존 곡의 무대에서 그 성장을 확실히 보여줬다. 일본 전국 투어 콘서트를 비롯해 지난 1년간 일본의 수많은 무대에서 불렀을 ‘루팡’, ‘STEP’ 무대는 한국에서 활동했을 당시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여유로웠다. 비록 ‘HONEY’에서 니콜이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지만, 어느새 그들은 “퍼포먼스였어요”라며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로움과 자신감을 얻게 됐다. “원래 여자란 시간이 지날수록 아름다워지는 법”이라는 박규리의 말처럼,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데뷔 6년차 카라는 “이 시대의 가장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판도라의 궁극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만큼의 성장을 이루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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